“두산 와서 잘 풀려”...KIA 시절 방황하던 투수, 이제 풀타임 마무리 넘본다 [오!쎈 잠실]
입력 : 2023.01.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두산 홍건희 / OSEN DB[OSEN=잠실, 이후광 기자] KIA 시절 방황하던 투수가 트레이드 성공 신화도 모자라 이제 한 팀의 마무리투수를 넘본다. 

홍건희(31)는 2022시즌 58경기 2승 9패 18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48의 안정감을 뽐내며 두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셋업맨으로 출발해 홀드를 쌓다가 김강률의 부상 이탈로 마무리를 맡아 데뷔 첫 한 시즌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다. 시속 150km가 넘는 묵직한 강속구를 앞세워 클로저 자리에서도 경쟁력을 뽐냈다.

16일 잠실에서 만난 홍건희는 “KIA 시절에도 마무리를 잠깐 맡은 적이 있었는데 작년처럼 길게 쭉 한 건 처음이었다. 솔직히 마무리를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들어가서 부담이 됐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계속 하면서 결과가 잘 따라주니까 적응이 잘 됐다”라며 “마무리 자리는 아무나 할 수 없다. 좋은 자리라서 기회가 주어지면 더 잘해보고 싶다. 내가 마무리 후보 중 한 명이라서 잘 준비해보겠다”라고 밝혔다. 

홍건희는 지난 2020년 6월 7일 류지혁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서 두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결과적으로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홍건희는 KIA 시절 강속구를 보유하고도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방황을 거듭했지만 이적과 함께 제구 되는 강속구를 뿌리며 두산의 최고 믿을맨으로 도약했다. 두산맨 홍건희의 성적은 173경기 11승 19패 22세이브 34홀드 평균자책점 3.59다.

홍건희는 “두산에 와서 평균, 최고 구속이 모두 늘었다. 사실 왜 늘었는지는 모르겠다. 크게 바꾼 건 없다”라고 의아해하며 “KIA 시절에는 제구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제구에만 치중하느라 본래의 구속과 퍼포먼스를 못 끌어냈다. 그런데 여기 와서는 첫해 감독님, 코치님들이 제구 신경 쓰지 말고 힘으로만 승부하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그대로 따랐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트레이드 성공 신화의 비결을 전했다.

두산 홍건희 / OSEN DB

그러면서 “팀을 옮긴 뒤 성격이 많이 좋아졌고 표정도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전에는 압박감이 커서 나만의 스타일을 정립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좋은 보직에서 잘 풀리니까 나만의 확고한 스타일이 생겼다”라며 “야구뿐만 아니라 자기가 하는 일이 잘되면 다 밝아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주변에서 저런 이야기를 해주시는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홍건희는 2023시즌 또한 투수조장이 유력하다. 만일 스프링캠프에서 투수조장을 맡을 경우 2021년부터 3년 연속 투수 파트의 캡틴을 담당하게 된다. 홍건희는 “아직 확정은 아닌데 분위기 상 또 하게 될 것 같다”라며 “지난 2년 동안 형들이 잘 도와주시고 후배들이 잘 따라와줘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올해 투수들이 많이 안 바뀌었으니 다시 잘 어울리면 좋은 분위기로 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홍건희는 친정으로 돌아온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와의 첫 호흡에도 기대를 드러냈다. 양의지를 처음 만나는 그는 “(양)의지 형과 처음 같은 팀이 됐는데 어릴 때부터 너무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다. 기대된다”라며 “의지 형이 투수 리드를 잘한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내 스타일에 맞게 리드해주실지 궁금하다. 워낙 대단한 선수라서 설렌다. 빨리 같이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는 마무리 보직을 차지해 아프지 않고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다. 두산 이적 후 첫 해외 스프링캠프를 앞둔 홍건희는 “목표를 세울 때 구체적인 수치를 정하는 편은 아니다. 정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 거기에 집착하면 잘 안 된다”라며 “일단 첫 번째는 무조건 안 아파야 한다. 여기에 투수조장을 또 맡게 되면 야구는 팀 스포츠라 투수들을 잘 이끌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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