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체면치레' 황선홍, ''체력 달려 너무 힘들었다''
입력 : 2012.07.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배진경 기자= "어휴, 못 당하겠던데요."

K리그 올스타전을 소화한 황선홍 포항 감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국축구 불세출의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떠쳤던 그이지만, 흐르는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월드컵 대표팀 초청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2'에서 '팀 2002'의 스트라이커로 나선 그는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10년 사이 체중도 불었고 체력적으로도 힘에 부치는 시간이었다. 마음은 2002년 월드컵에서처럼 골문을 향해 돌진했지만 몸은 그의 의지를 따르지 못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후배들을 못 당하겠더라"면서 "힘에서 밀리니까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하며 웃었다.

특히 후반에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포항의 제자인 신광훈에게 태클을 당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앞서 신광훈은 "때마침 감독님을 괴롭힐 기회가 와서 태클했다"며 즐거워했다. 황 감독은 "광훈이 녀석을 좀 잡아야겠다"며 괘씸해했지만 표정만큼은 밝았다.

몇 차례 헛발질과 슈팅 타이밍을 잡지 못해 득점 기회를 놓쳤던 그는 경기 종료 직전 상대 골키퍼 김용대의 헌납(?)으로 골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팀 2002' 간판 스트라이커로 체면치레한 셈이다. 황 감독은 "마지막에 승부는 다 끝난 상황이니 (김용대가) 봐준 것 같다"며 미소를 그렸다.

모처럼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뭉쳐 과거의 기억을 공유하고 향수 속에 잠길 수 있었다는 감동도 스며있었다. 황 감독은 "월드컵 멤버들을 너무 오랜만에 만났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정말 의미있는 하루였다"면서 "팬들이 여전히 축구를 보고 좋아해주시는 걸 알게 됐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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