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냅, ''난 2부리그서도 잘 할 수 있어요''
입력 : 2013.04.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해리 레드냅 감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평범한 부류의 감독이 아님은 분명하다. 남들이 모두 절망 가운데 빠져 있을 때도 희망을 말할 수 있고, 그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사실상 강등을 확정짓는 스토크 시티전에 "모든 걸 다 걸라"며 선수들을 독려했지만 막상 패하자 "인생이란 다 그런 것"이라며 축구인으로서의 본연의 가치관을 얘기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라고 하더라도 강등을 눈앞에 두고 있는 팀과 하위팀간의 경기에는 큰 관심이 없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축구의 상징 박지성과 기대주 윤석영의 소속팀이었기에 QPR과 스토크시티전에 거는 한국팬들의 관심은 각별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과거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경우의 수'를 이야기하며 간절했던 심정처럼 QPR의 스토크시티전 1승은 '혹시나' 하는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놓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QPR은 20일 홈에서 열린 스토크시티전에서 2-0으로 패하고 말았다. 게다가 더 기분 나쁜 건 박지성과 윤석영은 결장했다는 점이다.

경기에 패한 직후 레드냅은 사실상 강등되었음을 인정했다. 지역 언론 풀럼 크로니클은 "이제 사실상 잔류가 불가능해 졌다. 오늘 경기에 최선을 다해봤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전반전은 나쁘지 않았다. 우리 팀이 좀 더 나은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후반전의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무척이나 실망스럽다. 아마 다음 시즌 또한 우리 팀에게 쉽지 않을 것이다"고 레드냅의 멘트를 보도했다.

여기서 끝내면 레드냅이 아니다. 레드냅의 장점(?)은 실망의 지점에서도 완전한 포기를 선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토트넘을 데리고 산시로에서 이룬 일은 위대했다. 밀란에 승리를 거둔 것은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감독으로서의 경력을 시작한 2부리그 번머스에서 10년을 보냈고 그 생활을 사랑했다. 챔피언십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나는 힘들지 않다. 그것이 인생이다. 난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감독직을 잘 수행할 수 있다."

QPR이 챔피언십으로 강등되면 정확히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아직은 모른다. 외신에서는 벌써 QPR의 마키와 레미가 다른 클럽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레드냅이나 페르난데스 모두 '돈 먹는 하마'인 현재의 스쿼드를 챔피언십에서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매력적인 선수들부터 다른 클럽으로 흩어지는 것은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정해진 수순이다. 레드냅 감독도 QPR을 떠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일 수 있다. 다만 레드냅 본인은 QPR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토트넘을 시즌 종료 순위 4위로 마무리지었던 지난 시즌과 달리 레드냅을 영입하고 싶어하는 클럽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획편집팀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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