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증가? 박병호의 가치는 4번타자 풀타임
입력 : 2013.09.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이영하 기자= 박병호의 가치는 지난해보다 3푼 가까이 증가한 타율에 있는 것이 아니고, 풀타임 4번타자 출장에 있다.

박병호(27)의 꾸준함이 넥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 4번타자 박병호는 2년 연속 4번타자로 풀타임을 뛰고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 0.318(422타수 134안타) 타율에 33홈런 105타점으로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더불어 팀 성적도 커리어 하이다. 23일 현재 1위 삼성과 2게임 반차를 유지하는 3위다. 이미 포스트시즌을 거의 확정 지었다.

박병호의 활약으로 넥센의 가을 야구는 현실이 됐다.

2011년 심수창과 함께 당시 넥센 투수 송신영과 김성현의 트레이드 대상으로 둥지를 옮겼을 때만 해도 이정도의 임팩트를 보여줄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 넥센 김시진 감독은 박병호의 잠재력을 높이 사 붙박이 4번타자로 낙점했다. 박병호는 트레이드 이후 계속해서 4번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건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 넥센을 제외한 전 구단의 공통점은 확실한 4번타자가 없다는 점이다. 1위 삼성은 이승엽-최형우-박석민이 번갈아가며 4번자리를 지켰다. 2위 LG도 고정 4번타자가 없는 건 마찬가지다. 전반기에는 정의윤, 후반기에는 정성훈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외 두산, SK, 롯데할거 없이 4번째 타석을 지켜주는 이가 없는 실정이다.

NC의 경우 이호준이 4번타자로 거의 모든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시즌 내내 4번으로 뛰지는 않았다. 간혹 대타로도 나섰는데 그 동안은 조영훈, 조평호, 모창민 등이 4번자리를 메웠다.

박병호의 4번타자 풀타임은 성적과 함께 그 가치를 배가 시키고 있다. 이는 박병호의 올 시즌 최다 볼넷(84개, 2위 강정호 65개) 기록과 무관하지 않다. 박병호는 4번에서 고정으로 상대 투수에 압박감을 선사해 볼넷을 비롯한 많은 출루기회를 얻어갔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병호와의 승부를 부담스러워하는 상대 투수들은 당연히 그 다음 타순과 승부하길 원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시즌 초반은 이성열, 중반은 강정호, 후반엔 김민성이 그 뒤를 받쳤다. 5번타선이 자주 교체돼도 타선의 무게감이 유지되는 것은 박병호의 위압감이 그 정도로 엄청나다는 증거다.

박병호는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팀의 성적도 좋고, 본인의 성적도 뛰어나다. 하지만 박병호는 자신의 최고의 가치를 4번타자로 풀타임 출장하는데 두고 싶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자신도 4번타자로서 시즌을 치르는 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 알고 있는 것. 4번타자의 장타력도 좋고, 클러치 능력도 좋지만 그 존재만으로 상대만을 압박할 수 있는 타자.

이제 박병호는 그런 무시무시한 타자가 됐다.

사진 =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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