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가서 도전해라...한양대 정재권 감독의 잇몸 축구
입력 : 2017.09.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효창] 홍의택 기자= "비전 제시하기엔 하루하루가 힘들다". 정재권 한양대 감독이 쓴웃음을 지었다. "일단 남은 게임 잘 잡고 왕중왕전 가서 한번 봐야 하지 않겠나"라던 말에 녹록지 않은 사정이 그대로 배 있었다.

한양대는 8일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2017 U리그(대학리그) 3권역 경기에서 광운대와 0-0으로 비겼다. 우세한 경기력을 자랑하고도 끝내 한 방을 날리지 못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 2패(추계연맹전 포함)를 안긴 상대에 복수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렇다고 현 권역 순위가 나쁜 건 아니다. 한양대는 승점 23점으로 4위다. 1위 고려대가 승점 28점, 2위 광운대가 승점 25점, 3위 아주대가 승점 24점. 단, 경기 수에 차이가 있다. 광운대는 시즌을 이미 마쳤다. 고려대가 1경기, 아주대와 한양대가 2경기씩 남겨둬 향후 변동 가능성이 크다. 한양대로선 총 석 장 주어지는 왕중왕전 진출권 획득도 바라볼 만하다.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지 못한 악재도 감안은 해야 한다. 한양대 역시 C학점 룰(C학점 미만 U리그 출전 제한)을 피하지 못했다. (미리 대처하지 못한 잘못도 존재하나) 유니버시아드 대표 출신 이동희가 빠지면서 중원에 큰 구멍이 났고, 김태한-김석진이 이탈해 중앙 수비진에 비상이 걸렸다. 공격 자원 신현익의 부재도 아쉬운 대목.

"작년과 멤버가 크게 달라졌다. 동계 훈련을 함께했던 핵심 전력 4명이 2학기에 못 뛰게 됐다. 여기에 원두재까지 이적했다. 차오연을 중앙 수비수로 급하게 맞추고 미드필더도 바꿔 어려운 게 있었다. 공격 쪽 로테이션도 쉽지 않다. 오늘 경기를 잡아놔야 했는데, 세밀함이 떨어져 어쩔 수 없었다. 감독 입장에서 미안한 것도 있다. 그래도 열심히 한 선수들이 대견하다"




여기에 너무도 컸던 등 번호 10번 원두재의 공백. 한양대는 지난여름에도 큰 결심을 했다. 2년 전 여름 서영재를 함부르크 U-23으로 보냈듯, 또 한 번 시즌 중 이적을 강행했다. 프로와 달리 대학은 전력 보강의 기회도 없다. 연 1회 선발하는 신입생이 전부. 대부분 감독이 중간에 선수가 빠져나가는 것을 꺼리는 이유다.

하지만 한양대는 팀 전력 누수를 감수했다. 지난 6월 원두재를 J2리그 선두 팀(현재 2위) 아비스파 후쿠오카로 보냈다.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최전방 공격수, 중앙/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 등을 두루 경험한 만 19세 원두재는 이적 직후부터 날았다. 전 경기(7경기) 풀타임 소화하는 동안 경기 최우수선수(MVP)를 따내기도 했다. 향후 더 큰 클럽으로 이적할 가능성 또한 열어뒀다.

"현 대학 축구보다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고 경기해야 더 발전할 수 있다. 준비된 선수들은 누구든 프로로 나가 도전해야 한다. 팀 걱정도 중요하지만, 우리 학교를 알릴 수도 있어 대승적 차원에서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후 한양대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을 지면 된다"

이 없이 버티는 '잇몸 축구'를 자처한 한양대는 12일 아주대전, 15일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전을 앞두고 있다. 최소 1승만 챙기면 왕중왕전 무대를 밟게 된다.

다만 제한된 스쿼드에 빡빡한 일정이 문제다. 정 감독은 우선 회복 수준을 살피려 한다. 이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다양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방법 등도 폭넓게 고민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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