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선의 심층분석] 이겼지만...전반적으로 답답한 경기, 원인과 해결책은?
입력 : 2019.01.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스포탈코리아는 2019 UAE 아시안컵 기간 동안 신문선축구연구소와 함께 ‘신문선의 심층분석’을 연재합니다. ‘신문선의 심층분석’은 분석 자료의 질적 요소를 충족하기 위해 신문선축구연구소 자체 수집 자료를 포함하여, 국내 데이터 분석 업체인 (주)스포츠매틱스 및 AFC 공식자료 등의 정량분석 자료와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성분석을 가미하여 보다 깊이를 더할 예정입니다.

2019 UAE 아시안컵에서(이하 아시안컵) 대한민국은 필리핀과 조별예선 1차전을 치렀다. 대한민국은 90분 동안 높은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상대의 밀집수비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수비 공략에 어려움을 느끼며, 시종일관 답답한 모습이었다. 후반 22분 황의조의 결승골로 승점 3점을 챙기는데 성공하였지만,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였을 때 더 많은 득점을 했어야 마땅한 경기였다.

압도적인 점유율과 패스 수, 경기는 지배했다. 그러나?
데이터 분석업체 ‘스포츠매틱스’가 제공한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기록적인 측면에서 경기가 압도적이었다.

대표팀의 점유율은 무려 72%였고, 패스 수에서도 필리핀에 비해 6배 이상의 패스 수와 함께 92.3%에 달하는 패스 성공률을 보여주었다. 패스를 시도한 지역도 주로 미드필더(63.6%)와 공격지역(27.8%)으로 수비지역에서는 단 8.6%밖에 되지 않았다.




선수들의 평균위치를 분석해보면 필리핀은 하프라인 밑으로 내려가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한민국은 중앙수비수 두 명과 골키퍼를 제외하고 모두 하프라인 위에 평균위치가 자리하였다.

또한, 15개를 시도한 슈팅도 절반 이상을 PA지역 내에서 53.3%(8회)를 시도하며, 데이터를 분석해 보았을 때, 한 골에 그친 매우 아쉬운 경기였다.




원인 분석 1 - 공격의 흐름을 끊는 실책성 플레이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한 원인 중에 하나로 실책성 플레이를 들 수 있다. 필리핀과 비교하여 10회 많은 실책성 플레이를 기록하였다.




아래 <그림. 실책성 플레이 위치 비교>를 살펴보면 필리핀의 경우, 무리한 역습전개로 인한 롱패스로 인해 실책성 플레이가 자주 보였다면, 대한민국의 경우, 주로 상대의 밀집된 수비 혹은 공격을 전개하는 공격지역 내에서 부정확한 패스나 잘못된 터치로 인하여 공격의 흐름이 끊기거나 상대에게 공을 넘겨주는 모습을 수차례 보여주었다.

특히 공격지역에서 볼 배급을 담당하는 이재성과 구자철의 이벤트 대비 실책비율이 각각 12%와 11%에 달하는 모습을 통해 대한민국의 원활하지 못한 공격전개의 원인으로 분석 할 수 있다. 받은 패스를 마무리 지어야하는 임무를 가진 황의조와 황희찬 또한 이벤트 대비 실책비율이 각각 12%와 9%에 달하며 공격의 방점을 찍어야 하는 마지막 터치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해 상대수비에 빈번히 차단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격지역 내에서 좀 더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좀 더 세밀한 플레이를 성공시킨다면 이 후 키르기스스탄이나 중국전의 밀집수비를 좀 더 효율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원인 분석 2 - 크로스 공격의 아쉬움과 ‘크랙’성 플레이의 부재
대한민국은 오늘 경기를 펼친 필리핀과 더불어 키르기스스탄, 중국의 밀집수비에 대한 적절한 타개법을 찾는 것이 이번 아시안컵에서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필리핀과의 경기에서도 상대의 밀집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여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다. 밀집수비의 타개를 위해서는 측면에서 중앙공격수를 향하는 강하고 빠른 크로스를 통한 공격이 필요하다. 그 중 공격수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오버래핑을 시도하는 풀백 혹은 윙백의 크로스 공격이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총 30개의 크로스를 시도하여 16.6%의 크로스 성공률을 보였으며, 그 중 좌우 측면 풀백 이용과 김진수는 20개의 크로스 중 단 3개를 성공시키며 크로스 공격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그 중 슈팅으로 연결된 크로스는 1개에 그쳤다.

즉, 많은 크로스를 시도하였지만, 대부분 단조로운 크로스 공격에 그쳤기 때문에 대부분 상대 수비수들이 패스 차단하기가 수월하였다. 필리핀 전에서는 상대 PA지역 내 골라인까지의 볼을 운반한 과감한 컷백 공격이 필요했다.

1차전에서 대한민국은 72% 볼을 점유하는 동안 5회의 돌파시도와 함께 8회의 드리블을 성공시켰다. 아쉬운 점은 28%의 점유율을 보인 필리핀 또한 5회의 돌파시도와 8회의 드리블을 성공시켰다는 점이다. 더욱이 필리핀은 5회의 돌파시도를 성공시키며 적은 공격기회에서 충분한 위협을 보여주었다. 반대로 대한민국은 상대보다 약 3배의 볼을 점유함에도 상대의 밀집수비를 흔들 수 있을 만한 돌파와 드리블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상대가 편안하게 수비할 수 있도록 놔두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한 방법으로는 황의조의 골을 어시스트 하였던 황의찬의 플레이를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과감한 플레이로 상대 수비대형을 흔들 수 있는 ‘크랙’성 플레이의 활용이다. 키르기스스탄이나 중국전에서 상대의 밀집 수비에 대응하여, 공격수들의 과감하고 저돌적인 돌파를 시도한다면 공간을 창출해내거나, 컷백이나 슈팅 등 유효한 공격 형태를 더 많이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원인 분석 3 - 상대 역습에 보인 약점과 집중력 저하
대표팀은 필리핀의 역습공격에 휘둘리는 모습마저 보였다. 토너먼트 대회에서 약팀들은 수비에 중심을 두고, 상대의 뒷 공간을 노리는 역습공격을 주로 시도한다. 필리핀도 예상대로 대표팀의 공격에 백-파이브(back-five) 형태로 내려앉으며, 볼을 빼앗았을 때, 대한민국의 뒷 공간을 노리는 공격을 시도했다.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공격 시도 때마다 대한민국의 수비를 공략하며 위협적인 공격을 만들어냈다.

대한민국은 수비수 뒤로 들어오는 선수를 놓치거나 미흡한 커버플레이로 상대에게 넓은 슈팅 공간을 허용했고, 그 과정에서 1:1 돌파까지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반 42분과 후반 9분에는 상대 선수의 수 보다 수비수가 많았고, 측면지역에서 2-3명의 선수들이 필리핀 공격수를 압박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쉽게 돌파 당하며 위기를 자초하였고, 우왕좌왕하며 위협적인 유효 슈팅을 내주기도 하였다. 향후 대회에서 만날 팀들의 조직력이나 개인기량이 필리핀보다 더 나은 전력임을 감안할 때,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또한, 후반 종반의 집중력이 저하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후반 33분 코너킥 세트피스 수비 때는 지난 사우디아라비아 평가전과 마찬가지로, PA지역 내에서 '일자 대형' 포지션에서 상대 공격수를 커버하는 형태의 수비를 펼쳤는데도 필리핀 공격수에게 쉽게 헤딩을 허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후반 40분에는 골대를 비우고 나온 골키퍼 김승규의 패스 미스에 이은 다이렉트 슈팅 허용은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치명적인 한 방을 맞을 수 있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실책성 플레이였다.

남은 조별예선 경기에서도 대표팀은 경기를 주도할 것이고, 상대는 뒷 공간을 노리는 역습공격과 세트피스 공격에서 유효한 공격을 얻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상대의 역습과 세트피스 공격에 대비하여 마킹, 커버 등의 효과적인 협력 수비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토너먼트 대회의 첫 경기는 항상 어렵다. 경기 내용적인 부분에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승리’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할 수 있다. 드러난 문제점을 다음 경기까지 잘 보완하기 바라며, 2차전에서도 태극전사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제공=신문선축구연구소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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