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ZOOM-IN] ''어디든'' 권창훈 위치는 벤투호의 색이다
입력 : 2019.03.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정현준 기자= 권창훈(25, 디종)의 위치에 따라 볼리비아전 색깔이 정해질 수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38위)은 22일 오후 8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볼리비아(FIFA랭킹 60위)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번 A매치를 앞두고 큰 변화가 있었다. 대표팀의 주축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떠나면서 대체자 물색이 절실해졌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지로나), 나상호(FC도쿄)를 포함한 신예들을 발탁해 가능성을 시험할 계획이다.

새 얼굴 중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바로 권창훈이다. 권창훈은 2017/2018시즌 주로 오른쪽 공격수로 뛰며 리그에서만 11골을 폭발, 디종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기량이 최고조에 오른 상황이라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도 유력했다. 그러나 리그 최종전에서 아킬레스건 파열로 오랜 시간 재활에 매달렸고, 지난해 12월에야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부상 탓에 벤투호와 인연도 없었다. 몸상태가 완전치 않아 올해 1월 아시안컵에서 모습을 비추지 못했다. 권창훈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디종에서 경기력 회복에 집중하며 조금씩 컨디션을 올렸다. 그를 지켜본 벤투 감독은 3월 A매치에 권창훈의 이름을 포함하며 기대를 나타냈다.

권창훈의 가세로 대표팀 2선은 다양한 전술을 꺼내들 수 있다. 왼발을 활용한 침투 패스와 킥력이 좋고, 직접 득점까지 노려볼 수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 오른쪽 측면에서도 뛸 수 있어 전방에 새로운 활력을 더할 전망이다.

권창훈이 어느 자리에서 나서느냐에 따라 벤투호의 공격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권창훈이 디종, 신태용 전 감독 시절처럼 오른쪽 측면으로 나서면 중앙으로 돌파하는 플레이를 펼친다. 과감한 슈팅으로 상대를 위협하고,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집요하게 노릴 수 있다. 볼을 잡아 수비수의 시선을 끌고, 풀백이 오버래핑을 전개하는 시간도 벌 수 있다.

중앙으로 나서면 플레이메이커 역할에 조금 더 가까워진다. 대표팀은 남태희(알 두하일)가 십자인대 파열로 이탈한 후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는 손흥민이 맡았지만 위력이 반감되는 역효과를 낳았다. 권창훈이 이 자리에서 공격을 풀어주면, 손흥민은 온전히 득점을 노리는데 집중할 수 있다.

권창훈이 중앙을 차지하면 좌우 측면에는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이재성(홀슈타인 킬), 이청용(보훔)을 비롯한 다재다능한 선수들도 배치할 수 있다. 측면에는 기존부터 활용한 돌파 위주의 직선적인 플레이도 가능해진다.

벤투 감독은 지난 11일 대표팀 명단 발표 당시 권창훈에 대해 "기술이 좋고, 볼을 가지는 플레이에서 능력이 좋다. 측면, 중앙에서 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에 부합하고, 적합하고, 도움이 되는 선수다"라고 밝혔다. 대표팀에서 권창훈의 역할, 활용법을 놓고 고심한다는 의미다.

권창훈은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느 위치든 상관없다. 기회가 주어지면 팀을 위해 뛸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그가 나설 자리는 벤투 감독이 볼리비아전에 그린 밑그림을 미리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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