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더럽'게 원팀, 신나게 뭉쳐 완성한 정정용호의 동화
입력 : 2019.06.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회관] 조용운 기자= 더럽지만 귀엽다. 정정용호가 아름다운 동화의 비하인드 이야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선을 살짝 넘는 유쾌한 폭로로 월드컵의 피로를 풀었다.

중요한 대회일 수록 한방을 누구와 쓰느냐가 중요하다. 룸메이트에 따라 자신의 컨디션이 결정되고 조직력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한 달 이상 동고동락을 하려면 몸과 마음 모두 잘 맞아야 한다. 남은 볼 수 없는 그 안에서 이야기도 덩달아 많아진다.

소집훈련을 시작한 파주에서부터 월드컵 결승까지 길게는 두 달 가량 함께 지낸 정정용호가 룸메이트 폭로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원팀으로 뭉쳐 한국 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준우승 쾌거를 이룬 대표팀인데 실상은 더럽고 짠해 웃음을 안겼다.

20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서 열린 20세 이하(U-20) 대표팀 K리거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영욱, 전세진, 오세훈, 황태현, 엄원상 등 5명은 자신의 룸메이트는 물론 대표팀 선수들의 숨은 모습을 적나라하게 노출하며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룸메이트 버릇을 밝힐 때 가장 들떴다. 조영욱이 더럽 레이스의 출발이었다. 조영욱은 "룸메이트가 (이)지솔이었는데 화장실 물을 안 내린다. 신신당부를 해서 나중에 조금 고치긴 했는데 잘 안 변하더라"라고 폭로했다.

한번 더러운(?) 쪽으로 빠지니 헤어나올 수 없었다. 전세진도 룸메이트였던 고재현에 대해 "운동 끝나고 숙소에 오면 1시간이 지나도 씻지 않는다. 팬들이 잘 생겼다고 좋아하는데 앞머리를 올리면…"이라고 신체적 약점도 여지없이 풀어놨다.



오세훈과 김현우가 함께 쓴 방이 절정이었다. 오세훈은 김현우가 방귀를 자주 뀐다고 말했지만 전세진은 "그 방에 게임기가 있어 자주 갔는데 현우만 방귀를 뀌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 오세훈을 당황시켰다. 오세훈 역시 "세진이는 방을 나가면서 뀌는데 그게 더 기분 나쁘다"라고 응수하면서 더럽게 잘 뭉쳤던 대표팀을 나타냈다.

물론 살뜰히 살핀 파트너도 있다. 주장 황태현은 팔을 얼굴에 올리고 자는 엄원상의 버릇 때문에 화장실서 장시간 보내기도 했다. 황태현은 "원상이는 자기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하면 말을 안 하는 스타일이다. 팔을 얼굴에 올리고 있어 자는지 안 자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며 "하루는 원상이가 자는 줄 알고 혹시 깰까봐 화장실에서 1~2시간 스마트폰을 한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워낙 진지한 성격의 황태현과 방을 쓴 엄원상은 다른 고충이 있었다. 그는 "각방마다 스피커로 노래를 튼다. 다들 최신 노래나 텐션이 올라가는 음악을 트는데 태현이는 김광석의 노래와 같은 발라드를 튼다. 생전 처음 듣는 노래라 당황할 때가 많았다"라고 힘들었던 점을 전했다.

더러운 폭로도 화끈하게 하는 대표팀은 신나게 월드컵을 치르고 왔다. '이렇게 더럽고 안 맞는데 어떻게 원팀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래서 원팀이 된 것 같다"라고 더럽(The Love)으로 마무리한 그들의 코드에 활짝 웃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