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축구팀 리더가 된 샐러리맨’ 박진관 대표이사가 꿈꿀 이상적인 경남과 포부
입력 : 2020.02.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창원] 한재현 기자= 경남FC가 2020년 새롭게 출발하면서 파격적인 인사로 신선함을 불어 넣고 있다. 올 시즌 경남의 수장이 된 박진관 대표이사도 마찬가지다.

박진관 대표이사는 지난 1월 임시이사회를 통해 제9대 대표이사로 선임 받았다. 이는 구단주인 김경수 경상남도 도지사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는 설기현 감독과 마찬가지로 인맥과 지역색 대신 구단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을 물색했고, LG전자 상무 출신에 다양한 실무 경험을 갖춘 경영분야 전문가인 박진관 대표이사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축구계와 인연이 먼 사람이지만, 열정만큼 남다르다. 부임한 지 한 달도 안 되어 업무 파악은 물론 구단 프런트와 함께 2020시즌 준비에 바쁘지만, 경남의 부활을 지원하고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그는 경남이 원하는 방향을 잘 알고 있다. 선수단-프런트-팬이 하나되는 ‘원팀(One team)’으로 350만 경남도민에게 사랑 받는 팀을 꿈꾸고 있었다.

- 부임 한 달 다되어가는데 근황을 전하자면?
나는 축구를 하던 사람이 아니다. 축구 공부하고 구단 운영에 있어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 주위 분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 요즘 업무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김경수 구단주님께서 도민구단이기에 ‘팬들에게 가깝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축구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도민들께 축구로 행복한 구단을 만들기 위한 숙제를 주셨다. 좀 더 투자하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업무를 하다보면 새로운 걸 많이 접한다. 도민 구단이다 보니 도민 팬들과 함께 하려면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창원은 젊은 도시다. 지역 학교 팀들이 많다. 예를 들면 큰 아파트 단지에서 축구 교실 열어서 좀 더 가깝게 다가간다면, 어린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경남FC 팬들이 될 수 있다. 아이디어는 많다. 직접 옮겨 실행하고 싶다.

- 김경수 구단주와 인연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접점은 없었다. 기존 대표이사는 스포츠인이나 관료들이 했었다. 구단 경영을 제대로 정착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으셨던 것 같다. 물론 축구에 대해 이해를 잘 하고, 선수단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구단 운영을 체계적을 할 수 있는 대표를 원하신 것 같다. 관내에서 LG가 잘 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니까 경제인 출신에게 관심을 주셨기에 선택 받은 것 같다.

- 선택에 고민은 없었는지?
깜짝 놀랐다.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다. 사실 축구는 관심 많다. 두 아들과 의사 소통하는 창구가 축구다. EPL이나 분데스리가를 보면 재미 있다. 치킨 사고 맥주 한 잔 하면서 축구 보며 물어보기도 한다. 축구를 젊어서부터 사랑했고 좋아했기에 기회라 생각했다. 놀랐지만 도지사님 의중을 파악하고, 구단에서 요구하는 부분을 열심히 하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최근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즐겨봤다. 아들이 보라고 추천했는데 재미있게 봤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구단 운영에 있어 공감된 면도 있었다.



- 밖에서 본 경남FC는 어떤 모습이었는가?
2008년부터 11년 동안 창원에 있었다. 그 전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창원에 잠깐 살았다. 경남 창단 초창기에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먼 발치에서만 봤다. 2년 전 K리그1에서 2위를 한 걸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팀이다. 유능한 골잡이 말컹이 있었지만, 축구는 팀워크가 없으면 말컹이 있다 해도 골을 넣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 팀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

- 더구나 지역 인맥이 아닌 능력으로 선택 받아 더 기대 받는 것 같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 성과는 실행력이다. 의사 결정이 되면 강력하게 실행할 것이다. 모든 건 현장에 답이 있다. 정치적인 면으로 풀지 않을 것이다.

- 대표이사 입장에서 현재 선수단에게 거는 기대는?
선수단이 태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 했을 때 김해공항에서 처음 상견례를 했다. 당시 오전 7시였는데 전지훈련을 마쳤고, 새벽에 돌아왔으니 피곤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들 밝은 모습을 보여 놀랐다. 선수들도 처음 보는 대표이사인데도 반갑게 맞이해줬다. 설기현 감독과 아침 식사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본인도 준비가 잘 되어 기대된다고 하더라. 현재 분위기로 보면 지난 시즌 강등 아픔을 지워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뚜껑을 열어봐야 하기에 조심스럽다.

- 설기현 감독과 공감대 형성을 한 점이 있다면?
설기현 감독은 선수단 지휘에 전념하고, 나는 그가 필요한 지원을 책임지고 하겠다고 약속하니 고마워 하더라. 사공이 같은 방향으로 배를 저어야 원하는 목적지로 갈 수 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같이 방향을 맞춰서 가자고 했다.

- 본인이 생각한 유소년 육성과 관리 계획은 있는가?
김경수 구단주님도 말씀 하셨듯이 유소년 팀을 잘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만든 인재를 프로에 올려 성적을 내고, 해외에 있는 더 좋은 팀으로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유스 출신들이 경남의 코치와 프랜차이즈 스타 감독을 잇는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걸 동의 한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 클럽 하우스와 홈 구장 시설 보완 목소리도 높아지는데?
함안군의 도움으로 클럽하우스를 잘 쓰고 있지만, 거리 상 멀고 오래된 시설도 있어서 선수들이 생활하는 점에서 보완해야 한다. 창원축구센터도 주차장은 물론 경기장 지붕, 서포터석 발굴림판, 창원 근처 연습 구장 확보 등 건의 사항이 많이 있는데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우선 순위를 정해 예산 확보되는 대로 해결할 계획이다.

- 구단 프런트들과 소통해가는 점이 있다면?
우리는 내부적으로 일일 회의제를 해서 그날 일들을 서로 공유하려 한다. 대표 포함해서 팀장급, 설기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함안 클럽하우스에서 회의할 계획이다. 프런트는 구단의 생각을 전달하고, 코칭 스태프의 생각도 같이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자주 스킨십하고 비정기적으로 소통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 경남은 지난 시즌 성적과 달리 관중이 늘었다. 이를 잘 살리는 것도 과제인데?
모두에게 장단점이 있다. 단점을 보완해서 장점까지 끌어올리면 시간이 걸린다. 장점은 살리면 더 잘할 수 있다. 우리가 작년에 했던 장점은 우리의 강점이다. 장점이 커지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단점은 보완해서 만회해야 하겠지만, 장점을 살리는 게 더 효과적이다.



- 경남 팬들과 소통을 약속했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작년에 열심히 잘해보려 했지만 강등 아픔 맛봤다. 올해는 새로운 감독과 대표가 왔고, 프런트도 새롭게 일신했다. 변화된 모습으로 경남 도민들에게 다가가는 현장 마케팅을 많이 하고 지원해서 강등 눈물을 헛되지 않도록 변화에 집중하겠다. 경기장에 많이 오시면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겠다.

- 본인이 꿈꾸는 경남FC. 어떻게 만들어가고 싶은가?
도민들에게 즐거움과 사랑을 받아야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명문 구단이다. 올해는 K리그1으로돌아가야 한다. 차후 K리그1에서 5위 안에 꾸준히 들고, 4~5년에 한 번 정도는 우승하는 그런 구단을 꿈꾼다. 성적뿐 만 아니라 더 많은 팬들이 있고, 유소년이 잘 육성되어 60~70%가 경남 1군에서 뛰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구단이 이상적이다.

사진=한재현 기자, 경남FC,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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