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토크] <61> 심찬구 스포티즌 대표, ‘축구는 비즈니스다’
입력 : 2016.06.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스포티즌이라는 스포츠 마케팅 전문기업을 이끌고 있는 심찬구(46) 대표. 그의 이름 앞에는 AFC 투비즈와 청춘FC가 수식어처럼 달려있다.

그는 벨기에 2부리그 팀인 투비즈를 인수하면서 축구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지난해 화제를 일으킨 TV 프로그램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을 기획하면서 또 한 번 자신을 알렸다.

심찬구 대표가 이끌고 있는 스포티즌은 야구, 골프로 이미 잘 알려진 기업이다. 그렇기에 심찬구 대표와 스포티즌이 축구산업에 뛰어들었을 당시에는 후발주자로서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갖게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축구산업으로의 도전은 성공이었고, 스포티즌도 축구산업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왜 심찬구 대표는 뒤늦게 축구산업에 뛰어들었을까? 심찬구 대표가 본격적으로 축구산업에 뛰어든 시기는 2014년 전후다. 이미 레드오션이라 불릴 만큼 많은 개인, 기업들이 축구산업에 발을 내민 상황이었다.

뒤늦게 가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었다. 오히려 그간 자신과 회사가 잘해온 분야를 더욱 키워나갔다면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가 '왜' 안정을 버리고 도전을 택했는지 궁금해졌다.

이러한 궁금증을 안고 심찬구 대표가 업무를 보는 스포티즌을 찾았다. 심찬구 대표는 투비즈의 방한 및 운영부터 향후 계획까지 다양한 내용을 꺼내며 자신의 그리고 있는 축구산업을 설명했다.

”투비즈를 바탕으로 벨기에 축구의 노하우와 아시아 마케팅 접목”
- 투비즈와 대전 시티즌이 2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한다. 이것 준비로 바쁜 스케줄을 보내고 있는가?
기본적으로 대전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가 8월 초에 시즌이 시작하기 때문에 보통 6월 15~20일 사이에 소집한다. 그런데 대전과 24일에 경기해서 10일은 훈련을 해야겠다고 보고 조금 일찍 소집했다. 우리가 인수했을 때 기존 선수를 다 유지했지만 2015/2016시즌을 하면서 절반을 바꿨고 좋았다. 좋은 선수는 이적시장 마감에 걸리는데 우리는 여기에 와야 하니까 미리 뽑아야 했다. 현지에서 그것 때문에 좀 바쁘다.

- 현재 투비즈에서 지도자 공부 중인 김은중 코치는 대전의 레전드다. 이 인물이 있기에 대전과 친선경기를 하는 것인가?
지난해에도 ‘김은중 은퇴식’이라는 포맷으로 하려고 했는데 메르스 때문에 취소했다. 대전이 매년 외국팀을 초청해서 경기를 하는데 올해가 가장 메시지가 크다.



- 조기 소집이 새 시즌 성적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얻는 것도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 팀들보다는 프리시즌 트레이닝 기간이 짧다. 그게 길어지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 여기 와서 트레이닝하고 가서 다시 쉬면 된다. 프로니까 리듬을 맞춰야 한다.

- 심찬구 대표와 스포티즌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투비즈 인수다. 투비즈를 인수한지 2년이 됐는데 바라던 만큼 이루었다고 보는가? 2015/2016시즌 성적만 본다면 승격은 아쉽게 놓쳤지만 올해 4위를 했는데?
1위인 화이트 스타 브뤼셀과 승점 차가 4점 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우리가 막판에 하위 팀에 몇 경기 졌다. 마지막에 선수단을 모아놓고 “우리가 거기보다 축구 못한다고 생각하냐”고 물어보니까 아무도 동의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왜 우리는 4점이 모자라냐.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이유를 알고 다음 시즌에 1위를 하자”고 했다. 우리가 상위 팀은 다 이겼는데 이상하게 하위 팀에 잡힌 경기들이 있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벨기에 2부리그 팀들은 해외에서 선수 스카우트를 거의 하지 않는다. 대부분 벨기에 선수를 키운다. 반면 우리는 동구권, 아프리카, 아시아, 프랑스 등 다방면에서 선수 수급을 할 능력이 있다.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 수 있다.
또 지난 2년 동안 축구만 한 것이 아니다. 첫 해는 안착하는데 주력했다면 2번째 시즌은 성적을 내고 유소년 시스템을 만드는 기반도 마련했다. 벨기에축구협회나 현지의 축구 관계자들과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1부리그 팀들과도 교류했다. 벨기에가 좋은 선수를 키우는 노하우가 많다. 그래서 “당신들의 노하우와 우리의 아시아 마케팅을 합치자”고 했다.

- 투비즈 인수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다. 당초 구단 인수를 했을 때와 2년이 지난 현재, 목표점을 향해 그대로 가고 있는가?
어떤 건 잘 되고 어떤 건 아직도 처져있다. 투비즈라는 구단이 몇 십 년이 됐으니 갖고 있는 조직이나 노하우가 있었다. 여기에 우리가 당장 원하는 걸 꽂아서 융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다양하게 시험을 했다. 어떤 성격의 어떤 선수가 가야 성공하는지를 봤다. 김은중 코치도 마찬가지다. 2년의 시간을 통해 한국 선수가 왔을 때 어떤 식으로 머물고, 성장하게 할 지를 경험으로 알았다.
예를 들면 한국 선수들은 항상 합숙소에만 있으니 자신이 해본 것이 없다. 일반인도 유학 가면 음식도 직접하고 그러는데 그러질 못했다. 냉장고에 영양 고려해서 장을 다 봤는데도 음식을 할 줄 모르니 라면만 끓여 먹더라. 톱 플레이어도 아닌데 현지에 매니저를 둘 수도 없다. 그래서 투비즈 주민들을 통해 홈 스테이도 생각하고 있다. 이런 게 2년의 노하우다.

- 2년 사이에 투비즈에 여러 한국선수들이 입단했다. 황진성도 뛰었고, 박찬길이라는 유망주도 입단했다. 김은중은 투비즈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다. 이들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됐을까?
지도자가 해외 연수를 가면 경기나 훈련을 보기만 할 뿐이다. 그러나 김은중 코치는 팀 안에 들어가 있다. 처음에는 말도 안 통해 당황하더라. 김은중 코치는 처음에 보조 코치로 있다가 젊은 공격수들 기술 훈련을 지도했다. 그전까지는 선수들이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시범을 보이니까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지더라. (웃음) 선수들이 김은중 코치보다 몸이 더 좋아도 기술과 경험에서 나오는 게 있다. 김은중 코치가 “네가 어제 시합 때 놓친 걸 이렇게 하면 다음에는 잘 할 수 있다”고 지도하니까 선수들도 잘 따라갔다. 그러자 김은중 코치도 자신감이 생겼다.
김은중 코치는 새 시즌부터 젊은 공격수를 가르치고, 2군 감독을 겸하기로 했다. 투비즈에 리저브팀 밑으로 연령별 팀이 있지만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았다. 16세까지는 잘 자라지만 그 위는 아니다. 에덴 아자르(25, 첼시)도 16세 때 투비즈에서 다른 팀으로 갔다. 그래서 그 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키워서 우리가 쓰던지 빅클럽에 파는 걸 생각한다.

”사업의 변화, 선도 위해 안정 버리고 축구에 도전”
- 스포티즌이라는 회사가 야구, 골프와 관련한 스포츠마케팅 업무를 주로 했다. 투비즈 인수 전에는 축구 선수 에이전트도 잠깐 했지만, 투비즈 인수 후 본격적으로 축구 쪽의 일을 하고 있다. 사업의 변화, 확대를 택한 이유는?
우리가 2000년에 회사가 생겨서 2007~8년까지 골프로 알려졌고 먹고 살 정도가 됐다. 먹고 사는 것만 하면 바로 하지만, 스포츠산업을 선도하려면 성공해야 했다. 사업은 위험요소도 많고 고생도 해야 한다. 그래서 문화연예산업과 북미, 유럽의 스포츠산업을 많이 보러 갔다. 그리고 결정한 것이 우리 소유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전까지는 마케팅 에이전시였고 클라이언트가 의뢰하면 그들의 예산을 쓰면서 마케팅 목적을 충족하는 전문가 집단이었다. 이게 위험요소는 없지만 돈이 안 된다. 일을 잘하건 못하건 버는 돈은 같다. 사업적 한계가 있고 더 커질 수 없다. 그런데 유럽, 북미에서는 무언가를 개발해서 판을 키우더라. 대행만 하지 않고 직접 이벤트를 열고, 없던 컨셉트도 만들었다. 구단을 인수한 다음 가치를 높여 다시 파는 것도 많았다.
이게 스포츠산업의 갈 길이라 보고 에이전시에서 내 아이디어와 컨셉트로 자본 투자를 해서 키워야 내가 인생을 바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에는 국내만 해서는 너무 판이 작아서 국경을 넘자고 생각했다. 또 다른 이유는 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것이었다. 골프, 야구에서 배운 경험과 테크닉으로 모터스포츠, 사이클 등 클 수 있는 종목에 집중했다. 2018년에 평창 겨울올림픽도 있으니 동계스포츠도 봤다. 그렇게 해서 세계에서 제일 큰 축구를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투비즈 인수는 그 방향성 중 하나였다.
벨기에를 5년 정도 다녔다. 벨기에 1부리그에 베베렌이라는 팀이 있는데 어떤 벨기에인이 팀을 산 뒤 코트디부아르 출신 선수들을 잔뜩 영입해 키웠다. 그렇게 해서 1부리그에 올리고,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을 싹 팔아서 1,000억원을 벌고 나갔더라. (웃음) 알만한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은 다 있었다.
남들이 안 가진 나만의 플랫폼을 만들려고 했다. 벨기에 현지에 그것을 만들고 씨를 심어서 자라면 그 수확은 내 것이 된다. 조금 시간이 걸리고 위험도 있지만 남들이 안 하는 걸 해서 브랜드를 쌓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을 아시아에서 하는 것이 내 전략이다.



-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TV 프로그램 ‘청춘FC 헝그리일레븐’도 런칭해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성공한다고 봤다. 조금 더 축구 요소를 넣고 싶었는데 다양한 시청층을 고려해야 했다. 축구가 중심이 되면 관심이 떨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인간적인 부분으로 갔다. ‘두 번째 기회’가 키워드였는데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됐기에 문제 의식을 갖고 했다. KBS 최재형 PD가 도움을 줬다. 청춘FC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시즌2는 아니고 타이틀과 컨셉트, 포맷을 바꾸려 한다. 이제 스포츠의 콘텐츠도 다양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경기 중계만 하고 결과만 알리는 것이 아닌 스포츠의 재미있고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우리 회사 주주가 됐는데, YG 엔터테인먼트와도 활발히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 지난 2월 9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들었다. YG엔터테인먼트도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안다. 향후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정부에서 스포츠산업 육성을 위해 여러 방면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스포츠산업 육성 펀드다. 정부에서 100억원을 내면 벤처캐피털이 100억원을 모아 펀드를 만든 뒤 목적된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영화는 이런 식의 투자가 많다. 그것이 없었다면 영화산업이 성장하지 못했다. 스포츠산업도 마찬가지다. 스포츠산업 주체들에게 투자를 해야 하는데 우리 회사가 그 1호 투자처가 된 것이다. 4군데의 투자사가 들어와 90억원이 모였다. YG엔터테인먼트도 그 중 하나다. 우리 회사의 투비즈 프로젝트 등 사업 성장성 등을 보고 미래가 있다고 판단했기에 이루어졌다.
최근에 SM엔터테인먼트가 IB스포츠를 인수했다. 양사를 보면 화장품, 모델, 패션, 음식, 관광 등 다방면에 진출했다. 엔터테인먼트를 하면서 시너지를 위해 다 한다. 미국, 유럽도 마찬가지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는 한 바구니 안에 있다. 스포츠나 연예는 시너지를 내기 위해 같이 가야 한다.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가 그것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의 스포츠산업은 크지 않지만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이쪽의 경험이 없으니 이것을 잘 하는 회사와 함께 하려는 것이다.

- 가령 안정환, 이천수, 서장훈처럼 스포테이너를 만들고 매니지먼트를 하는 것?
맞다. 우리 프로스포츠가 성숙해져서 레전드라 불리는 이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은퇴를 한 뒤 지도자를 하지 않는다면 셀러브리티화해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아직 그 노하우가 없지만 YG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



- YG엔터테인먼트와는 어떤 사업을 계획 중인가?
아직 구상 중이다. YG엔터테인먼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생각이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항상 스포츠, 축구 얘기가 나온다고 하더라. YG엔터테인먼트가 스포츠 경험은 없으니 서로 어떤 모델을 만들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현재 구단 경영과 선수, 지도자의 에이전트 사업을 했고, 하고 있다. 그럼에도 축구산업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향후 어떤 사업에 도전할 생각인가?
교육에 관심이 있다. 벨기에가 FIFA 랭킹 세계 1위를 오래 했다. 그 이유가 있다. 1명의 소년이 선수로 자라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연구한다. 축구만이 아니 심리학, 교육학, 철학 등도 같이 가르친다. 아이들이 축구공을 갖고 놀지 아닐지를 연구하고 전국에 전수한다. 그러한 시스템을 2년 동안 봤다.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유럽에서 연수를 하면 “저 훈련 우리도 하는 것”이라고 한다. 훈련은 같지만, 속은 다르다. 우리는 “패스를 하면 여기서 받고, 이쪽으로 돌아가. 그것은 틀린 것이야” 이런 식이라면 거기는 “쟤를 제치고 골을 넣어봐. 네가 마음껏 해”라고 한다. 그런 다음 아이가 스스로 눈치를 챌 수 있게 도와주고 동기부여를 일으킨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기가 어떻게 할 지를 알고 해결한다. 그리고 배운 것에 그치지 않고 속에 있는 것도 꺼낼 수 있다. 그래야 천재가 나오고 세계적 선수가 나온다.
이런 환경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한국축구에 기여하고,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다. 팀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선수를 키우면 수익이 날 수 있다.
또 하나는 중국 시장이다. 중국이 돈을 많이 쓰는데 실속이 없다. 또 유럽팀이나 회사를 인수하려면 그 회사와 화학적 결합을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우리는 해외 시장을 다닌 지 꽤 됐지만, 중국은 이제 시작이다. 이에 대한 경험이 없다. 중간에서 할 역할이 많아 그것에 대한 컨설팅 역할도 생각하고 있다.

인터뷰=김성진 기자
사진=스포탈코리아, 스포티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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