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벤치클리어링 폭발' 무시무시한 동료도 똑똑히 기억... 그런데 그가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한다 [스코츠데일 현장]
입력 : 2024.02.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스코츠데일(미국)=김우종 기자]
이정후가 18일(한국시간) 자신의 로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이정후가 18일(한국시간) 자신의 로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시쳇말로 '핵인싸'다. 과거 미국 메이저리그(MLB) 벤치클리어링을 폭발시켰던 '상남자'가 이제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함께 뛰는 동료가 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투수 아미르 가렛(32). 그런 그가 이정후(26)를 향해 먼저 인사까지 하는 '스윗함'을 보여줬다. 더불어 이정후의 빼어난 친화력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이정후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 꾸려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현장으로 출근, 타격 훈련 등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이날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정후는 자신의 로커 앞에서 옷을 갈아입다가 취재진과 마주했다. 메이저리그는 KBO 리그와 달리 일정 시간 동안 선수들이 머무는 공간인 클럽하우스를 개방해 자유롭게 인터뷰가 가능하다. 빅리그 이정후에게는 아무래도 낯선 풍경일 수밖에 없다. 이정후는 "처음에는 좀 그랬는데, 이제는 괜찮아졌다.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샤워하고 (선수들이) 그냥 나오더라"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2024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캠프의 중심에는 이정후가 있다. 이미 계약 규모가 말해준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71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소위 몸값은 그 선수를 대하는 데 있어서도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이정후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수시로 동료 선수와 구단 스태프들이 이정후의 눈앞을 지나갔다. 그럴 때마다 이정후가 먼저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때로는 그들이 먼저 이정후를 향해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신장 195.6cm의 큰 선수가 이정후를 향해 가볍게 인사한 뒤 지나갔다.

이정후는 자신을 향해 반갑게 대해주는 동료에 대한 질문에 "다요"라고 답한 뒤 "진짜 다 반갑게 대해준다. 방금 인사한 저 친구도 온 지 며칠 안 됐는데"라면서 "저 몸 좋은 친구가 바로 그 선수다. 예전에 신시내시 레즈에서 뛰던 시절에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뛰어가던 그 선수"라고 말했다.

이정후의 기억은 정확했다. 그가 가리킨 선수는 아미르 가렛으로,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팀에 합류해 이정후의 동료가 됐다. 그런데 가렛은 무시무시한 전력이 있다. 신시내티 소속이던 지난 2019년 7월 31일 피츠버그전에서 9회 투구 도중 상대 더그아웃으로 돌진, 밴치클리어링을 유발한 바 있다. 당시 나홀로 가장 먼저 돌진하다가 수 명의 피츠버그 선수들에게 둘러싸이기도 했다. 또 키움에서 이정후와 함께했던 야시엘 푸이그도 벤치클리어링에 적극 가담해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정후는 이런 동료의 모습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정후는 '동료들의 다른 시선을 받을 것 같다'는 말에 "그런 건 없는 것 같다"면서 "그냥 저도 처음에 와서 놀란 게, 이렇게 출근하고 퇴근했을 때 제가 아직 메이저리그에 온 느낌이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는 느낌이다. 그 정도로, 메이저리그 선수들인데도 친근하게 다가와주고 편하게 해주고 그런 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동료들의 행동도 이정후의 친화력이 있기에 가능한 게 아닐까.

아미르 가렛(가운데 50번)이 지난 2019년 7월 31일 피츠버그전에서 상대 선수들을 향해 돌진하다가 둘러싸인 채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아미르 가렛(가운데 50번)이 지난 2019년 7월 31일 피츠버그전에서 상대 선수들을 향해 돌진하다가 둘러싸인 채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정후(왼쪽)가 18일(한국시간) 훈련에 앞서 동료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정후(왼쪽)가 18일(한국시간) 훈련에 앞서 동료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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