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첫 패배, 맏언니가 갚아줬다' 韓 여자탁구, 예선 3연승으로 16강 직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입력 : 2024.02.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전지희가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푸에르토리코와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라켓을 휘두르고 있다. /사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조직위
전지희가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푸에르토리코와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라켓을 휘두르고 있다. /사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조직위
신유빈(오른쪽)이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푸에르토리코와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조직위
신유빈(오른쪽)이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푸에르토리코와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조직위
한국 여자탁구 에이스 신유빈(20·세계랭킹 9위)이 대회 첫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맏언니 전지희(32·세계랭킹 33위)가 똑같은 상대에게 셧아웃 승으로 갚아주면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오광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은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푸에르토리코를 3대 1로 꺾었다.

쾌조의 3연승을 달린 한국은 조별 라운드 5조 1위를 확정했다. 2승 1패를 기록 중인 이탈리아가 마지막 경기를 이기고 한국이 다음 날인 19일 저녁 8시 쿠바전에서 패하더라도 같은 3승 1패가 되면서 승자승에서 앞선 한국의 순위가 변하지 않는다. 조 최약체 쿠바에 패하는 이변도 사실상 벌어지기 어렵다. 한국은 대회가 개막하고 단 3일 만에 토너먼트 전략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의 1매치 주자는 전지희였다. 전지희는 브리안나 부르고스를 상대로 한 수위의 기량을 선보이며 세트 스코어 3-0(11-5, 11-9, 11-1) 완승을 거뒀다. 2게임 중반까지 1점씩 주고받는 접전을 펼친 것을 제외하면 전지희가 공격, 수비 모두 압도한 경기였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경기는 양 팀 에이스 맞대결이 벌어진 2매치 신유빈과 아드리아나 디아즈의 경기였다. 디아즈는 국내에는 생소하지만, 남미 최고 대회인 팬아메리카 여자 개인단식에서만 5회(2017년, 2018년, 2019년, 2021년, 2022년)나 우승한 남미 최강자다. 특히 국제무대 상대전적에서도 이번 경기 전까지 신유빈이 3전 1승 2패로 뒤져 있었다. 2017년, 2019년 크로아티아오픈에서 2회 연속 패한 신유빈은 2022 WTT(월드테이블테니스) 컨텐더 튀니스 대회에서 처음 승리했다.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였다.

신유빈(오른쪽)이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푸에르토리코와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공을 치고 있다. /사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조직위
신유빈(오른쪽)이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푸에르토리코와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공을 치고 있다. /사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조직위
신유빈(왼쪽)이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푸에르토리코와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코치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조직위
신유빈(왼쪽)이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푸에르토리코와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코치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조직위

우려는 현실로 이어졌다. 조별 라운드에서 가장 까다로운 적수로 여겨지던 상대를 만난 신유빈은 디아즈의 안정감 있는 중진 플레이와 파워 넘치는 공격에 밀려 세트 스코어 0-3(6-11, 10-12, 8-11) 완패를 당했다. 1게임을 내준 후 앞서가던 경기를 듀스 끝에 역전당한 2게임이 뼈아팠다. 신유빈은 한국 여자대표팀 선수들 중에서 이번 대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전날(17일) 이탈리아전에서 팀은 패했으나 개인으로는 2승을 기록했던 디아즈는 이번 대회에서만 3연승을 달렸다.

가라앉을 뻔했던 한국의 분위기는 3매치 주자 이시온(28·세계랭킹 44위)이 되살렸다. 4매치에 다시 아드리아나 디아즈가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은 이시온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패했다가는 전체 승부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 다행히 이시온은 멜라니에 디아즈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3-1(7-11, 11-5, 11-6, 11-5)로 역전승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시온은 멜라니에 디아즈의 빠른 포어핸드에 밀려 첫 게임을 7-11로 먼저 내줬으나, 빠르게 공수 안정감을 살려내며 중요한 역전승을 거뒀다.

승부는 4매치에서 끝났다. 첫 매치를 이겨 기선을 제압했던 전지희가 다시 나와 상대 에이스 디아즈를 세트 스코어 3-0(12-10, 11-8, 11-6)으로 완파했다. 전지희도 국제무대 상대전적에서 1승 1패의 호각세였던 상대를 맞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무서운 기세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시종일관 공격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몰아붙이며 휴일을 맞아 체육관을 가득 채운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듀스 접전이 벌어진 1게임을 제외하곤, 완벽한 전지희의 페이스였다. 마지막 반구가 네트를 맞고 아드리아나 디아즈의 엔드에 튕기자 전지희는 가벼운 미소로 승리를 자축했다.

이시온이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푸에르토리코와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조직위
이시온이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푸에르토리코와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조직위
전지희가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푸에르토리코와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조직위
전지희가 18일 부산 벡스코에서 계속된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5조 푸에르토리코와 예선라운드 경기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부산세계탁구선수권 대회 조직위

오광헌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본선을 확정한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선수들 다섯 명 모두 똘똘 뭉쳐 한 팀으로 이뤄낸 성과다. 남은 예선 쿠바전에서는 더 많은 멤버들에게 출전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오늘 경기도 그랬지만 어떤 경기도 쉽게 가기는 어려운 게 세계선수권이다. 남은 경기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이제는 토너먼트인데, 인도 같은 복병을 만날 수도 있다. 차분히 분석하고 대비해서 최대한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예선전 첫 패를 당한 신유빈은 좋은 예방주사를 맞았다. 본선에서 더욱 강한 선수들을 상대해야 하는 신유빈은 "오늘은 상대 선수가 좀 더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 언니들이 이겨줘서 기분은 나쁘지 않다.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어쨌든 졌으니 빨리 잘 추슬러서 다시 다음 준비를 해야 한다. 잘 준비해서 더 좋은 경기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3매치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이시온은 "(전)지희 언니도 있고 유빈이도 있기 때문에 언제나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들어간다. 오늘 처음 만난 상대라 첫 게임에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작전을 바꿔 들어가면서 어렵지 않게 이겨낼 수 있었다. 토너먼트에서도 모든 경기에서 빠르게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2점을 책임지며 승리의 수훈갑이 된 전지희는 "사실 아드리아나 디아즈는 부담스런 상대다. 나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고, 유빈이를 앞으로 내달라고 따로 청했을 정도였다. 유빈이가 졌지만 지금은 단체전이지 개인전이 아니다. 3명이 함께 이기는 것이다. 유빈이 경기를 보면서 대책을 세웠고, 시온이도 이겨줘서 편한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었다. 결국 우리가 이겼다"고 강조했다. 16강에 직행한 본선에 대해서 전지희는 "갈수록 더 강한 상대를 만나는 만큼 우리가 잘하는 플레이를 잊지 않을 수 있도록 더욱 철저히 대비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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