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강도 높은 SSG 퓨처스 훈련, 오히려 반긴 신인이 있다 ''밥도 맛있고 할수록 재밌네요''
입력 : 2024.02.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박지환. /사진=SSG 랜더스
박지환. /사진=SSG 랜더스
올 시즌부터 새롭게 SSG 랜더스 퓨처스팀을 맡은 손시헌(44) 감독은 시작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활력이 넘치고 회복이 빠를 나이에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지 않는다면 이미 앞서있는 1군 선배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올해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열린 퓨처스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강진성(31)만 봐도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하루 12시간 훈련이 반복되는 강행군이었다. 신인도 예외는 없었다. 기술적인 부분이나 선수 본인의 스타일은 건드리지 않는 대신 훈련량은 똑같이 가져가려 했다.

손시헌 감독은 대만 출국 전 구단을 통해 "현재 신인들의 훈련량이 많은데 이런 훈련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면서 "1군 선수와 경쟁에서 이기려면 퓨처스 선수들은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구단도 함께 공감한 부분이라 대만에서도 훈련을 강도 있게 이어갈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베테랑도 눈물을 쏙 뺄 훈련량이지만, 이를 반긴 신인도 있다. SSG가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번으로 지명한 세광고 출신 우타 내야수 박지환(19)이다. 박지환은 강화 스프링캠프에서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야구에 특화된 근육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며 코어 근육을 단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처음엔 선배들과 함께한 탓에 낯설고 긴장도 많이 했지만, 갈수록 연습에 집중했다는 후문. 세광고 시절부터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던 박지환이기에 빠른 적응이 가능했다.

박지환은 "강화도 시설이 참 좋다. 밥도 맛있고 방도 혼자 써서 쉴 때는 온전히 쉬기만 한다. 훈련장도 가까워서 훈련만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코치님들이 공·수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훈련을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느낀 점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강화도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지환. /사진=SSG 랜더스
박지환. /사진=SSG 랜더스
손시헌 SSG 퓨처스 감독(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손시헌 SSG 퓨처스 감독(오른쪽). /사진=SSG 랜더스

손시헌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이 박지환에게 특히 더 반가운 이유는 지금의 그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키 183㎝, 몸무게 75㎏ 체격의 박지환은 뛰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타자 유망주다. 3학년 20경기에서 3개의 삼진을 당할 동안 18개의 사사구를 얻어내 타율 0.444(20경기 63타수 28안타), 출루율 0.573, 장타율 0.683을 기록한 것이 증명한다.

지난해 스타뉴스 주관으로 열린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박지환에게 스타상을 수여한 선정위원단은 "콘택트가 좋은 중장거리 유형이다. 배트 스피드가 빠른 편이어서 타구 속도도 좋고 스프레이 히터 유형이라 타구 방향이 고르게 형성된다"며 "박지환의 변화구 대처 능력은 수준급이다. 삼진도 거의 없고 선구안도 좋아 프로에서도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실력이다. 힘만 더 붙으면 좋은 타자가 될 거라 본다"고 높게 평가했다.

빠르면 데뷔 첫해부터 1군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과감한 예상도 있었다. 아마야구와 프로 우완 투수의 현격한 차이 탓에 보통 고졸 우타자가 바로 1군 무대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같은 나이 좌타자보다 최소 3~4년은 더 걸린다는 것이 중론. 하지만 박지환은 그 몇 안 되는 케이스가 될 수 있는 유망주였다. 한 KBO 구단 관계자는 드래프트 직후 스타뉴스에 "박지환이라면 데뷔 1년 차에도 1군 적응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협응력이 타고났다. 박지환이 안 되면 우타 유망주 대부분이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지환. /사진=SSG 랜더스
박지환. /사진=SSG 랜더스

단, 이 관계자는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아직 1군 투수들의 구위를 상대할 충분한 힘을 갖추지 못해 지금보다 체격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협응력과 콘택트 능력을 갖췄다 해도 충분한 힘이 동반되지 못한다면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기 어렵다. 박지환 스스로도 이 점을 인지하고 '퓨처스 스타대상'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빠른 공에 대한 적응은 어느 정도 됐지만, 프로의 구위는 (고교야구와) 다르기 때문에 타이밍이나 손목 힘, 체격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 비시즌 동안 트레이닝과 식단을 통해 근육을 붙일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SSG 퓨처스팀 코칭스태프는 신인의 넘치는 혈기를 적절히 조절해 주고 있다. 많은 훈련량을 가져가되 오버페이스는 경계했다. 박지환은 "손시헌 감독님은 '너무 잘하려는 마음에 무리하면 다칠 수 있다. 그러니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멀리 보라'고 하셨다. 오준혁 타격코치님도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을 충분히 쓰는 방향을 설정해 주신다"고 전했다.

신인이 데뷔 첫해부터 1군에 자리 잡기 위해선 타격 못지않게 수비도 중요하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유격수로 뛰어왔으나, 꾸준히 송구가 불안하다는 지적이 있어 2루 혹은 외야수로의 전환이 자주 언급됐다. 하지만 SSG는 유격수 박지환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박지환은 "손시헌 감독은 내가 송구하기 직전에 힘이 너무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와타나베 수비코치님은 핸들링을 몸으로 익히는 방법을 설명해 주셨다. 내 장점은 확실히 타격에 있다. 하지만 캠프 기간에 수비에서도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 나가 캠프의 마지막을 1군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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