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못빼고 캠프 이탈한 후배에 '삼겹살' 사준 우승 포수 ''너무 슬퍼하더라, 그 친구가 잘하면 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까지...'' [스코츠데일 현장]
입력 : 2024.02.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스코츠데일(미국)=김우종 기자]
LG 김범석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인디언 스쿨 파크 베이스볼 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LG 김범석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인디언 스쿨 파크 베이스볼 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누구보다 아끼는 같은 팀 후배 포수의 이탈에 팀 선배 우승 포수도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19일(한국시간)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 일정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인디언 스쿨 파크 베이스볼 필드에서 한창인 가운데, 포수조 훈련에서는 한 명이 보이지 않았다. 바로 몸 관리 실패로 인해 조기 귀국한 김범석(20)이었다. 김범석은 최근 내복사근 부상을 당하면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채 스프링캠프를 완주하지 못했다.

이날 캠프 현장에서 만난 박동원은 "저는 (김)범석이가 솔직히 가는 줄 몰랐다"면서 "우리 포수들이 너무 고생하니까, '야, 우리 밥 한번 먹자'고 했다. 사실 삼겹살이 어린 선수들이 밖에 나가서 먹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어서, 고기를 먹는 게 생각날 것 같았다. 그래서 한 번 먹으러 가자고 해서 같이 갔는데, 그날 갑자기 '한국에 간다'고 말하는 거다. 그래서 조금 마음이 되게 불편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래도 밥 먹으면서 또 재미있게 잘 이야기했던 것 같다. 야구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 솔직히 야구 이야기는 많이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취미가 뭔지, 쉬는 날에는 뭐 하는지, 그런 것들을 물어보다가 범석이가 되게 슬퍼하더라. 자기가 이제 한국으로 가는 것에 대해 너무 아파하고 슬퍼하길래 딱 한마디 해줬다"고 말했다.

"내가 봤을 때 너처럼 방망이를 치는 애는 없는 것 같다. 네가 다시 몸을 잘 준비하고 만들어서 하면 충분할 것 같다."

박동원의 후배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담긴 말이었다.

LG 김범석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인디언 스쿨 파크 베이스볼 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LG 김범석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인디언 스쿨 파크 베이스볼 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김범석은 LG 안방의 미래를 이끌 기대주로 꼽혔다. 김범석은 2023 신인 드래프트 당시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으로부터 "한국 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는 극찬을 들었던 1라운더 포수다. 그리고 2024시즌 김범석은 보다 많은 출장 기회를 보장받을 예정이었다. 염 감독이 지난 1월에 공개적으로 키우겠다고 공언까지 한 상태였는데, 그만 체중 관리 실패로 부상을 당하면서 비행기를 타고 만 것이다.

박동원은 "이제 (김)범석이가 2년 차인데, 지난해 제가 처음 봤을 때, '스무 살이 이렇게 방망이 치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너무 잘 치는 거다. 이 친구가 이래서 1라운드로 뽑혀서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아가 얘가 잘하면 이제 나는 그만둬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능력이 너무 좋은 선수니까. 그런데 범석이가 사실 되게 여린 편이다. 많이 우울해하길래,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식사를 잘 마무리했던 것 같다. 그게 어쩌다 보니 마지막 식사가 됐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정말 김범석이 다르냐'는 취재진의 말에 "다르죠. 그 친구는 달라요"라면서 "제가 볼 때는 스윙이 정말 좋다. 공을 맞히는 능력도 좋고, 제가 그 나이대 어떻게 했을까 생각을 해봤다. 그런데 저는 타격이 썩 좋지 않았던 선수였다. 그래서 제가 더 그렇게 생각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저는 진짜 (김범석의) 반도 못 쳤는데 부럽더라. 제가 저 나이대에 저렇게 범석이처럼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면 지금은 더 잘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체중 관리 실패에 따른 부상으로 인한 김범석의 이탈에 LG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물론, 지근거리에서 그와 동고동락했던 선배까지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LG 박동원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인디언 스쿨 파크 베이스볼 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LG 박동원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인디언 스쿨 파크 베이스볼 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LG 김범석(왼쪽)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인디언 스쿨 파크 베이스볼 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LG 김범석(왼쪽)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인디언 스쿨 파크 베이스볼 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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