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많은 호평이 쏟아지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선수식당'이다. 수많은 나라에서 온 탁구선수들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비법은 무엇일까.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은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막 기자회견에서 "시설도 잘 돼있고 숙소도 좋고 식당도 잘 돼있다"며 "다른 나라 선수들도 저한테 밥이 맛있다고 전달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여자대표팀 맏언니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 16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장도 멋있고 식사도 너무 잘 나왔다.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부산 너무 좋다. 정말 잘 만들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보통 2~3년 정도 준비 과정을 거치는 세계선수권이지만, 한국은 2018년 개최가 확정된 이후 2020년 부산 대회가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준비할 수 있었다. 이에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겸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은 세계선수권은 2~3년 정도를 준비기간으로 둔다. 이번 대회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준비했다"며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았는 건 선수, 미디어, 팬 친화적 대회를 만들기 위해 사무총장 이하 모든 조직위원회 멤버가 많은 고생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호텔에서 벡스코까지 걸어오면서 홍보물이 얼마나 걸려있는지 직접 확인했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연습장, 경기장, 선수 라운지, 식당, 호텔 등 훌륭하다는 이야기 듣고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만큼 조직위 측에서는 많은 신경을 써왔다.
벡스코 특설 경기장 지하 1층에서는 선수들의 경쟁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하루 5톤의 식자재, 식수 인원 1500명을 위한 매일 3000인분의 식사 준비. 선수들의 영양을 책임지는 30명의 조리원들이 식자재와 경쟁을 벌인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쉴 틈도 없는 강행군이지만 국가적인 행사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은 누구보다 크다.
이번 대회 식단을 주관하는 인물은 부산 롯데호텔 조리 총괄 셰프인 김봉곤 팀장이다. 세계선수권에서 선수들을 급식을 담당하는 총괄 책임자를 맡고 있는 그는 매일 선수들이 먹는 메뉴를 컨트롤하고 직원들을 관리한다.
현재 경기가 열리고 있는 벡스코의 지하 주방에서 매일 직원들이 선수들에게 점심, 저녁을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김 팀장은 "식수 인원이 한끼당 1500명으로 매일 3000인분을 준비한다. 식자재는 오전, 오후로 나눠 롯데호텔에서 직접 공급받고 있고, 신선 재료는 계약업체에서 바로 납품받는다. 다 합하면 식자재는 하루 5톤 정도 사용한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아무래도 40개국이라는 다양한 국가에서 출전한 만큼 나라마다 다른 취향을 책임지는 일도 김 팀장의 담당이다. 그는 "메뉴 선정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고 인정하며 "3개월 전부터 대회에 어떤 나라 선수들이 출전하는지 꼼꼼히 챙겼다"고 말했다. 일례로 유럽 선수들을 위해서는 생선 요리, 신선 야채류 등 소스가 많이 가미되지 않은 메뉴를 준비했고, 종교적 이유로 고기를 먹지 않는 선수들을 위해 할랄 푸드도 준비했다. 또한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메뉴도 있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부산을 알리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김 팀장은 "부산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인 만큼 부산을 대표하는 메뉴도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기장 미역국, 어묵탕, 돼지국밥, 구포 소고기국밥 등을 제공했다.
운동선수들의 식단인만큼 메뉴마다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다 포함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김 팀장은 "그중에서도 쌀밥, 파스타 등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이 인기가 많다"며 "탄수화물이 에너지원이잖나. 아마 운동선수들이라 에너지 소모가 많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출전 국가들을 꼼꼼히 챙기고 메뉴를 준비했지만, 실제 음식을 내놓으면 선수들이 먹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런 경우는 과감하게 메뉴에서 제외시킨다. 김 팀장은 "그래도 선수들이 한국메뉴를 아주 좋아하더라. 최근에 K-푸드라 해서 해외에서 한국 음식들 인기가 많다. 김치도 잘 먹고 김칫국도 아주 잘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김 팀장의 국제대회 경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부산에서 개최된 2002 아시안 게임에도 참여했다. 벌써 22년 전이다"며 "그때는 햇병아리 시절이었지만, 이제는 팀장으로 이렇게 큰 국제행사를 총괄하게 되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회가 끝나는 날까지 아무 사고 없이 무탈하게 마무리되는 게 가장 큰 바람이고, 외국 선수들이 부산에 와서 다른 나라보다 음식이 맛있고 잘 먹고 간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김봉곤 팀장과 30명 직원들의 노력 덕분일까. 이번 대회는 최근 어떤 대회들보다도 특히 선수식당에 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선수들은 굳이 '맛집'을 찾아 헤맬 일이 없다는 농반진반 소리를 달고 다닐 정도다. 천하의 마롱(중국)이 점심 한 때에 두 번을 연달아 찾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도 들린다.
경기마다 모든 것을 쏟아내는 선수들에게 음식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한국선수들도 예외 없이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 때마다 입맛 때문에 괴로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선수식당에 관한 호평 일색은 이번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얼마나 치밀한 준비를 거쳤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 팀장은 "직원들 전부 투입 전 노로바이러스 진단 검사를 받았고, 롯데호텔 위생안전팀이 매일 현장에 나와 음식을 체크하고 있다"면서 "맛뿐 아니라 마지막 날까지 위생 사고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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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담는 마르코스 프레이타스(포르투갈).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
60여 가지의 다양한 메뉴가 매일 준비되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은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막 기자회견에서 "시설도 잘 돼있고 숙소도 좋고 식당도 잘 돼있다"며 "다른 나라 선수들도 저한테 밥이 맛있다고 전달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여자대표팀 맏언니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 16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장도 멋있고 식사도 너무 잘 나왔다.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부산 너무 좋다. 정말 잘 만들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보통 2~3년 정도 준비 과정을 거치는 세계선수권이지만, 한국은 2018년 개최가 확정된 이후 2020년 부산 대회가 코로나19로 취소되면서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준비할 수 있었다. 이에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겸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은 세계선수권은 2~3년 정도를 준비기간으로 둔다. 이번 대회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준비했다"며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았는 건 선수, 미디어, 팬 친화적 대회를 만들기 위해 사무총장 이하 모든 조직위원회 멤버가 많은 고생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호텔에서 벡스코까지 걸어오면서 홍보물이 얼마나 걸려있는지 직접 확인했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연습장, 경기장, 선수 라운지, 식당, 호텔 등 훌륭하다는 이야기 듣고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만큼 조직위 측에서는 많은 신경을 써왔다.
벡스코 특설 경기장 지하 1층에서는 선수들의 경쟁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하루 5톤의 식자재, 식수 인원 1500명을 위한 매일 3000인분의 식사 준비. 선수들의 영양을 책임지는 30명의 조리원들이 식자재와 경쟁을 벌인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쉴 틈도 없는 강행군이지만 국가적인 행사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은 누구보다 크다.
이번 대회 식단을 주관하는 부산 롯데호텔 조리 총괄 셰프인 김봉곤 팀장.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
현재 경기가 열리고 있는 벡스코의 지하 주방에서 매일 직원들이 선수들에게 점심, 저녁을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김 팀장은 "식수 인원이 한끼당 1500명으로 매일 3000인분을 준비한다. 식자재는 오전, 오후로 나눠 롯데호텔에서 직접 공급받고 있고, 신선 재료는 계약업체에서 바로 납품받는다. 다 합하면 식자재는 하루 5톤 정도 사용한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아무래도 40개국이라는 다양한 국가에서 출전한 만큼 나라마다 다른 취향을 책임지는 일도 김 팀장의 담당이다. 그는 "메뉴 선정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고 인정하며 "3개월 전부터 대회에 어떤 나라 선수들이 출전하는지 꼼꼼히 챙겼다"고 말했다. 일례로 유럽 선수들을 위해서는 생선 요리, 신선 야채류 등 소스가 많이 가미되지 않은 메뉴를 준비했고, 종교적 이유로 고기를 먹지 않는 선수들을 위해 할랄 푸드도 준비했다. 또한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메뉴도 있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부산을 알리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김 팀장은 "부산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인 만큼 부산을 대표하는 메뉴도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기장 미역국, 어묵탕, 돼지국밥, 구포 소고기국밥 등을 제공했다.
운동선수들의 식단인만큼 메뉴마다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다 포함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김 팀장은 "그중에서도 쌀밥, 파스타 등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이 인기가 많다"며 "탄수화물이 에너지원이잖나. 아마 운동선수들이라 에너지 소모가 많아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김봉곤 팀장.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
사실 김 팀장의 국제대회 경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부산에서 개최된 2002 아시안 게임에도 참여했다. 벌써 22년 전이다"며 "그때는 햇병아리 시절이었지만, 이제는 팀장으로 이렇게 큰 국제행사를 총괄하게 되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회가 끝나는 날까지 아무 사고 없이 무탈하게 마무리되는 게 가장 큰 바람이고, 외국 선수들이 부산에 와서 다른 나라보다 음식이 맛있고 잘 먹고 간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김봉곤 팀장과 30명 직원들의 노력 덕분일까. 이번 대회는 최근 어떤 대회들보다도 특히 선수식당에 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선수들은 굳이 '맛집'을 찾아 헤맬 일이 없다는 농반진반 소리를 달고 다닐 정도다. 천하의 마롱(중국)이 점심 한 때에 두 번을 연달아 찾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도 들린다.
경기마다 모든 것을 쏟아내는 선수들에게 음식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한국선수들도 예외 없이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 때마다 입맛 때문에 괴로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선수식당에 관한 호평 일색은 이번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얼마나 치밀한 준비를 거쳤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 팀장은 "직원들 전부 투입 전 노로바이러스 진단 검사를 받았고, 롯데호텔 위생안전팀이 매일 현장에 나와 음식을 체크하고 있다"면서 "맛뿐 아니라 마지막 날까지 위생 사고가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선수들의 영양을 책임지는 30명의 조리원들이 식자재와 경쟁을 벌인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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