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스코츠데일(미국)=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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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경기에서 우승을 눈앞에 둔 9회 2사 후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이고 있다. |
LG 트윈스 팬들은 그와 계약을 두고 최고의 FA(프리에이전트) 영입이라 주저 없이 말한다. 드넓은 잠실벌 외야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또 지배하는 외야수. 그런데 마음씨까지 따뜻한 그 주인공. 바로 박해민(34)이다.
그런 박해민을 유심히 지켜본 팬들만 알고 있는 행동 하나가 있다. 외야수만 할 수 있는, 또 2아웃 이후에만 할 수 있는 그런 작은 행동 하나. 바로 2사 후 외야에 타구가 날아왔을 때 잡아내며 이닝을 종료시킨 뒤, 외야 관중석에 앉아있는 팬들에게 잡았던 공을 던져주는 것이다.
지난 시즌에도 이런 모습이 크게 화제를 모은 적이 있었다. 박해민이 잠실구장에서 2사 후 외야 뜬공을 잡은 뒤 아빠와 아들이 있는 곳을 향해 공을 던져줬다. 혹여나 공에 맞아 다칠까 봐 부드럽게 언더 토스 식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던지는 모습. 그리고 박해민은 아빠가 공을 끝까지 잡았는지 시선을 떼지 않으며 확인한 뒤 더그아웃을 향해 뛰어갔다.
LG 트윈스 선수단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인디언 스쿨 파크 베이스볼 필드에 차린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여념이 없다. 캠프 일정도 어느덧 반환점을 돈 가운데, 25일(한국시간)에는 6이닝 청백전 게임도 실시할 계획이다.
캠프 현장에서 솔선수범하며 움직이고 있는 박해민은 베테랑의 모습, 그 자체였다. 박해민은 자신의 그런 모습에 대해 "(외야에서 수비를 할 때) 깊숙한 쪽으로 타구가 와서 처리할 때 그렇게 던져드리곤 한다. 아무래도 앞쪽에서 공을 잡을 때는 던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다칠 수 있어서 쉽지 않다. 그렇지만 2아웃 이후에 펜스 근처에서 잡았을 때 던져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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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가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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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의 트레이드 마크인 '다이빙 캐치'. |
그렇다면 박해민은 그냥 공만 잡으면 던져주는 것일까. 아니면 미리 다 생각해서 하는 것일까. 답은 후자였다. 박해민은 "그날 경기장 외야에 들어가면 미리 좀 본다. 이유가 있다. 외야에 나가면 펜스 위치가 어디인지 확인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관중분들이 시야에 들어온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아기를 낳다 보니까, 그때부터 아기랑 같이 오신 부모님이나 그런 가족들이 좀 더 눈에 더 들어오더라. 그래서 아기랑 같이 오신 부모님이나 아기를 보면 던져드리려고 한다"고 진짜 이유를 밝혔다.
박해민에게 야구공을 꼭 받고 싶은 어린이 팬이라면 이제 잠실 외야 관중석 앞쪽에 앉으면 되는 것일까. 어쩌면 그저 아무렇지 않게 툭 던져준 야구공 하나일 수도 있지만, 그걸 직접 받은 아빠와 아들은 평생 그 추억을 먹고 살지 모른다. 실력으로도 공·수·주에서 KBO 리그 최정상급 능력을 뽐내고 있는 박해민. 그래서 LG 팬들은 더더욱 그를 두고 '최고의 FA 영입'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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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경기에서 우승을 눈앞에 둔 9회초 수비에 앞서 외야에 있는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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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이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경기에서 우승을 눈앞에 둔 9회초 수비에 앞서 외야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스코츠데일(미국)=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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