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까다롭네'' 2G KKKKK 예비역에 138승 전설도 감탄... 상무의 선택, SSG에 신의 한 수 되나
입력 : 2024.02.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선발 투수였던 조병현(22·SSG 랜더스)의 불펜 전환은 국군체육부대(상무)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 선택은 상무와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SSG 구단에도 신의 한 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SG는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2차 스프링캠프가 열릴 대만 자이로 떠난다. 미국 플로리다 1차 스프링캠프에서 귀국한 지 이틀 만이다. 이숭용 감독 이하 34명의 선수들이 미국에 이어 대만행 비행기에도 올랐다.

그 중에는 조병현의 이름도 당당히 위치했다. 조병현은 온양온천초-온양중-세광고를 졸업한 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8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지명을 받았다. 데뷔 첫해 1군에서 3경기(6⅔이닝) 평균자책점 8.10을 기록했고 2022년 5월 상무를 통해 군 문제부터 해결했다.

2023년 11월 제대한 '예비역' 조병현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입대 전 조병현은 최고 시속 145㎞ 직구를 이따금 던지던 선발 자원이었다. 하지만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첫 태극마크를 달고 나타난 그는 평균 시속 147㎞, 최고 151㎞까지 던지는 마무리 투수가 돼 있었다.

처음부터 계획된 일은 아니었다. 잇따른 투수들의 전역에 선발 조병현은 멀티 이닝을 소화하는 불펜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의외로 빠르게 불펜에 적응했다. 여기에 상무 시절 동료 포수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커브와 체인지업 대신 포크를 제3구종으로 끌어올렸다. 박치왕 상무 감독도 차츰 전문 마무리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해 조병현은 43경기 2승 2패 4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점 2.25, 44이닝 48탈삼진을 기록하며 퓨처스리그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조병현이 지난해 11월 일본과 2023 APBC 결승전이 끝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조병현이 지난해 11월 일본과 2023 APBC 결승전이 끝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놀라운 변화에 처음 조병현을 선발 투수로 육성할 계획이었던 SSG는 생각을 달리 했다. 지난해 SSG는 고효준(41)-노경은(40) 두 베테랑에 의존할 정도로 허리가 빈약했다. 또 마무리 서진용(32)이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현실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 SSG 관계자는 "슬라이더를 워낙 잘 던졌고 커브와 체인지업도 괜찮아서 선발 자원으로 분류했었다"며 "하지만 퓨처스 때의 모습을 이어간다면 본인의 선택에 따라 마무리가 돼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을 달리했다.

조병현은 APBC 대회의 경험을 발판 삼아 겨우내 제구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공은 빠르지 않지만, 완벽히 제구된 직구와 변화구로 한국 타자들을 농락하던 스미다 지히로(25·세이부 라이온즈)는 큰 자극이 됐다. 그 노력의 결과가 이번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발현됐다. 현역 시절 통산 138승 122패 평균자책점 4.46으로 활약했던 KBO리그 전설 배영수 (43) SSG 1군 투수코치도 첫 라이브 피칭부터 조병현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조병현은 첫 라이브 피칭에서 평균 시속 141㎞, 최고 144㎞의 공을 뿌리면서 직구, 포크 두 가지 구종만으로 총 17개의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쓰고 높은 쪽 직구를 활용하는 모습에 배영수 코치도 합격점을 줬다. 배 코치는 "조병현이 제대 이후 퓨처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기대에 걸맞게 잘 던져줬다. 피치 터널이나 수치적인 부분에서 좋았다. 타자들에게도 정말 까다로운 투수가 될 것 같다"고 감탄했다.

17일, 21일 치러진 자체 홍백전에서도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준 선수 중 하나였다. 17일 홍백전에서는 1이닝 동안 안타와 실점 없이 볼넷 하나와 2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21일 홍백전에서는 1이닝 동안 세 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조병현(가운데)이 배영수 투수코치(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조병현(가운데)이 배영수 투수코치(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고무적인 성과에 스스로 자신감도 많이 올라온 모양새다. 성공적이었던 상무에서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조병현은 구단을 통해 "상무를 다녀오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입대 전보다 몸이 많이 커졌고 힘도 많이 붙었다. 신체 밸런스도 더 좋아진 느낌"이라면서 "심리적인 부분에선 구속이 4㎞ 정도 오르면서 타자들의 헛스윙을 많이 끌어냈다. 덕분에 입대 전보다 내 공을 믿을 수 있게 됐고 자신감이 생겼다. 상무에서 투구 폼을 수정, 보완해 피칭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 좋은 계기가 됐다. 와인드업과 스트라이드 과정도 이전보다 나은 방향으로 개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SSG는 조병현이 선발보단 불펜에서 조금 더 활약해 주길 기대한다. 김광현, 오원석, 박종훈, 문승원, 이로운, 송영진 등 후보가 여럿 있는 선발과 달리 불펜에는 아직 믿고 맡길 만한 젊은 선수가 부족하다. 1군 풀타임이 목표인 조병현으로서도 나쁠 것이 없다.

조병현은 "올 시즌은 1군에서 풀타임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홀드나 세이브 등 불펜 투수가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을 10개 정도 달성하고 싶다"며 "선발 투수에 대한 욕심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팀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어떤 보직이든 필요한 상황에서 등판해 내 몫을 다하는 선수가 되는 게 먼저다. 조금 더 길게 봤을 때 계속 불펜 투수를 하게 된다면 필승조 중 한 자리는 내가 차지하고 싶다. 계속해서 불펜 투수를 할지 선발 투수가 될지 모르지만, 팀의 주축이 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조병현. /사진=SSG 랜더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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