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2026년 대한민국에서 또 하나의 세계적인 탁구축제가 열린다. 강원도 강릉시가 2026년 ITTF 월드 마스터스 챔피언십 개최지로 선정됐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26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2024년 ITTF SUMMIT(이사회 및 집행위원회)를 개최하고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2026년 ITTF 월드 마스터스 챔피언십 개최지로 확정된 강릉시와 함께 태국 파타야시는 2026년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대회(파라 챔피언십) 개최지로 선정됐다.
강릉시는 스페인 엘리칸테-엘체와 최종 경합했다. 이미 지난 2016년 대회를 개최했었던 엘리칸테-엘체는 역대 최고 대회로 손꼽히는 당시의 개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워 강력한 개최지 후보로 꼽혔으나, 국제탁구 관계자들의 극찬 속에 마무리된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후광이 막판 역전을 이끌어낸 형국이다. 4일 전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직접 발표한 유치신청도시 PT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탁구연맹은 이사회 투표 결과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두 도시의 표차는 근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이후 열린 ITTF 어워즈 현장에서 이사회의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직접 부산까지 날아온 김홍규 시장을 중심으로 한 강릉시 관계자들과 ITTF 집행위원으로 직접 투표에도 참가한 유승민 회장을 비롯한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들이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축하인사를 주고받았다. 부산에서 열흘 동안 환상적인 경험을 한 탁구인들은 또 하나의 대규모 탁구축제를 열게 된 설렘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월드 마스터스 챔피언십은 프로와 아마 구분 없이 40세 이상의 탁구인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국제오픈대회다. 형식면에서는 선수부가 함께 뛰는 국내 생활체육탁구대회와 비슷한 성격이지만, 그 규모는 참가선수만 평균 4,000명 이상에 달해 비교를 할 수 없다. 유럽을 중심으로 매 2년마다 한 번씩 개최돼 왔으며, 최근에는 아시아와 아메리카 등으로도 폭넓게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다. 올해 대회는 오는 7월 이탈리아 로마가 개최지다. 2026년 강릉 대회에는 한‧중‧일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 동호인들의 대거 참가가 예상된다.
ITTF 월드 마스터스 챔피언십은 베테랑대회 성격상 선수와 동반하는 가족들의 방문이 적지 않다. 대회 기간도 열흘에 달한다. 마스터스 챔피언십이 프로선수들의 세계선수권대회 이상으로 경제적 효과가 큰 행사로 꼽히는 이유다. 2026년 5월 혹은 6월 중으로 계획하고 있는 대회 기간 동안 전 세계 각국에서 10,000명이 넘는 동호인 선수 및 임원, 관계자들이 강릉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관광 및 경기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천혜의 자연 경관을 지닌 강릉시의 이름은 탁구동호인들이 있는 세계의 민간 곳곳에 퍼질 것이다.
개최지 확정 발표 직후 김홍규 강릉시장은 “대회를 유치할 수 있게 해준 국제탁구연맹에 감사드린다. 유승민 회장님 이하 대한탁구협회 관계자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현정화 집행위원장님, 김택수 부회장님, 정해천 사무처장님 모든 분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 뛰어주신 것을 알고 있다. 우리 강릉시에는 2018 동계올림픽과 2024 유스동계올림픽을 치러낸 인프라가 있다. 충분한 시설 기반이 있는 만큼 개최 준비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자신한다. 전 세계에서 강릉을 찾아올 동호인들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나가겠다. 부산에서 해낸 것처럼 역대 최고의 마스터스 챔피언십을 개최하겠다”고 유치 소감을 전했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부산세계선수권대회의 성공을 지켜본 국제무대 관계자들 마음이 호의적으로 작용하지 않았겠는가. 김홍규 시장님을 비롯해서 강릉시 관계자 여러분들도 대회 유치를 위해 많은 고생을 하셨다. 좋은 결과로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다. 2026년 강릉 월드 마스터스 챔피언십은 엘리트 세계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한국탁구가 세계 최대 규모의 생활체육대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대한탁구협회가 생활체육 탁구에 많은 투자를 해온 것에 대한 보람도 느껴진다. 마스터스 챔피언십 역시 이번 부산 대회 못지않은 멋진 대회로 치러낼 수 있도록 강릉시와 함께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릉시와 대한탁구협회는 지난해 중반부터 이번 대회 유치를 위한 협력을 이어 왔다.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개막한 뒤에는 경기장인 벡스코에 ‘2026 월드 마스터스 챔피언십’ 유치를 위한 홍보부스를 차리고 지속적인 홍보전을 펼쳐왔다. 결국 가장 이상적인 열매를 수확하면서 유치전이 마무리됐다. 부산에서 엘리트 선수들이 참가하는 최고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한국탁구는 2년 뒤 강릉에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생활체육탁구대회를 열게 됐다. 바야흐로! 한국탁구는 지금 역대 최고로 바쁜 계절을 보내고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