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 단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하며 위기를 맞았던 박효준(28·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이 시범경기에서 좋은 출발을 보이며 로스터 진입을 위해 달리고 있다.
박효준은 2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의 스프링캠프 홈구장인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호호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서 6회 초 대수비로 출전해 2타석을 소화, 2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이 시범경기 3번째 출격이었던 박효준은 첫 타석부터 대포를 쏘아올렸다. 3-7로 뒤지던 오클랜드는 6회 말 공격에서 대만인 투수 린위민의 폭투와 아만도 알바레즈의 적시타로 5-7까지 따라갔다. 이어 1사 1, 2루에서 등장한 박효준은 린위민의 실투성 볼을 놓치지 않고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스코어가 단숨에 8-7로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느낀 듯 박효준은 천천히 1루 베이스로 가며 타구를 응시했다. 이 홈런은 박효준의 올해 시범경기 1호 홈런이고, 통산으로 보면 지난 2022년 3월 30일 보스턴전 이후 1년 11개월 만에 나온 스프링캠프 대포다.
린위민은 2021년 애리조나와 계약을 맺고 미국 도전에 나선 선수로, 지난해 상위싱글A와 더블A에서 도합 24경기에 등판해 6승 5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올렸다. 피안타율 0.222, 121⅓이닝 140탈삼진을 기록하며 뛰어난 구위를 뽐냈다. 한국 팬들에게도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으로 인해 이름이 알려졌다. 당시 그는 한국과 예선 라운드에서는 6이닝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결승전 재대결에서는 5이닝 5피안타 2사사구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며 금메달을 한국에 내줬다.
박효준은 8회 말 한 타석에 더 들어설 기회를 얻었으나, 이번에는 우완 조시 그린을 상대로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나면서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오클랜드는 이날 9-8로 승리했다. 오클랜드 구단은 공식 SNS에 업로드하는 경기 결과 그래픽에 박효준의 사진을 넣어 공을 인정해줬다. 이날 오클랜드는 4회까지 3-2로 앞서고 있었으나 5회 초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했고, 6회 말 수비에서 크리스티안 로빈슨(3점)과 브렛 존슨(1점)에게 홈런포를 내주며 순식간에 4실점, 스코어가 7-3으로 벌어졌다.
6회 말 공격에서 박효준의 홈런 등을 포함해 5점을 올려 다시 역전에 성공한 오클랜드는 9회 초 1사 1루에서 케빈 뉴먼에게 중견수 방면 2루타를 맞으며 8-8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9회 말 드류 루그바우어의 끝내기 솔로포로 결국 오클랜드는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클랜드와 스프링캠프 초청권을 포함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던 박효준은 이날까지 시범경기 3경기에서 5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2득점을 기록 중이다. 매 경기 안타를 터트려내고 있고, 26일 다저스전에서는 7회 말 우익선상 1타점 2루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안타 중 벌써 장타가 2개다.
한국인 25번째 메이저리거인 박효준은 야탑고 시절인 지난 2014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며 미국 진출에 도전했다. 이듬해 고교 졸업 후 루키리그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56경기에서 타율 0.239 5홈런 30타점 12도루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어 2016년에는 싱글A로 승격했고, 2017년에는 상위싱글A에 올라오는 등 차근차근 콜업 단계를 밟았다. 2019년 처음으로 더블A에 승격된 박효준은 113경기에서 타율 0.272 3홈런 41타점 20도루 OPS 0.734를 기록하며 상위 단계에서도 적응하는 면모를 드러냈다.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마이너리그가 취소되면서 박효준은 한 시즌을 쉬어가야 했지만, 이듬해 재개된 리그에서는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양키스 산하 트리플A에서 48경기에 나온 그는 타율 0.328 10홈런 29타점 OPS 1.042라는 엄청난 수치를 거뒀다. 특히 2016년 싱글A(12홈런) 외에는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던 그가 적은 경기에서도 10홈런 고지를 밟으며 장타력에서도 발전을 이뤘다. 여기에 외야수 자리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주며 유틸리티 능력을 과시했다.
이에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이 시즌 중 "박효준은 지난 몇 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 뛰었고 점차 실력을 키웠다. 아주 잘해주고 있다"(SI 맥스 굿맨 기자)며 직접 언급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박효준은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그해 7월 16일 택시 스쿼드(유사시 명단)에 포함, 다음날 보스턴과 홈 경기에서 7회 팀 로카스트로의 대타로 나와 내야땅볼을 기록하며 꿈에 그리던 빅리그 데뷔를 이뤘다. 미국 진출 후 7년 만에 펼쳐진 감격의 순간이었다. 아마추어에서 미국으로 직행한 선수로는 2016년 최지만(현 뉴욕 메츠) 이후 5년 만이었다.
하지만 윈나우팀인 양키스에 박효준의 자리는 없었다. 이 한 경기 출전 후 벤치만 지키던 그는 결국 콜업 5일 만에 다시 마이너리그로 돌아갔다. 그러나 하루 만에 2대 1 트레이드를 통해(박효준+디에고 카스티요↔클레이 홈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었다. 다시 콜업된 박효준은 8월 2일 필라델피아전에서 7회 카일 깁슨을 상대로 2루타를 터트리면서 빅리그 첫 안타를 기록했다. 피츠버그 이적 후 6경기 연속 안타를 터트린 박효준은 빅리그 적응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그해 메이저리그 4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5 3홈런 14타점 1도루 OPS 0.633의 성적을 올렸다.
이어 2022시즌에는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5경기 만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이후 빅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리면서 혼란스러운 한 해를 보냈고, 결국 그해 9월 8일 뉴욕 메츠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피츠버그에서 웨이버 공시된 그는 보스턴으로 이적했고, 다시 한번 웨이버로 풀린 뒤 애틀랜타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탈락하며 어두운 출발을 보였고, 결국 메이저리그에 한 경기도 오르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쳐야 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101경기에 출전, 타율 0.262(317타수 83안타) 6홈런 42타점 49득점 16도루 OPS 0.763의 성적을 거뒀다. 출루율(0.385)과 도루성공률(88.9%)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다. 2루수와 3루수, 우익수를 오가며 유틸리티 능력을 보여준 점도 그다지 어필 포인트가 되지 못했다.
여기에 애틀랜타는 지난해 162경기에서 104승을 거두며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0.642)에 오를 정도로 강팀의 면모를 보였다. 박효준의 자리인 내야에는 2루수 아지 알비스, 3루수 오스틴 라일리, 유격수 올랜도 아르시아가 탄탄히 지키고 있었다. 중견수에는 2022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마이클 해리스 2세가 버텼고, 우익수에는 빅리그 최초의 40(홈런)-70(도루) 클럽 가입자인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건재했다.
1년 동안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지 못하자 한국 복귀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박효준은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면서 재도전에 나섰고,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출발을 보이며 빅리그 복귀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효준(오른쪽)이 2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의 스프링캠프 홈구장인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호호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서 6회 말 3점 홈런을 터트린 후 3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공식 SNS |
박효준은 2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의 스프링캠프 홈구장인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호호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서 6회 초 대수비로 출전해 2타석을 소화, 2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이 시범경기 3번째 출격이었던 박효준은 첫 타석부터 대포를 쏘아올렸다. 3-7로 뒤지던 오클랜드는 6회 말 공격에서 대만인 투수 린위민의 폭투와 아만도 알바레즈의 적시타로 5-7까지 따라갔다. 이어 1사 1, 2루에서 등장한 박효준은 린위민의 실투성 볼을 놓치지 않고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스코어가 단숨에 8-7로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느낀 듯 박효준은 천천히 1루 베이스로 가며 타구를 응시했다. 이 홈런은 박효준의 올해 시범경기 1호 홈런이고, 통산으로 보면 지난 2022년 3월 30일 보스턴전 이후 1년 11개월 만에 나온 스프링캠프 대포다.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은 박효준. 올 시즌을 앞두고 오클랜드와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AFPBBNews=뉴스1 |
박효준은 8회 말 한 타석에 더 들어설 기회를 얻었으나, 이번에는 우완 조시 그린을 상대로 2루수 앞 땅볼로 물러나면서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오클랜드는 이날 9-8로 승리했다. 오클랜드 구단은 공식 SNS에 업로드하는 경기 결과 그래픽에 박효준의 사진을 넣어 공을 인정해줬다. 이날 오클랜드는 4회까지 3-2로 앞서고 있었으나 5회 초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했고, 6회 말 수비에서 크리스티안 로빈슨(3점)과 브렛 존슨(1점)에게 홈런포를 내주며 순식간에 4실점, 스코어가 7-3으로 벌어졌다.
6회 말 공격에서 박효준의 홈런 등을 포함해 5점을 올려 다시 역전에 성공한 오클랜드는 9회 초 1사 1루에서 케빈 뉴먼에게 중견수 방면 2루타를 맞으며 8-8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9회 말 드류 루그바우어의 끝내기 솔로포로 결국 오클랜드는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오클랜드 구단이 27일(한국시간)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시범경기 홈경기에서 승리한 후 박효준의 사진이 있는 그래픽을 공식 SNS에 업로드했다. /사진=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공식 SNS |
한국인 25번째 메이저리거인 박효준은 야탑고 시절인 지난 2014년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며 미국 진출에 도전했다. 이듬해 고교 졸업 후 루키리그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56경기에서 타율 0.239 5홈런 30타점 12도루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어 2016년에는 싱글A로 승격했고, 2017년에는 상위싱글A에 올라오는 등 차근차근 콜업 단계를 밟았다. 2019년 처음으로 더블A에 승격된 박효준은 113경기에서 타율 0.272 3홈런 41타점 20도루 OPS 0.734를 기록하며 상위 단계에서도 적응하는 면모를 드러냈다.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마이너리그가 취소되면서 박효준은 한 시즌을 쉬어가야 했지만, 이듬해 재개된 리그에서는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양키스 산하 트리플A에서 48경기에 나온 그는 타율 0.328 10홈런 29타점 OPS 1.042라는 엄청난 수치를 거뒀다. 특히 2016년 싱글A(12홈런) 외에는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던 그가 적은 경기에서도 10홈런 고지를 밟으며 장타력에서도 발전을 이뤘다. 여기에 외야수 자리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주며 유틸리티 능력을 과시했다.
뉴욕 양키스 시절의 박효준. |
하지만 윈나우팀인 양키스에 박효준의 자리는 없었다. 이 한 경기 출전 후 벤치만 지키던 그는 결국 콜업 5일 만에 다시 마이너리그로 돌아갔다. 그러나 하루 만에 2대 1 트레이드를 통해(박효준+디에고 카스티요↔클레이 홈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니폼을 입었다. 다시 콜업된 박효준은 8월 2일 필라델피아전에서 7회 카일 깁슨을 상대로 2루타를 터트리면서 빅리그 첫 안타를 기록했다. 피츠버그 이적 후 6경기 연속 안타를 터트린 박효준은 빅리그 적응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그해 메이저리그 4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5 3홈런 14타점 1도루 OPS 0.633의 성적을 올렸다.
피츠버그 시절의 박효준. /AFPBBNews=뉴스1 |
시즌 종료 후 피츠버그에서 웨이버 공시된 그는 보스턴으로 이적했고, 다시 한번 웨이버로 풀린 뒤 애틀랜타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탈락하며 어두운 출발을 보였고, 결국 메이저리그에 한 경기도 오르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쳐야 했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101경기에 출전, 타율 0.262(317타수 83안타) 6홈런 42타점 49득점 16도루 OPS 0.763의 성적을 거뒀다. 출루율(0.385)과 도루성공률(88.9%)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다. 2루수와 3루수, 우익수를 오가며 유틸리티 능력을 보여준 점도 그다지 어필 포인트가 되지 못했다.
여기에 애틀랜타는 지난해 162경기에서 104승을 거두며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0.642)에 오를 정도로 강팀의 면모를 보였다. 박효준의 자리인 내야에는 2루수 아지 알비스, 3루수 오스틴 라일리, 유격수 올랜도 아르시아가 탄탄히 지키고 있었다. 중견수에는 2022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마이클 해리스 2세가 버텼고, 우익수에는 빅리그 최초의 40(홈런)-70(도루) 클럽 가입자인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건재했다.
1년 동안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지 못하자 한국 복귀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박효준은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면서 재도전에 나섰고,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출발을 보이며 빅리그 복귀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했다.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은 박효준. 올 시즌을 앞두고 오클랜드와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AFPBBNews=뉴스1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