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
브라이튼 공격수 미토마 카오루. /AFPBBNews=뉴스1 |
|
미토마 카오루가 경기 중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브라이튼과 일본 대표팀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에이스 미토마 카오루(26)가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브라이튼은 28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미토마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미토마가 허리 부상으로 남은 시즌 결장한다"고 전했다. 이어 "최악이다. 미토마는 허리를 다쳤고 심각한 문제다. 2~3개월 결장이 예상되고 시즌은 그 안에 끝날 것이다"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미토마는 지난 18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에서 매이슨 홀게이트에게 거친 태클을 당해 쓰러졌다. 이후 26라운드 에버튼전을 결장했다.
이번 시즌 부상 병동에 시달리는 미토마다. 지난해 12월 발목을 다쳐 두 달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아시안컵 기간 도중 부상에서 회복해 EPL 복귀 후 2경기를 뛰었지만 또 부상을 당하며 남은 시즌을 모두 날리게 됐다.
미토마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남기며 복귀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다시 떠나게 됐다. 부상이 아쉽지만 반드시 더 강해져 돌아오겠다"고 전했다. 함께 잉글리시 EPL 무대를 누비는 아스널 수비수 토미야스 다케히로도 해당 게시물에 응원 이모티콘을 남겼다. 대표팀 동료인 쿠보 타케후사도 불꽃 이모티콘으로 응원했다.
|
경기 중 볼을 지켜보는 미토마 카오루(가운데). /AFPBBNews=뉴스1 |
|
미토마 카오루가 경기 중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미토마의 이탈은 브라이튼뿐 아니라 일본 대표팀에게도 치명적이다. 당장 악명 높은 북한 원정을 미토마 없이 치르게 됐다. 일본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나선다. 다음 달 21일 도쿄에서 홈경기를 치른 뒤 26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으로 원정에 나선다. 그동안 일본은 안전과 정치적 이유 등으로 북한이 아닌 제3국에서 경기를 치르길 원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북한 홈경기를 허용하면서 악명 높은 평양 원정을 떠나게 됐다.
미토마를 비롯해 성폭행 혐의로 재판 중인 이토 준야까지 일본은 핵심 공격수 2명을 빼고 북한 원정을 가야 한다. 일본 '도쿄 스포츠'는 이날 "에이스의 부재는 일본 대표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
미토마 카오루(오른쪽). /AFPBBNews=뉴스1 |
최근 일본 '사커 다이제스트'는 북한 원정에서 미토마의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매체는 "북한과 예선전을 위해 어떤 새로운 유형의 선수를 소집해야 할까? 미토마는 무조건 선발로 나서고 다른 공격수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북한전에서 미토마의 컨디션이 100%라면 2선 왼쪽은 문제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토마 없이 평야 원정을 치르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그려졌다.
미토마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지난 시즌에 비해 이번 시즌은 '조용한' 시즌을 보냈다. 그는 지난 시즌 브라이튼의 첫 유럽축구연맹(UFEA) 유로파(UEL) 진출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시즌 초반에는 교체로 출전하며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을 16강으로 이끌며 맹활약했다. 이후 재개된 리그에서 더욱 물오른 경기력으로 브라이튼의 상승세를 이끌었고 리그 7골5도움으로 EPL 톱클래스 윙어 반열에 섰다.
하지만 올 시즌엔 리그 3골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시즌 초반에 나온 득점이다. 지난해 9월 25일 본머스전 멀티골 이후 5개월 넘게 득점포가 터지지 않았다. UEL에서도 6경기에 출전했지만 무득점을 기록했다.
|
미토마 카오루가 헤더를 따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
카세미루(왼쪽)와 미토마 카오루가 경합을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시즌 초반은 좋았다. 2라운드 울버햄튼전에 출전해 1골1도움을 올리며 4-1 완승을 이끌었다. 이후 6라운드 본머스전에서 멀티골을 넣었다. 10월 아약스전에서는 공격포인트도 없이 최고 평점을 받으며 구단 역사상 첫 UEL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영국 지역 매체 '서섹스 월드'는 미토마에 대해 "경기 초반 멋진 측면 플레이로 페드로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페드로와 조화도 훌륭했다. 선제골 전에 괜찮은 슈팅이 나왔지만 막혔다. 후반전에는 밤새 경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고 평했다.
당시 데 제르비 감독은 뛸 듯이 기뻐하며 "미토마는 구단 최고의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데이비드 위어 브라이턴 테크니컬 디렉터도 "수준 높은 선수와 오래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재계약은 환상적인 소식이다. 지난 시즌 EPL에 빠르게 정착한 미토마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하나다"라고 기뻐했다.
하지만 이후 폼이 확 떨어졌다. 본머스전 이후 17경기 연속 무득점 침묵했고 결국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당시 미토마는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하며 후반 막판 교체됐다. 경기 후 절뚝거리는 모습이 포착됐고 결국 목발을 짚고 경기장을 떠났다.
|
미토마 카오루가 볼을 향해 몸을 날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
|
일본 축구대표팀 공격수 미토마 카오루. /AFPBBNews=뉴스1 |
미토마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부상 중인 미토마를 무리하게 대표팀에 승선시켰다. 당시 데 제르비 감독은 "우리 팀 의료진은 미토마가 4~6주간 회복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듣고) 매우 놀랐다. 제 입장은 미토마가 아시안컵을 뛰기엔 어렵다는 것이다"라고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모리야스 감독은 "미토마가 첫 경기까지 회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미토마는 잘 회복하고 있다. 대회 초반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 제르비 감독과 회복 전망과 달랐다. 아시안컵은 대륙축구연맹이 주관하고 국제축구연맹(FIFA)가 인정하는 공식 대회라 소속 팀이 차출을 거부할 수 없다. 데 제르비 감독은 미토마가 아시안컵에 출전하지 않고 소속팀에서 회복에 집중하기를 바라지만 모리야스 감독은 무리하게 발탁했다. 표면상 '미토마가 국가대표에서 뛰면 자랑스럽다'고 밝혔지만 부상이 완전히 낫기도 전에 무리한 출전을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토마는 일본이 대회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차례도 경기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어 바레인과 16강전에 후반 교체 투입돼 22분을 뛰었다. 이란과 8강전에서도 교체로 23분을 뛰었지만 일본의 1-2 역전패를 막지 못하고 씁쓸하게 짐을 쌌다. 미토마가 아시안컵에 뛴 시간은 총 45분밖에 안 된다.
|
미토마 카오루(오른쪽)가 독일과 친선전에서 태클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미토마 카오루. /AFPBBNews=뉴스1 |
바레인과 16강전은 그나마 '미토마다운' 플레이를 볼 수 있다.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다. 미토마는 후반 중반 투입되자마자 특유의 유려한 드리블 돌파를 선보이며 괜찮은 컨디션을 보였다. 후반 25분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미토마는 수비수를 매달고 페널티박스 안까지 돌파했다. 마지막 터치에서 수비수가 걷어내서 슈팅 기회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위협적이었다.
EPL 무대에서 보여준 특유의 직선적 드리블 돌파는 계속됐다. 후반 36분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드리블 돌파로 가볍게 벗겨내고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수비가 걷어냈다. 후반 막판에는 공격포인트 달성이 아쉽게 무산되기도 했다. 후반 40분 미토마의 시원한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아사노 타쿠마(보훔)에게 일대일 기회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아사노가 쉬운 터치를 놓치면서 슈팅으로 가져가지 못했다.
바레인 수비수들은 미토마의 매번 같은 공격 패턴과 드리블에 번번이 당했다. 미토마는 후반 추가시간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 3~4명을 벗겨내는 시원한 돌파를 선보였다. 경기 막판 미나미노 패스를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무위에 그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 /AFPBBNews=뉴스1 |
|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손흥민. /AFPBBNews=뉴스1 |
아시안컵을 마치고 돌아와 손흥민과 EPL에서 '작은 한일전'을 펼치기도 했다. 결과는 손흥민의 판정승이었다. 미토마는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교체 출전해 브레넌 존슨의 극장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맹활약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 에 따르면 손흥민은 도움 1개를 비롯해 패스 성공률 92%(11/12), 기회 창출 2회, 큰 기회 창출 1회 등을 기록했다. 평점 7.0으로 호평받았다. 미토마는 유효슛 1회와 기회 창출 1회를 기록했다.
미토마는 이번 시즌에 빅클럽 이적설이 퍼지기도 했다. 영국 현지에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아스널 등이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쏟아졌다. 하지만 미토마는 브라이튼과 동행을 결정했다. 지난 10월 브라이튼과 2027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었다. 주급도 구단 최고 수준인 8만 파운드(약 1억 3200만원)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피차헤스(Fichajes)'는 최근 "여러 빅클럽이 미토마를 원하고 있다. 영입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스널이 미토마 영입전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스널은 다음 시즌을 위해 윙어 보강을 고민하고 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미토마 영입을 강력히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널 외에 맨유와 맨시티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매체는 "세 팀 중 미토마에게 가장 관심이 큰 팀은 아스널이다"라며 "미토마가 측면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와 아직 26살에 불과한 나이에 여러 클럽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더하드태클'도 "여름 이적 시장이 다가오면서 더 많은 빅클럽이 미토마 영입을 위해 움직일 것이다. 아스널의 최우선 보강 포지션은 윙어이며 울버햄튼 공격수 페드로 네투와 미토마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맨유도 제이든 산초를 대체할 윙어로 미토마를 점찍었다. 하지만 맨시티는 맨유와 아스널에 비해 관심이 시들하다. 왼쪽 윙 자리에 잉글랜드 국가대표 잭 그릴리쉬가 있기 때문에 미토마를 영입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
미토마 카오루. /AFPBBNews=뉴스1 |
|
미토마 카오루가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