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18일(한국시간) 튀르키예 트라브존의 파파라 파크에서 열린 '2023~2024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30라운드에서 경기 후 대규모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은 한 팬(가운데)이 깃대를 뽑아 선수를 위협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18일(한국시간) 튀르키예 트라브존의 파파라 파크에서 열린 '2023~2024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30라운드에서 경기 후 대규모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AFPBBNews=뉴스1

튀르키예 프로축구에서 선수와 팬들이 충돌하는 대규모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

페네르바체는 18일(한국시간) 튀르키예 트라브존의 파파라 파크에서 열린 '2023~2024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트라브존스포르를 3-2로 꺾었다.

경기는 명승부였지만 팬들 난입과 충돌 사태가 흠집을 냈다. 페네르바체가 2-0으로 앞서다 트라브존스포르는 후반 18분 에니스 바르디, 33분 마흐무드 하산의 연속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페네르바체의 미시 바추아이가 후반 막판 결승골을 터트리며 승리를 가져갔다.

문제는 경기 직후 발생했다. 종료 휘슬이 올리고 페네르바체 선수들이 센터서클 주변에 모여 기쁨을 나누자 일부 트라브존스포르 팬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했다. 이중 가면을 쓴 한 팬이 페네르바체 선수를 가격했다.

선수와 팬들이 뒤엉켜 충돌을 빚는 모습. /AFPBBNews=뉴스1

팀 연습 중인 미키 바추아이. /AFPBBNews=뉴스1

경기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선수와 팬들이 뒤엉켰고 보안요원과 각 팀 관계자들이 상황을 막으려고 애썼지만 수백명 팬들을 완전히 진압하기 어려웠다. 한 팬이 코너킥 깃발을 뽑아 선수를 공격하려는 위험한 상황도 벌어졌다. 깃발 끝이 뾰족해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에서 다행히 보안요원이 해당 팬을 제압했다.

선수들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이날 독일 '빌트'에 따르면 바추아이는 자신을 공격하는 팬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매체는 "바추아이가 쿵푸 스타일로 팬들을 걷어찼다"고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는 영상에는 페네르바체 수비수 브라이트 오세이새뮤얼이 한 팬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도 포착됐다.

선수들이 서둘러 경기장을 빠져나와 라커룸으로 향하면서 상황은 어느 정도 진정됐지만 성난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페네르바체 측은 선수들이 트라브존스포르 팬들을 도발하거나 자극하는 행위는 없었다고 전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스마일 카르탈 페네르바체 감독은 "경기는 취소됐어야 했다. 하지만 심판은 경기를 끝내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이런 일이 벌어지길 바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트라브존스포르에 패했을 때 경기 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 선수들이 승리 세리머니를 하는 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권리다"라고 말했다.

튀르키예축구협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무관용 대응을 천명했다. 협회는 성명을 통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문제를 일으킨 자들의 책임을 따져 형사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튀르키예의 알리 예를리카야 내무장관은 당국의 조사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는 SNS를 통해 "축구장에서 폭력 사건은 절대 용납되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18일(한국시간) 튀르키예 트라브존의 파파라 파크에서 열린 '2023~2024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30라운드에서 경기 후 대규모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은 가면을 쓴 팬(가장 오른쪽)이 선수들에게 위협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최근 튀르키예 프로축구는 폭력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2월 앙카라귀주 구단주인 파루크 코카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그라운드에 난입해 심판의 얼굴을 주먹으로 치는 황당한 사건도 있었다. 그러자 앙카라귀쥐 팬들도 몰려 나와 심판을 폭행했다. 이를 말리려는 선수와 관계자들이 엉키면서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된 바 있다. 폭행을 당한 심판은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다.

당시 튀르키예축구협회는 "튀르키예 축구의 수치다. 사건 관련자들을 엄격히 조사하겠다"며 일시적으로 모든 리그 경기를 중단하기도 했다.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심판을 향한 구단주와 팬들의 공격을 규탄한다. 폭행으로 피해를 입은 심판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평화와 형제애를 의미하는 스포츠에서 폭력이 허용될 수 없다. 당국은 터키 스포츠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폭력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코카 전 구단주는 축구장을 평생 출입할 수 없는 징계를 받았다. 또 앙카라귀쥐 구단에게도 벌금 200만 리라(약 9000만원)와 5경기 무관중 경기 징계를 내렸다. 코카와 함께 폭력을 행사한 팬 2명도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았다. 코카 전 구단주는 "나의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다. 심판들과 팬,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18일(한국시간) 튀르키예 트라브존의 파파라 파크에서 열린 '2023~2024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30라운드에서 경기 후 대규모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은 선수와 팬들이 뒤엉켜 충돌하는 모습. /AFPBBNews=뉴스1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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