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36세 창원 오빠, 왜 144G 전 경기 출전 목표로 했나 [소공동 현장]
입력 : 2024.03.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소공동(서울)=김동윤 기자]
손아섭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손아섭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미디어데이가 22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NC 손아섭, 강인권 감독, 김주원이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롯데호텔=김진경 기자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미디어데이가 22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NC 손아섭, 강인권 감독, 김주원이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롯데호텔=김진경 기자
손아섭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손아섭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야구장에 오시면 전 무조건 엔트리에 들어가 있을 겁니다. 마음 편히 오세요."

어떻게 보면 호객 행위로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창원 오빠' 손아섭(36·NC 다이노스)의 멘트는 따뜻하고도 몽글몽글했다.

NC 주장 손아섭은 22일 오후 2시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를 마치고 가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창원 개막전 홈 경기 매진에 대해 감사함을 따로 표현했다.

23일 NC는 홈구장 창원NC파크에서 두산 베어스와 2024시즌 개막전을 갖는다. NC 구단에 따르면 홈 개막전은 3월 17일 오전 11시 일반 예매 오픈 45분 만에 1만 7901석 전석이 매진됐다. 2013년 NC가 KBO리그 9번째 구단으로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5번째다. 매진 당시에도 손아섭은 "창원NC파크에서 팬들을 만날 시간이 기다려진다. 매진이라는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시는 만큼 팬들에게 개막전에서 기분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매진이라는 큰 선물을 보내주신 팬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들은 손아섭의 마음은 조금 더 각별해 보였다. 손아섭은 "창원은 내 학창 시절도 그렇고 20대 초반만 해도 제2의 야구장으로 쓴 곳이었다. 사실 기억을 되살려봐도 창원과 마산 야구팬들의 열정은 그때도 엄청났다. 정말 어마어마했는데 그런 팬분들이 이렇게 야구장으로 또 발걸음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1년 창단한 NC는 차근차근 창원 야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을 이끌었던 김경문 초대 감독의 지휘 아래 1군 진입 2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2016년에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도 밟았다. 2020년이 아쉬웠다. 2018년 꼴찌 이후 다시 가을야구에 참전했던 NC는 2020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창원이 아닌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집행검을 들어야 했고, 뛰어난 성적으로 인한 관중 효과를 충분히 만끽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다시 도약하기 시작했다. 불세출의 에이스 에릭 페디를 앞세워 시즌 전 저평가에도 정규시즌 4위를 기록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SSG 랜더스를 3연승으로 스윕하며 공룡의 질주를 알렸다. 100만 창원 특례시의 야구 열정도 이때 확인이 가능했다. 지난해 9월 9일 롯데 자이언츠와 더블 헤더 2차전과 10월 15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서 1만 7681석 매진 기록을 세웠다.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3, 4차전에서는 2019년 창원 NC파크 개장 처음으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2경기 연속 매진에 성공하기도 했다.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찬 창원NC파크 전경.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찬 창원NC파크 전경.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찬 창원NC파크 전경.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찬 창원NC파크 전경.
만원관중 앞에서 안타로 출루한 손아섭.
만원관중 앞에서 안타로 출루한 손아섭.

손아섭은 "이렇게 많은 팬분이 오셨을 때 우리 선수단이 좋은 경기력으로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린다면 다시 한번 창원에 야구가 부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성적은 물론이고 팬분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러기 위해 전 경기 출장을 목표로 했다. 사실 이전부터 꾸준히 전 경기 출장을 목표로 했던 손아섭이다. 프로라면 전 경기 출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 그동안 밝혀 온 주된 이유였다. 실제로 손아섭은 2013년(128경기), 2016, 2017년(144경기) 세 차례 자신과 약속을 지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한 가지 의미를 더했다. 손아섭은 "내가 매년 전 경기를 뛰려고 하는 이유는 NC를 응원하기 위해 야구장을 와주시는 팬분들도 있지만, 손아섭 한 사람만 보기 위해 오는 팬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 한 명의 팬일지라도 그분은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 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난 그런 팬이 한 분이라도 계신 이상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경기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뛸 예정이기 때문에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 야구장에 오시면 난 매일 무조건 엔트리에 있을 생각이기 때문에 (안 나오나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오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남다른 팬 사랑은 미디어데이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손아섭은 오늘(22일) 참석한 선수 중 한 명에게 뺏고 싶은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예상 밖 질문에도 손아섭은 "고영표(KT)의 체인지업을 뺏고 싶다. 고영표의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다면 나도 한국 최초 이도류(투·타 겸업)를 할 수 있다. 내가 야구에 욕심이 많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친정팀 롯데와 포스트시즌 맞대결을 묻는 말에도 "롯데와 가을야구에서 만나면 재미있을 것 같다. 한 편의 멋진 드라마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화답해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손아섭(오른쪽)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옆에서 웃고 있는 KT 고영표.
손아섭(오른쪽)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옆에서 웃고 있는 KT 고영표.
손아섭(맨 왼쪽)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강인권 NC 감독(가운데), 김주원과 함께 하트 포즈를 하고 있다.
손아섭(맨 왼쪽)이 22일 서울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강인권 NC 감독(가운데), 김주원과 함께 하트 포즈를 하고 있다.

미디어데이를 마치고 손아섭은 23일 오후 2시에 열릴 두산전을 위해 바로 창원으로 향했다. NC는 그동안 창원NC파크가 매진된 정규시즌 경기에선 4승 무패로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만큼 그 결과가 기대된다.

NC의 선발 투수는 새로 영입된 카일 하트다. 키 196㎝ 몸무게 90㎏의 하트는 최고 시속 149㎞의 빠른 공과 투심 패스트볼, 커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과 구위를 바탕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능력이 장점으로 평가받는 좌완 투수다. 강인권 NC 감독은 "우린 하트가 나간다. 팬분들께서 주신 응원과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 덕에 감동과 감격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도 팬들과 호흡하며 가을 마지막까지 야구 하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두산은 지난해 에이스로 활약한 라울 알칸타라를 선발로 내세웠다. 2019년 KT 위즈에 입단해 처음 KBO리그와 인연을 맺은 알칸타라는 2020년 두산으로 이적했다. 뛰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에서 2년간 활약한 알칸타라는 지난해 두산으로 복귀해 31경기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로 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2019년 3월 23일 삼성전(2만 1112석 매진) 이후 개장 두 번째 개막전 매진을 맞이한 NC는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번 홈 개막 시리즈는 길었던 겨울 끝에 '다시 봄'이 되어 창원NC파크에서 팬들을 '다시 본다'는 테마로 진행된다. 홈 개막 시리즈를 찾는 팬들은 벚꽃길을 걸으며 NC가 팬들을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시즌을 시작한다. 23일과 24일 경기장을 찾아오는 팬들은 다이노스 팀스토어와 GATE 1, 2에 설치된 벚꽃나무를 보며 시즌 시작을 느낄 수 있다. 입장 관중 선착순 1000명에게 벚꽃 키링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개막 시리즈 첫날(23일)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온다. 2017~2018시즌 NC의 중심타자로 활약한 재비어 스크럭스다. 스크럭스는 NC에서 2년간 257경기 타율 0.277, 61홈런 208타점 166득점, 출루율 0.371 장타율 0.535를 기록했다. 올해부터 MLB 네트워크의 해설위원으로 활약한다. 스크럭스 팬 사인회는 사전 신청을 받아 오후 12시 40분부터 약 20여분 간 1층 스타벅스 앞에서 진행된다.

창원NC파크. /사진=NC 다이노스
창원NC파크. /사진=NC 다이노스
창원NC파크 전경. /사진=NC 다이노스
창원NC파크 전경. /사진=NC 다이노스

전 메이저리거 김병현 대표의 깜짝 방문도 이어진다. 김 대표는 창원NC파크 제일버거 론칭을 기념해 팬들과 게임을 통해 할인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오후 12시 40분부터 1시까지, GATE 2에 위치한 제일버거 매장 옆에서 선착순으로 진행한다. 경기에 앞서 NH농협은행 메인 스폰서십 계약 협약식이 진행된다. NH농협은행과 NC는 2013년부터 시작해 12년째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시구와 시타는 스크럭스와 그의 첫째 아들인 지크가 맡으며 스크럭스와 함께 타선을 이끌었던 박민우가 시포자로 나설 예정이다. 개막 선언은 지역 리틀야구단 10개 팀에서 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이 한다. 이와 더불어 NC는 지역 리틀야구단 선수 1,000명을 초청해 지역 아마추어 야구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주니어 다이노스 대상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다이노스 열차가 새로 운영되며, 미니 야구 게임존과 쉼터는 경기 시작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관중 동원을 위한 최고의 유인물은 성적이다. 프로 18년 차 베테랑 손아섭도 그걸 모를 리 없다. 양정초-개성중-부산고 졸업 후 200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29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손아섭은 통산 1974경기 타율 0.322(7500타수 2416안타) 174홈런 986타점 1316득점 226도루, 출루율 0.396 장타율 0.457을 기록했다. 숱한 국가대표팀 경력과 KBO리그 최다안타 2위에 빛나는 안타 생산 능력에도 지난해 타율 0.339로 첫 타격왕을 차지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지만, NC의 가을야구를 위해선 올해도 손아섭의 변함없는 활약이 꼭 필요하다.

타이틀 수성에 대한 질문에 손아섭은 "타이틀을 지키고 싶다고 지킬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최대한 내가 다른 선수들과 치열하게 경쟁할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또 그런 기회가 오면 나나 우리 팀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 된다. 지난해보다 나이를 떠나 계속해서 발전한다는 말을 듣고 싶고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소공동(서울)=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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