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범죄도시4'가 개봉 한달만에 1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로써 '범죄도시' 시리즈는 누적 관객수 4천만이자 3편 연속 트리플 천만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한국영화 시리즈 최초 기록이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주인공 마석도를 중심으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각종 흉악범들을 소탕하는 범죄 액션물이다. 배우 마동석이 직접 제작, 기획, 각색, 주연까지 맡아 전체 시리즈를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 2017년 개봉된 1편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688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이후 2편과 3편은 각각 1269만, 1068만 관객을 기록하며 흥행을 거뒀다. 이 가운데 4편까지 11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연타석 흥행에 성공했다.
마석도라는 캐릭터를 내세운 프랜차이즈 영화인 만큼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정체성 그 자체다. 대다수 관객들이 그의 묵직한 주먹으로 흉악범들을 "싹 쓸어버리는" 통쾌한 액션을 기대하고 극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주인공 혼자서만 날아다녀서는 긴장감도, 통쾌한 사이다도 없다. 주인공과 대적하는 매력적인 빌런들의 티키타카가 있어야 비로소 잘 짜여진 범죄 액션물이 완성되는 것이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매번 다른 범죄를 다루는 만큼 그에 따라 사건의 중심이 되는 새로운 악역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것은 단연 마석도와 최종결전을 벌이는 메인 빌런. 1편의 장첸(윤계상 분), 2편의 강해상(손석구 분), 3편의 주성철(이준혁 분), 그리고 4편의 백창기(김무열 분)가 그 주인공이다.
조선족 범죄조직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도시1'(감독 강윤성)의 메인빌런 장첸은 하얼빈 출신 신흥 범죄조직 흑룡파 보스 캐릭터다. 연변 사투리가 특징인 장첸은 피도눈물도 없는 잔악무도한 인물로, 윤계상은 데뷔 첫 악역을 훌륭히 소화해내며 '범죄도시' 시리즈의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마동석의 '빌런 보석함' 첫 주자였던 윤계상은 장첸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함은 물론, 다양한 명대사들을 남기며 한국영화 대표 빌런이자 '인생 캐릭터'로 대중의 기억에 깊게 각인됐다.
1편으로부터 4년 뒤,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는 '범죄도시2'(감독 이상용)에 등장하는 강해상은 장첸보다 더 강한 전투력을 가진 빌런으로 소름을 유발했다. 강해상을 통해 스크린 첫 메인 빌런을 연기한 손석구는 비슷한 시기 방송된 '나의 해방일지'와는 180도 다른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변신해 활약을 펼쳤다. 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얼어있는 극장가 속에서도 '1269만 관객'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거두며 현재까지 '범죄도시' 시리즈 중 가장 큰 흥행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범죄도시3' 메인빌런인 주성철은 경찰이지만 야쿠자 조직과 손을 잡고 마약을 밀수하는 부패경찰 캐릭터다. 이준혁은 '범죄도시' 시리즈 최초 비리경찰 악역으로 두 얼굴을 연기했다. 앞선 두 시리즈 빌런과는 달리 주성철은 전투력은 크게 부각되지 않은 반면 지능적인 면모가 부각된다. 여기에 이준혁의 젠틀하고 단정한 미남 비주얼이 그 매력을 더했으며, 지난 시즌에 이어 또 한번 천만관객을 넘어서는데 일조하며 이준혁의 대표 악역 캐릭터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가장 최근 공개된 '범죄도시4'(감독 허명행)의 메인밀런 백창기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다. 유일하게 조직의 우두머리가 아닌 행동대장으로, 특수부대 출신답게 앞선 이들보다 전투력은 향상된 반면 차분하며 탐욕적이지 않은 캐릭터성이 특징적이다. 관객들 내에서도 가장 호불호가 낮은, 이전 시리즈에 등장해왔던 빌런의 "장점은 합치고 단점은 보완한 최강 빌런"이라는 평이 뒤따랐을 정도. '악인전'에서 한 차례 마동석과 만났던 김무열은 5년만에 상반된 입장으로 재회, 마동석에게 가장 위협적이었던 빌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처럼 매 시즌 빌런들은 각기 다른 뚜렷한 개성과 신들린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수려한 비주얼과 피지컬로 관객들을 현혹시키는 것은 덤. 이에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는 '범죄도시' 시리즈를 두고 "천하제일 섹시 빌런대회", "마동석의 보석함"과 같은 부제를 붙여 부르며 많은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팬덤 내에 빌런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2차 창작물이 성행하거나, '범죄도시'를 통해 배우 본체에게까지 '입덕'하는 일도 당연지사.
이밖에도 작중 등장하는 빌런들의 상의 탈의 장면은 '짤'로 박제돼 뭇 여성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얻는가 하면, 나아가 이제는 다음 '보석'이 누구일지 기대를 쏟는 상황에 이르렀다.
'범죄도시는' 4편을 끝으로 1부의 막을 내린다. 마동석은 시리즈를 8편까지 고려하고 있으며, 이후 공개될 5편과 8편은 '범죄도시'의 2막이라고 밝혔다. 그는 "'범죄도시' 시리즈는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나갈 것"이라며 "1막이 오락 액션 활극이었다면, 2막은 더욱 짙어진 액션 스릴러 장르로 완전히 새롭게 찾아 뵐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앞서 동시 촬영을 진행했던 3편, 4편과 달리 차후 공개될 5편은 아직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5편에서는 어떤 캐릭터들이 등장해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나갈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이와 더불어 1편부터 4편까지 관객들의 취향 스트라이크존에 연발 적중한 "마동석의 보석함"이 또 어떤 섹시 빌런들을 꺼내놓을지도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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