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뚜껑을 열기 전까지, 시청자의 취향을 속단할 수 없다. 적어도 확실한 것은 더 이상 톱스타의 출연이 곧 흥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기대작, 기대 이상의 화제성을 불러오는 문제작이 공존하는 OTT 오리지널 시리즈다.
디즈니+(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은 대한민국 격동의 시기였던 1950, 1960년대를 그리면서 시대를 바꿔보려는 두 남자 '삼식이 삼촌' 박두칠(송강호 분)과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의 데뷔 첫 시리즈물이자, 400억 원 이상의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삼식이 삼촌'은 자타공인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에는 전혀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이었다. 공개 단 하루만에 한국 전체 1위를 기록했지만, 디즈니+ 글로벌 톱10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6부작으로, 지난 5월 15일부터 6주간 순차적으로 공개된 '삼식이 삼촌'의 화제성 또한 미미했다.
물론, 송강호, 변요한 등의 볼 맛 나는 연기와 깊은 여운을 남기는 대사, 촘촘한 스토리까지. '삼식이 삼촌'이 가진 미덕도 많다. 그러나 한국의 굵직한 근현대사를 다루는 만큼 글로벌 시청자의 유입이 어려웠고, 심지어 16부작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많은 캐릭터, 늘어지는 전개 탓에 시청자를 붙잡아 놓기도 어려웠다.
지난해 디즈니+ '무빙'의 흥행을 이끈 한효주를 내세운 '지배종' 또한 이렇다 할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개봉 전 기대감이 적었던 '킬러들의 쇼핑몰'은 흥행에 성공해 시즌2를 긴밀하게 논의 중이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 캐롤 초이는 지난 3월 '2024 디즈니+ 콘텐츠 라인업 미디어 데이'에서 "'삼식이 삼촌'에 한국 최고의 인기 배우(송강호)가 출연하며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기대치가 높다. '카지노'를 론칭했을 때보다 목표가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무빙'은 엄청난 성과와 성공을 가져다준 작품이고, (디즈니+를)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게 해줬다. '삼식이 삼촌'은 두 작품만큼이나 기대가 크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디즈니+의 예상과 달리 배우의 이름값은 흥행의 척도가 되지 못한 셈이다.
반면에,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과 화제성을 기록한 작품도 있다.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은 뚜껑을 열고 나서 더 뜨거운 반응을 가져온 작품이다. 삼촌 진만(이동욱 분)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김혜준 분)의 생존기를 다룬 드라마인 '킬러들의 쇼핑몰'은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미스터리한 서사, 빠른 전개 속 기막힌 액션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주연 배우인 이동욱을 제외하고는, 시청자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배우들이 극을 가득 채운다. 배우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그 이상의 몫을 해냈다. 작품이 공개된 이후 김혜준, 서현우, 금해나, 김민, 박정우 등 새로운 얼굴의 배우들이 주목받은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이에 디즈니+ 측은 "올해 성공적인 포문을 열어준 시리즈"라며 뜨거운 반응 속에 시즌2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024년 1분기 OTT K-오리지널 콘텐츠 시청자 평가'에서 '킬러들의 쇼핑몰'은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티빙의 '피라미드 게임'이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피라미드 게임'은 일상이 되어버린 학교폭력에 맞선 열여덟 소녀들의 치열한 투쟁을 조명하며 큰 화제성을 불러왔다. 흡인력 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시너지까지, '피라미드 게임'은 김지연을 필두로 '장원영 언니'의 꼬리표를 뗀 장다아, 그리고 류다인, 강나언, 신슬기 등 주목할 만한 신예를 탄생시켰다.
이는 시청자들이 선택하는 것은 배우의 이름값이 아닌 작품성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정덕현 평론가는 "스타파워가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다만, 작품이 따라줘야 스타파워가 힘을 발휘한다는 거다. '삼식이 삼촌' 같은 경우는 송강호의 연기에 결점이 있었다거나 그런 부분은 전혀 아니다. 다만, 작품의 완성도나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 그만큼의 분위기를 못 띄워줬다고 봐야 하는 것"이라며 "작품이 나쁘진 않지만, 너무 긴 러닝타임이 패착이었다고 본다. 16부작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루즈해졌다. 스토리를 압축했다면 작품도 살고, 송강호 배우도 훨씬 더 빛났을 거다. 이 말은 거꾸로 얘기하자면, 스타파워 하나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라미드 게임'과 같이 다 신예 배우들이 나온다고 해서 관심도가 낮거나 소위 망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각본과 좋은 기획이 있다면, 신예 배우들이 들어가도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스타파워가 힘을 발휘하는 것은 맞지만, 그전에 더 중요한 것은 작품 자체가 가진 힘"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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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 사진=디즈니플러스 |
디즈니+(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은 대한민국 격동의 시기였던 1950, 1960년대를 그리면서 시대를 바꿔보려는 두 남자 '삼식이 삼촌' 박두칠(송강호 분)과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의 데뷔 첫 시리즈물이자, 400억 원 이상의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삼식이 삼촌'은 자타공인 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에는 전혀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이었다. 공개 단 하루만에 한국 전체 1위를 기록했지만, 디즈니+ 글로벌 톱10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6부작으로, 지난 5월 15일부터 6주간 순차적으로 공개된 '삼식이 삼촌'의 화제성 또한 미미했다.
물론, 송강호, 변요한 등의 볼 맛 나는 연기와 깊은 여운을 남기는 대사, 촘촘한 스토리까지. '삼식이 삼촌'이 가진 미덕도 많다. 그러나 한국의 굵직한 근현대사를 다루는 만큼 글로벌 시청자의 유입이 어려웠고, 심지어 16부작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많은 캐릭터, 늘어지는 전개 탓에 시청자를 붙잡아 놓기도 어려웠다.
지난해 디즈니+ '무빙'의 흥행을 이끈 한효주를 내세운 '지배종' 또한 이렇다 할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개봉 전 기대감이 적었던 '킬러들의 쇼핑몰'은 흥행에 성공해 시즌2를 긴밀하게 논의 중이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 총괄 캐롤 초이는 지난 3월 '2024 디즈니+ 콘텐츠 라인업 미디어 데이'에서 "'삼식이 삼촌'에 한국 최고의 인기 배우(송강호)가 출연하며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기대치가 높다. '카지노'를 론칭했을 때보다 목표가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무빙'은 엄청난 성과와 성공을 가져다준 작품이고, (디즈니+를)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게 해줬다. '삼식이 삼촌'은 두 작품만큼이나 기대가 크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디즈니+의 예상과 달리 배우의 이름값은 흥행의 척도가 되지 못한 셈이다.
킬러들의 쇼핑몰, 피라미드 게임 / 사진=디즈니플러스, 티빙 |
주연 배우인 이동욱을 제외하고는, 시청자들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배우들이 극을 가득 채운다. 배우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그 이상의 몫을 해냈다. 작품이 공개된 이후 김혜준, 서현우, 금해나, 김민, 박정우 등 새로운 얼굴의 배우들이 주목받은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이에 디즈니+ 측은 "올해 성공적인 포문을 열어준 시리즈"라며 뜨거운 반응 속에 시즌2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024년 1분기 OTT K-오리지널 콘텐츠 시청자 평가'에서 '킬러들의 쇼핑몰'은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티빙의 '피라미드 게임'이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피라미드 게임'은 일상이 되어버린 학교폭력에 맞선 열여덟 소녀들의 치열한 투쟁을 조명하며 큰 화제성을 불러왔다. 흡인력 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시너지까지, '피라미드 게임'은 김지연을 필두로 '장원영 언니'의 꼬리표를 뗀 장다아, 그리고 류다인, 강나언, 신슬기 등 주목할 만한 신예를 탄생시켰다.
이는 시청자들이 선택하는 것은 배우의 이름값이 아닌 작품성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정덕현 평론가는 "스타파워가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다만, 작품이 따라줘야 스타파워가 힘을 발휘한다는 거다. '삼식이 삼촌' 같은 경우는 송강호의 연기에 결점이 있었다거나 그런 부분은 전혀 아니다. 다만, 작품의 완성도나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 그만큼의 분위기를 못 띄워줬다고 봐야 하는 것"이라며 "작품이 나쁘진 않지만, 너무 긴 러닝타임이 패착이었다고 본다. 16부작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루즈해졌다. 스토리를 압축했다면 작품도 살고, 송강호 배우도 훨씬 더 빛났을 거다. 이 말은 거꾸로 얘기하자면, 스타파워 하나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라미드 게임'과 같이 다 신예 배우들이 나온다고 해서 관심도가 낮거나 소위 망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각본과 좋은 기획이 있다면, 신예 배우들이 들어가도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스타파워가 힘을 발휘하는 것은 맞지만, 그전에 더 중요한 것은 작품 자체가 가진 힘"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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