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영·김아영, 주기자·맑눈광은 없다 [셀럽 탐구]
입력 : 2024.10.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나연 기자] ‘SNL 코리아’가 탄생시킨 스타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주현영부터 김아영까지, 희극 캐릭터로 얼굴을 알린 만큼 이미지 탈피에 대한 부담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정극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가는 이들의 행보에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가 첫 방송됐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박신혜 분)가 지옥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김재영 분)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선악 공존 사이다액션 판타지. 

작중 김아영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이아롱의 몸에 빙의한 악마 베나토 역을 맡았다. 당초 그는 거짓지옥을 관장하는 악마 그레모리로, 진짜 강빛나를 잡아오라는 명령을 받고 인간계에 유배온 것으로 소개됐던 바. 하지만 뒤늦게 임무 수행 도중 인간의 감정을 느끼는 악마를 숙청하는 징벌자 베나토라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그 과정에서 김아영은 고윤성(김동혁 분)을 협박해 죽음으로 내몰며 ‘악마’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괴로워하는 고윤성을 앞에 두고 일말의 동정도 없이 살벌한 미소를 짓는 김아영에게서 ‘SNL 코리아’ 속 ‘맑눈광’은 떠오르지 않았다.

김아영은 지난 2018년부터 웹드라마 및 단역 출연을 통해 배우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런 그가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에서였다. 2022년 방송된 시즌3에서부터 크루로 합류한 김아영은 ‘MZ오피스’에서 이어폰을 끼고 눈만 껌뻑이는 MZ 신입 캐릭터를 맡았다. 개성 넘치는 연기로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은 김아영은 맑눈광 캐릭터로 광고모델, 예능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렇듯 김아영에게 있어 ‘맑눈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대중에게 처음으로 눈도장을 찍게 만든 계기이자 ‘청룡시리즈어워즈’ 신인 여자예능인 상을 안겨준 ‘인생 캐릭터’이기도 하기 때문. 더군다나 김아영은 현재도 ‘SNL 코리아 시즌6’ 크루로 활약 중인 상황이다. 정극보다도 희극으로 먼저 알려졌으니 정극에서만큼은 희극인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한다면 시청자 입장에서도 몰입에 방해를 느낄 수 있을 터. 하지만 김아영은 JTBC ‘웰컴 투 삼달리’에서 걸크러시 의리녀로,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서는 코믹과 감동을 오가는 통통튀는 매력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켜왔다.

이에 더해 ‘지옥에서 온 판사’에서는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모습으로 소름을 유발하고 있다. 제작발표회 당시 “살기가 느껴지는 또 다른 눈을 가진 김아영이란 걸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하며 작품에서만큼은 ‘맑눈광’ 이미지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마찬가지로 ‘SNL 코리아’가 찾아낸 또 다른 보석, 주현영 역시 정극에서 차근차근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주현영은 2021년 ‘SNL 코리아 시즌1’부터 지난해 공개된 시즌4까지 함께하며 ‘주기자’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9년 단편영화 ‘내가 그리웠니’로 정식 데뷔 후 다양한 웹드라마에 얼굴을 비추며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였던 주현영은 ‘SNL 코리아’에서 ‘주기자’라는 색다른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백상예술대상’, ‘청룡시리즈어워즈’ 등에서 신인 예능인상을 휩쓸었다.

‘주기자’로 대중에게 자신의 얼굴을 알린 주현영은 2022년 방송된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SNL 코리아’에서와는 또 다른, ‘똘끼’ 넘치지만 쿨하고 의리넘치는 동그라미 캐릭터로 주목받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큰 흥행을 거두면서 주현영이 맡은 동그라미 또한 적은 분량에도 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 

이후 주현영은 TV드라마 첫 주연작인 tvN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서 뭉클한 감정연기로 몰입감을 높이는가 하면, MBC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서는 시대를 넘나드는 활력소로 활약하며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이밖에 tvN ‘웨딩 임파서블’, ‘손해 보기 싫어서’ 특별출연에 더해 차기작으로 ‘나의 친애하는 찐따에게’ 출연 소식을 전하며 쉴틈없는 열일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뿐만아니라 TVING 예능 ‘크라임씬 리턴즈’ 고정출연에 더해 지난 8월부터는 최화정의 뒤를 이어 SBS 파워FM ‘12시엔 주현영’ DJ를 맡아 라디오 진행을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 ‘괴기열차’를 통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기도. ‘괴기열차’는 공포 유튜버 다경이 폭발적인 조회수를 얻기 위해 괴기한 소문의 근원지인 지하철 광림역을 취재하며 맞닥뜨리게 된 섬뜩한 이야기를 담은 호러 미스터리 영화로,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장르 영화를 소개하는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 공식 초청돼 기대작으로 각광받았다.

주현영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SNL’의 이미지를 깨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부담감을 전했지만, 이제 더는 주현영을 ‘주기자’라는 틀 안에 가둬둘 수 없을 정도로 드라마를 넘어 예능, 라디오, 영화까지 종횡무진 누비는 중이다.

‘SNL 코리아’가 대중에게 이들을 소개하는 자리였다면, 거기서 그치지 않고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은 이들 자신의 몫이다. 코미디 이미지가 강렬하다 한들 그 경험과 기회를 발판삼아 탄탄한 연기력으로 또 다른 캐릭터를 덮어씌운다면 시청자는 자연스레 빠져들 수밖에 없다. 주기자·맑눈광이 아닌 배우 주현영과 김아영의 ‘본업 충실’ 활약에도 많은 기대와 관심이 쏠린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OSEN DB, 쿠팡플레이, SBS, ENA,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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