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했던 '흑백요리사', 이균 셰프 입덕문 연 두부지옥이 살렸다 [Oh!쎈 초점]
입력 : 2024.10.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최이정 기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파이널 진출자를 선정하는 '무한 요리 지옥'이 프로그램의 '용두용미'에 큰 역할을 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요리 지옥은 준우승자 에드워드 리(이균) 셰프를 향한 본격 입덕문을 연 회차이기도 하다.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지난 8일 공개된 11-12회에서 마지막까지 파격적인 미션과 박진감이 폭발하는 명승부 속 우승자가 베일을 벗었다.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최현석, 트리플 스타, 정지선, 요리하는 돌아이, 이모카세 1호, 장호준, 나폴리 맛피아, 에드워드 리 TOP8이 전쟁 같은 키친에서 한순간도 시선을 뗄 수 없는 반전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기대를 모았던 세미 파이널 2차전 무한 요리 지옥에서는 제한 시간 30분 안에 두부로 계속 창의적인 요리를 만드는 셰프들의 치열했던 끝장 요리 대결이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경연자들에게는 지옥이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시청자들이 '흑백요리사'에 진정으로 바랐던, 셰프들의 '요리' 향연이 펼쳐진 것. 마지막까지 완성도 높은 요리를 힘 있게 끌고 간 에드워드 리와 트리플스타가 사실상 결승전이었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에드워드 리는 잣 아보카도 두부 스프를 시작으로 구운 두부와 가리비, 훈제 두부와 오리고기, 두부 블록 고추장파스타, 켄터키 프라이드두부, 유자 두부 크렘 브륄레를 제한된 시간 안에 완벽하게 내놓아 보는 이들에게 충격과 전율을 선사했다. 빠른 시간 내에 순발력있게 선보인 요리들이 전체적으로 한 코스 요리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흑백요리사'에 출연하며 그간 안 해본 요리에 도전할 것이란 에드워드 리의 인터뷰가 등장, 그의 창작성과 예술성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했다. 베테랑 셰프가 보여줄 수 있는 이상적인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레스토랑 미션에서 불공정한 팀원 방출 제도로 비판을 받았던 '흑백요리사'는 요리 지옥, 이른바 이 두부 지옥 미션을 통해 완벽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사실상 두부대전이 '흑백요리사'의 찐 콘텐츠였다'란 반응이 줄을 이었고 활약에 비해 편집 분량이 많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냈던 장호준 셰프의 실력 역시 유감없이 발휘된 회차였으며 이 외에도 이모카세, 요리하는 돌아이 등이 두부로 만든 여러 요리를 통해 제 실력을 보여줬다. 

워낙 두부 지옥의 존재감이 강해 '이름을 건 요리' 결승전이 밋밋할 수도 있었지만, 주인공들의 스토리텔링이 멋지게 결말을 이끌었다. 특히 에드워드 리는 "나도 한국이름 있다"라며 자신의 이름을 '이균'이라고 밝히고 대결에서 한국인 이민자로 살아오며 정체성을 끊임없이 고민해온 그의 삶을 떡볶이와 디저트 요리에 녹아내 뭉클함을 안겼다. 앞서 비빕밥에 이어 이균이란 한 인간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요리는 비록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이미 그 결과는 상관없었다. 사실상 에드워드 리 셰프가 두부 지옥을 끝내고 1위를 하며 수건을 던지는 세레머니를 할 때 그 여정은 이미 '끝났다'. 

"심사위원에게 가는 길은 길었어요. 가끔은 ‘잠깐만, 돌아가서 뭔가 고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걸어야 하죠. 해봅시다" - 에드워드 리. 

/nyc@osen.co.kr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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