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상암동, 유수연 기자] 배우 한석규가 말아주는 웰메이드 스릴러 '이친자'가 공개된다.
10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신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는 새 금톧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 MC로는 박경림이 나선 가운데, 한석규, 채원빈, 한예리, 노재원, 윤경호, 오연수, 송연화 PD가 참석했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기획 남궁성우 / 연출 송연화/ 극본 한아영 / 제작 아센디오, 우드사이드/ 이하 ‘이친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 드라마다. 약 30년 만에 친정 MBC로 귀환한 배우 한석규와 떠오르는 신예 채원빈이 아빠와 딸로 호흡을 맞춘다.
이날 송연화 PD는 “‘이친자’는 보편적인 인간관계에 중심을 둔 스릴러다. 가족, 직장관계 등 가까운 타인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다. 베일에 싸인 딸과 이를 파헤치는 아버지를 통해 수사물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장르적 재미를, 동시에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재미를 가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석규는 범죄자의 심리를 꿰뚫는 최고의 프로파일러이지만, 딸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아빠 장태수 역을 맡았다. 먼저 30년 만에 MBC로 돌아오게 된 한석규는 "저는 신인 탤런트 한석규입니다”라고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 자리를 위해서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하다가, 제가 촬영에 들고 다닌 게 있다"라며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이어 한석규는 "이미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 아버지 방에서 본 건데. 이게 제 MBC 전속계약서다. 종이 색깔이 벌써 앤티크하지않나. 이게 91년도의 것"이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이걸 저희 어머니 수첩에서 발견했다. 저에겐 의미가 굉장히 깊은 일이었다. 하필이면 제가 29년 만에, 이때의 계약서를 왜 어머니는 가지고 계셨을까. 싶더라. 저에겐 이 작품이 이 일 때문이라도 저에겐 특별하다"라며 "신구 선생님은 공연하기 전에 ‘처음처럼’이라는 합창을 하신다고 하더라. 제겐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제가 그 뒤를 따르고 있는 후배로서도 인상 깊었지만, 이 일은 마치 처음 같은 의미로서 뜻깊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촬영 내내 이걸 들고 다니면서 속이 버글버글할 때 한 번씩 보면서. 송연화 감독 때문에 진짜 죽을 뻔했다.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는 건, 시작 전부터 제가 ‘날 좀 죽여주시오’ 하고 부탁하긴 했었다. 저도 정말 처음처럼 작품에 임해봤었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또한 한석규는 "잘 아시다시피, 저는 마지막 작품이 95년도 ‘호텔’을 마지막으로 영화를 하게 되었다. 마음속에 품었던 오랜 연기자로의 꿈이었다. 맹렬한 마음으로 영화에 임했다가 시간이 흘렀다. 그때는 영화를 한다는 잰 체하는 마음도 있었던 거 같다. 세월이 흘러 연기라는 일에 집중하고, 무대가 어디건, 저는 ‘연기’를 꿈꿨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건방진 마음이 사라진 거 같다. 그때 마침 ‘뿌리 깊은 나무’를 만났다. 어제가 마침 한글날이기도 했다. 그렇게 흐르게 되어 아버지로 어떤 역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원했던, 가족으로,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는 작품을 만나서 하게 되어서 기쁘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특히 그는 "사실은 이 작품은 오래전부터 바라던 일이다. 이 작품을 통해 여성 감독이 연출자인 분과 작업, 그래서 처음부터 이런저런 부탁도 했다. 꼭 여성이 연출한 드라마나 영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더라"라며 "스릴러, 수사물보다는 저는 가족 이야기인 것 같다. 저는 개인적으로 평생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여러 인터뷰에서 했었다. 가족으로 푸는 모든 이야기를 다 해보고 싶다. 제가 또 아버지가 되지 않았나. 제게도 자녀들이 있는데, 원빈 양과 같은 나이의 둘째 딸이 아주 개성이 강하다. 깊이 그 아이에게 사과한 적이 있다. 정말 미안하다고. 아이가 청소년이 넘어섰는데, 아버지로 생각했을 때 ‘내가 그때 정말 잘못했구나’ 싶어서 세 번 정도 사과한 적이 있다. 이번 작품에서 장태수라는 인물은 아버지로서는 갖지 말아야 할 마음, 형편없는 아버지다. 이후에는 딸에게 깊은 용서를 구하게 된다. 저는 아마 그 점 때문에 이 드라마를 하고 싶었던 거 같다. 뒤늦게 깨닫는 아버지의 용서와 사과는 어떻게 돼야 할 것인지, 가족의 이야기를 꼭 한번 시청자분들께 선뵈고 싶어서 이 작품을 출연하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배우들과의 호흡에 관해 묻자 "호흡이 나빴다고 말할 수가 없잖아요"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저는 항상 후배들에게 던지는 첫인사로 괜찮지? 였던 거 같다. 원빈 씨도 오늘 소감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나. 그만큼 배우들이 현장에서 성실하고 진솔하게 했다. 결과물도 제게 중요한데,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배우들 긴장을 좀 주려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그게 당혹스러울 수도 있었겠지만, 서로 이심전심으로 했다. 특히 감독님과의 작업은, 너무 힘들고 지긋지긋했지만, 끝나고 나면 분명히 다시 그런 작업을 원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채원빈은 비밀을 간직한 딸 장하빈으로 분해 미스터리한 매력을 발산한다. 채원빈은 한석규의 둘째 딸과 2일 차이로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특별한 인연을 가진 한석규와 부녀 호흡에 대한 소감을 묻자, "부담이 없었다면 너무 거짓말이다. 부담이 컸는데, 저는 선배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선배님과 연기하면 크게 느끼게 해주실 것이고, 내 안에 있는 것을 꺼내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막연한 부담감으로 시간을 보내진 않았고, 선배님이 이끌어주시면 어떻게 따라갈 수 있을까, 작품에 대해 고민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채원빈은 "사실 하빈이를 오해하는 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인물을 저로부터 시작하면 너무 과해지더라. 제가 이런 상황에 부닥쳤다고 생각하면. 그래서 촬영 초반에 감독님께서 ‘너무 감정이 많이 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중반까지는 좀 집에 가서 울었다. 느껴지는 것에 비해서 해소가 안 되니까"라고 울컥하면서도 "다만 중후반부부터는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셨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예리는 태수의 신입 프로파일러 ‘이어진’ 역으로 분한다. 그는 "어진이는 사람보다는 사건이 중심이 캐릭터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분들이 보고 불편해하거나 미워하시면 어쩌지, 을 감독님과 많이 상의 했다. 결국엔 어진이를 이해할수록 이 사람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이 현실적으로 위하는 게 무엇일까 했을 때, 현실적으로 무언가를 바꿔주고 싶었던 사람인 거 같다"라고 전했다.
특히나 한예리는 결혼 후 첫 작품 소감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앞서 한예리는 지난 2022년 6월 비연예인 남성과 깜짝 결혼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두 사람은 별도의 예식 없이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와 관련해 한예리는 "많은 분 몰랐으면 좋겠는데. 또 이렇게 (언급이 된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좋은 시간을 보냈다. 사실 지금 많은 작품이 제작되고 있는 건 아니라, 우연히 타이밍이 잘 맞아서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됐다"라며 "무엇보다 이 작품이 녹록하진 않았다. 힘들기도 하고, 고민한 부분도 많았다. 정말 끈질기게 만들어야 하는 작품이라서, 매번 현장에 갈 때마다 배우분들께 좋은 에너지를 어떻게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노재원는 공감 능력이 뛰어난 신입 프로파일러 ‘구대홍’ 역을 맡았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 “따뜻한 성품을 가진 인물이라 설명이 되어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오히려 저는 그게 방해가 되더라. 과연 대홍도 공감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할까? 싶더라. 저에겐 누구를 이해하는 일이 참 어려운데,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면서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고 온 마음을 다해 보고 들으려고 발악했다"라면서도 "어려웠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윤경호는 수사에 열정적인 강력 1팀 팀장 ‘오정환’ 역을 맡았다. 그는 “처음엔 좀 다른 형사를 연기하고 싶다는 막연한 욕심이 있었는데, 결국 최선을 다하다 보면 닮은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감독님을 뵙고 확신이 생겼다. 제가 앞으로 하고 싶어 하고 고민하는 부분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 더 농익고, 진중한 중견의 느낌이 들고 싶다는 거였다. 이걸 표현하고 싶은 의지는 있지만 연기를 하면서 안되어서 아쉬웠는데, 감독님께서 그걸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이번엔 웃음기 없이 한석규 선배와 대등한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는 인물을 맡을 수 있을 거라 확신을 주셨다. 그게 제게 큰 도전이면서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실제로 한석규 선배라는 어마어마한 분과 대등한 에너지를 가져야 하는 부분이 떨렸는데, 선배님이 믿고 대해주셨다. 방송엔 어떻게 보일진 모르겠지만, 실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건방지게 나온다. 굉장히 큰 용기가 필요한 연기였다. 그러니 미워하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오연수는 하빈의 엄마이자 태수의 전 아내 ‘윤지수’ 역을 맡았다. 그는 "작품 내에서 저의 가정에서 일어난 사건이 있다. 막판에는 저 또한 딸 아이를 의심하게 되기도 한다. 가정을 살리려고 노력하지만 안되는 가슴 아픈 이야기다. 저도 엄마이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이야기와 대비해 가면서 가슴아프게 찍었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끝으로 감독은 "모든 스태프와 배우가 진심으로 만들었다. 시청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고, 한석규는 "제가 MBC에서 첫 배우를 출발했다. 제가 배우, 연기자로서 출발했다는 의미는, 그 시작으로 저의 연기 톤 스타일이 풍부해졌다고 생각한 적이 많다. 제게 있어 친정인 곳을 다시 오게 되어서. 제가 졸업하고 1년을 백수로 지냈었다. 저에 대한 확신이 무너지고, 과연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었다. 그런데 그 시절, 어머니가 저에게 한마디라도 ‘뭐 하고 있니?’라고 하지 않으셔서, 제가 좀 잘 되었을 때 ‘엄마 왜 그때 나한테 그런 말 안 했어? 핀잔도 안 줬어?’하니까, ‘보니까 재주는 좀 있는 거 같은데. 그래도 입에 풀칠은 하겠지’ 했었다. 그 마음을 이 작품을 통해 담아보고 싶었다. 부모로서 자식에 대한 믿음과 의심이 뭘까. 저는 의심을 한 번도 당해본 적 없이 살았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통해 그 지점을 개인적으로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린다"라며 시청을 당부했다.
한편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오는 1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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