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의 대표이사직을 두고 전 대표 민희진과 모회사 하이브가 재판에서 맞붙었다.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민희진 어도어 사내이사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날 민 전 대표는 “하이브가 자신을 배신해 (대표이사직에서)해임했다”고 주장했고, 하이브 측은 대표이사 재선임 요구에 “주주간계약은 주주간 신뢰관계가 전제인데, 이미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배신해 신뢰관계가 파괴된지 오래”라고 밝혔다.

특히 하이브 측은 지난 5월 가처분 결정문에 판시된 ‘채권자(민 전대표)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를 이탈하거나, 채무자(하이브)에게 어도어 주식을 매도하도록 압박하여 독립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그러한 행위는 채무자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하이브가 주주간계약을 해지하고 해지 확인의 소를 제기한 것도 이같은 재판부의 판단에 기인하는 것이며, 민 전대표 측이 해지 사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선 가처분의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희진 전 대표 측은 재판을 통해 하이브가 뉴진스에 대한 역바이럴과 뉴진스 멤버 하니를 상대로 한 직장 내 괴롭힘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흠집 내기용 언론플레이 등 배신행위와 괴롭힘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하이브는 민 전 대표와 이 전 부대표는 감사권 발동 수개월 전부터 경영권 탈취모의를 거듭해왔다며 “하이브 출신인 이 전 부대표는 어도어에 근무한 석달동안 다른 일은 하지않고 경영권 탈취 관련 업무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어도어 출근 전에도 모 캐피탈 대표를 만나 기업공개 명목의 독립방안을 상의하고 민 전 대표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가 이 전 부대표에 ‘BTS가 돌아오기 전, 앞으로 1년...그래서 쟤네 힘들게 하고 우리는 자유를 얻는 것이 목표’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며 “또 민 전대표의 지시로 ’1945’ 보고서를 통해 하이브 경영진별로 괴롭힐 소재를 정리하고, 정리할 소재로 음원사재기, 공정위를 제기하고, 뉴진스의 전속계약해지시 배상액을 추산하고, 잠재적 투자자 명단을 정리하거나 두나무, 네이버 등 하이브 주주들로 하여금 하이브를 압박해 어도어 지분을 팔거나 매입토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특히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의)독립전략의 핵심은 여론전임을 강조하며 하이브를 압박하고, 뉴진스를 앞세우며 하이브가 어도어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여전히 실행 중인 것”이라며 “민 전 대표는 실행에 옮긴 적이 없다는 데, 3월 14일 이 전 부대표가 민희진에 투자자들과 모임이 어땠냐고 묻자,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데리고 나와라가 중론인데, 전속계약 내용 좀 자세히 보자’고 답변했다”고 증거를 공개해다.

하이브 측은 이날 변론을 통해 민 전 대표 측이 한 유력경제지에 주주간계약서 원본을 통째로 유출해 보도된 사실도 감사자료로 공개하며 “주주간계약은 비밀유지조항을 상세히 규정하며 언론이나 일반대중에 공표해서는 안된다. 또 공표할 경우 사전에 상대방 당사자와 공표 내용과 시기를 협의하도록 되어있는데 이를 위반한 것”이라고 꼬집으며 이는 주주간계약 해지사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의 해임 사유는 이 전 부대표의 성희롱 사건에 대한 부당개입이었다며 “신고가 처음 들어오자 ‘허위신고자에 가해지는 처벌 조항도 신설해야한다’고 주장하고, 가해자인 이 전 부대표에 조사내용을 무단공유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는 성희롱 은폐와 관련된 사건에서도 개인의 입장을 ‘어도어의 공식입장’이라며 반복적으로 게시하고, 이를 본인이 계약한 홍보사를 통해 언론사에 배포하는 것은 권한 남용”이라며 “개인의 노이즈와 리스크가 어도어와 뉴진스의 이미지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이슈가 어도어와 뉴진스에 도리어 악영향을 끼쳐 대표이사 교체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재판에서는 뉴진스와 아일릿에 대한 유사성 논란도 언급됐다. 민희진 측은 내부 직원의 제보 내용을 공개했고, 제보 내용에서는 빌리프랩이 아일릿을 기획할 당시 방시혁 하이브 의장으로부터 뉴진스 기획안을 제공받아 이를 카피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와 관련해 하이브 측은 “감사가 시작되기 전인 4월 10일 (민 전대표가)법무법인 측과 이미 논의를 마쳤고, 법무법인으로부터 ‘표절은 애매’하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반박한 뒤, “이에 민 전대표는 ‘우리의 목적이 하이브 고치려고 하는 거니, 하이브 처벌개선은 사실 안물안궁, 목적은 개선이 아니랬잖아. 그냥 고발하는 거고. 공정위 바로 엄마들이 찌르고 속전속결, 공정위가 수사를 하든말든 그 사이 이슈는 일파만파 될꺼고 세상이 뒤집힐 건데 ‘라고 답변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재판 말미 재판장은 세종(민희진 법률대리인) 측에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올라와 있지도 않은데, 어도어 이사회에 찬성 의결권 행사를 구했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어도어는 8월 27일 ‘뉴진스 총괄 프로듀서’ 민희진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 김주영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민희진 전 대표는 일방적 해임 통보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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