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인기의 중심에는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안성재 셰프가 있다. "채소의 익힘", "이븐(even)하게", "~거거덩요" 등 수많은 유행어와 밈을 만들며 대한민국 '최고의 핫한 남자'로 등극했다.
지난 8일 '흑백요리사'는 흑수저 나폴리 맛피아가 백수저 에드워드 리를 꺾고 상금 3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큰 화제 속에 마지막 회가 공개됐고, 백종원과 안성재 심사위원 만장 일치로 우승자가 탄생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요리 경연 서바이벌은 막을 내렸지만,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셰프들과 심사위원 안성재를 향한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1등 나폴리 맛피아를 비롯해 에드워드 리, 트리플 스타, 요리하는 돌아이, 최현석, 정지선, 이모카세 1호, 철가방 요리사 등은 다양한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서 인기를 실감 중이고, 이들이 일하는 레스토랑과 식당은 예약이 폭주하는 중이다. 또한 '유퀴즈' '레미제라블' '컬투쇼' 등 출연을 확정하며 방송계 러브콜 1순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가장 주목받은 안성재 셰프의 '모수'는 잠정 폐업해 열혈 애청자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모수는 '흑백요리사' 초반부터 이목이 집중된 곳으로, 안성재가 오너 셰프로 운영하고 있으며, 최종 3위 트리플 스타가 수셰프로 일한 바 있다. 여기에 1대1 대결에서 최현석과 맞붙어 안타깝게 탈락한 '원투쓰리' 역시 모수 출신으로 알려졌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대체 모수는 어떤 곳이길래?"라는 궁금증을 가졌고, 동시에 모수가 지향하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에 대한 호기심도 커졌다. 파인다이닝은 '고급 식사' '퀄리티 높은 요리'를 뜻하고, 모수는 국내 유일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이다.
과거 한식 레스토랑 '가온'도 우리나라 첫 미슐랭 3스타로 유명했으나 자본잠식 등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문을 닫았고, 신라호텔 한식당 '라연'은 2스타로 한 단계 내려왔다. 현 시점 모수가 미슐랭 3스타로 자존심을 지켰지만, 역시 재정적인 이유 등으로 현재는 영업을 중단한 상황이다.
안성재 셰프는 2017년 CJ제일제당과 계약을 맺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모수' 서울 지점을 열었다. 2019년 미슐랭 1스타로 시작해 2020~2021년 미슐랭 2스타, 2022~2023년 미슐랭 3스타를 받았다. 당시 이 소식을 접한 안성재 셰프는 직원들 앞에서 눈물을 펑펑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올해 1월 CJ제일제당과 계약 기간이 만료돼 파트너십도 끝났다. 계약 연장에 실패하면서 국내 유일의 3스타 모수가 문을 닫는 일이 발생했다. 9개월 째 잠정 폐업 상태인 것.
파인다이닝 사업을 요식업 관점에서 봤을 때, 원래 적자가 심한 구조이며, 회전율에서도 취약하다. 높은 인건비와 고급 식재료, 좋은 식당 위치 등을 위해선 엄청난 유지비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에 따르면 최대 마진율이 5% 안팎이라고.
또한 최근 물가는 상승됐지만 경기가 악화되면서 대한민국 외식 산업이 전체적으로 침체기를 맞았는데, 그 중에서도 파인다이닝은 가격대가 높다보니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흑백요리사'의 메가 히트로 대중들의 파인다이닝에 대한 관심도와 수요가 상승했고, 출연 셰프들의 가게 예약이 피켓팅 수준으로 힘들어졌다. 다만, 모수가 문을 닫아 안타까움을 커지고 있는데, 안성재 셰프는 빠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이태원 지역에 모수 재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백종원의 유튜브 채널에서 '모수는 언제 오픈하냐?'는 질문에 "지금 겨울에 오픈하려고 한다. 내년으로 갈 수도 있다"고 직접 밝혔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대신, 신중을 기하고 있는 안성재 셰프가 '흑백요리사' 이후 어떤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날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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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백종원 PAIK JONG WON' 화면캡처, 모수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