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지민경 기자] 가수 이승윤이 자신의 음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승윤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정규 3집 앨범 ‘역성’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하고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승윤의 정규 3집 ‘역성’은 거스를 수 없는 것들을 거스르는 이야기를 담은 앨범으로, 다채로운 밴드 사운드로 자신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번 앨범 역시 15곡 모두 오롯이 자신이 홀로 작업한 가사들로 음악을 만든 그는 가사를 쓸 때 영감을 어디서 받냐는 질문에 “저는 화날 때 가사를 많이 쓴다. 가사가 시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은 없다. 가사를 쓸 때 그래도 이 문장 문장이 이승윤스러움이 조금은 담겼으면 좋겠다 해서 비슷한 문장도 최대한 다른 면에서 볼 수 있는 문장으로 전환하는데 공을 많이 들인다”고 밝혔다.
최근 이지리스닝이 득세하고 있는 가요계에서 이승윤은 6분이 넘는 음악, 여러가지 사운드가 꽉 차있는 음악 등 꿋꿋하게 자신만의 음악으로 승부하고 있는 바.
이에 대해 그는 “아무도 안 읽는데 꽂혀있는 책 같은 음악? 농담이다.(웃음) 저는 슈퍼이지 리스닝이 됐으면 좋겠는데 왜 하드리스닝으로 가는지 모르겠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할 뿐이다. 엄청 하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난한 정도의 이지함을 요하는 곡인데 제가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롱폼을 만들어야지 하고 만드는 건 아닌데 만들다 보니까 롱폼이 된다. 롱폼을 숏폼으로 줄여야 하나 했을 때 나는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 않을까 했다. 롱폼을 만들거면 제대로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노래들이 2분대까지도 가는 시대인 것은 알고 있는데 제가 잘 하는 영역은 3~4분이 넘어가는 노래라고 생각해서 잘 하는 걸 잘 하자 싶었다”고 덧붙였다.
며칠 전 ‘가왕’ 조용필이 20집을 발표했고, 이번 주말에는 故 신해철의 10주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 이승윤은 “정말 존경하는 분들이다. 제가 작년에 조용필 선배님 잠실 공연을 보러 갔는데 정말 많이 놀랐고 범접할 수 없음을 느끼고 왔다. 궁극의 경지가 있구나를 느꼈다. 그래서 이번 앨범도 더 기대가 된다. 끊임없이 시대의 음악을 계속 체화해서 이 시대와 같이 가는 음악이라고 생각해서 너무 대단하다”라며 “신해철 선배님은 제가 뵌 적도 없지만 신해철 선배님의 계통이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영광이다. 당연히 선배들의 언어들, 음악, 길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도 여기서 음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거창해지지 말자’가 자신의 모토라는 이승윤은 “제가 엄청 거창한 사람이라서, 거창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라서 저를 다독이기 위해 거창해지지 말자고 하는 거다. 제가 저를 현실주의자라고 하는 이유도 제가 너무 지독한 꿈을 꾸는 사람이라서 거창한 이상론을 이야기 할 때가 있다. 내가 하는 말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거창해지지 말자고 하는데 어쩌다 보니 거창한 음악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첫 싱글 ‘오늘도’를 통해 정식 데뷔 한 이후 알라리깡숑 등 밴드와 솔로활동을 병행하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 이승윤은 지난 2020년 JTBC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 ‘싱어게인-무명가수전’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너무 감사한 프로그램이고 ‘싱어게인’이 아니면 음악을 그만뒀을 고민을 하던 시점이라 감사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오디션 출신이라는 캐릭터는 주어진 역할이 커버곡을 부르는 것이고 대부분 방송매체에서는 싱어송라이터 보다는 이미 누구나 좋아하는 노래를 여러가지 음색으로 보여주는 게 안전한 방법이니까. 그 역할을 많이 하시는데 저는 예전에 버스킹할 때도 커버곡을 안불렀다. 명곡을 부르고 제 노래를 부르면 관객들을 감화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제 노래를 이렇게 3집까지 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점이다. 달라진 점은 제가 3집 앨범을 내고서 완성을 시키고서 자부심을 느끼고 이 앨범을 내기 위해 음악을 했지 스스로 뿌듯할 수 있는 것이 가장 달라진 지점”이라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마름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