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류중일(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익숙한 투수의 이름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KIA 타이거즈 좌완 영건 이의리(22)다.
대표팀은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조별 라운드가 열리는 대만으로 출국했다. 한국은 13일부터 시작될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일본, 대만,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호주와 함께 B조에 속했다. 여기서 한국은 최소 2위를 확보해야 11월 21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슈퍼 라운드에 참여할 수 있다.
9일 첫 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은 10일 대만프로야구팀과 평가전, 11일 휴식, 12일 공식 훈련을 마치고 13일 홈팀 대만과 B조 1차전을 치른다.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선발 투수다. 이번 대표팀에는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준우승을 이끈 주축 선발 투수들이 대거 빠졌다. 그래서 등판 가능한 선발 자원이 고영표(KT 위즈), 곽빈, 최승용(이상 두산 베어스), 임찬규(LG 트윈스) 딱 4명뿐이다.
출국 전 류중일 감독은 "선발 투수가 4명뿐이라 첫 경기(대만전) 선발 투수가 마지막 경기(호주전)에 등판할 것"이라며 "선발이 약하니까 중간 투수를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쉬운 이름 중 하나가 이의리다. 이의리는 광주수창초-충장중-광주제일고 졸업 후 2021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좌완 영건이다. 2021년 데뷔 첫해부터 19경기 94⅔이닝을 소화하며 신인왕을 수상했고,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부터 국가대표 단골손님이 됐다.
국제무대에서도 강해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일본을 상대로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을 도쿄돔에서 뿌리며 ⅓이닝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2023 APBC 때는 또다시 일본을 상대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국대 좌완 계보를 이을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착실히 성장하던 그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 4월 10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왼쪽 팔꿈치에 통증이 찾아온 것. 당시 검진 결과는 왼쪽 주관절 굴곡근 염좌였고 일단 재활을 선택했다. 이후 5월 22일 삼성 라이온즈와 퓨처스리그 경기, 5월 2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1군에 복귀했지만, 다시 통증을 느꼈고 결국 팔꿈치 인대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구단과 면담을 통해 재활이 아닌 수술을 결정했고 지난 6월 20일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병원에서 왼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 및 뼛조각 제거술을 받고 공식적으로 시즌 아웃됐다.
가진 재능이 워낙 뛰어났기에 더욱 안타까운 부상이었다. 메이저리그(ML) 경력의 외국인 투수들도 그 재능을 한눈에 알아볼 정도. 메이저리그서 94경기 10승 21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하고 KBO 리그에 잠시 머물렀던 윌 크로우(30)도 그 중 하나였다.
올해 KIA 외국인 투수들을 전담한 박재형 통역은 최근 스타뉴스에 "올해 외국인 선수들이 특히 어린 선수들한테 애정을 많이 보였다. 그중에서도 크로우는 스프링캠프 때 이의리한테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의리와 불펜 피칭하는 날이 달랐는데 자신의 훈련이 끝났다고 그냥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이의리 불펜 피칭을 다 보고 갔다"고 지난 2월을 떠올렸다.
이어 "본인이 적극적으로 코칭하는 건 조심스러워했다. 대신 이의리가 마운드에서 내려오면 '난 너의 투구를 보고 이렇게 생각한다, 이러면 괜찮을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때'라는 등 최대한 이의리의 생각을 먼저 물어봤다"고 덧붙였다.
이의리는 최고 시속 155㎞, 뛰어난 수직 무브먼트의 빠른 직구와 바깥으로 잘 휘는 슬라이더가 매력적인 선수다. 이 점이 크로우의 눈에도 들어왔다. 박 통역은 "크로우가 항상 이야기한 것이 이의리는 이미 강력한 직구와 좋은 슬라이더를 다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걸 어떻게 하면 더 잘 던질 수 있을지 이야기했고, '이것(변화구)만 더하면 빅리그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칭찬했다"고 전했다.
2025시즌 후반기부터 본격적인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이의리의 성공적인 복귀는 KIA에도 큰 관심사다. 올해 이의리의 빈자리를 김도현(24)과 황동하(22)가 분담해 잘 메워주긴 했으나, 외국인 투수들의 거취가 예측이 불가능해지면서 국내 투수들의 분발이 더욱 필요하게 됐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은 이미 많은 메이저리그 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다른 외인 선발 에릭 라우어(29)는 7경기 평균자책점 4.93으로 퍼포먼스가 애매해 KIA 쪽에서 재계약을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양현종(36) 외에 예측할 수 있는 선발 투수가 없는 만큼 이의리의 내년 후반기 퍼포먼스는 KIA의 2연속 대권 도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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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이의리.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대표팀은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조별 라운드가 열리는 대만으로 출국했다. 한국은 13일부터 시작될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일본, 대만,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호주와 함께 B조에 속했다. 여기서 한국은 최소 2위를 확보해야 11월 21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슈퍼 라운드에 참여할 수 있다.
9일 첫 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은 10일 대만프로야구팀과 평가전, 11일 휴식, 12일 공식 훈련을 마치고 13일 홈팀 대만과 B조 1차전을 치른다.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선발 투수다. 이번 대표팀에는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준우승을 이끈 주축 선발 투수들이 대거 빠졌다. 그래서 등판 가능한 선발 자원이 고영표(KT 위즈), 곽빈, 최승용(이상 두산 베어스), 임찬규(LG 트윈스) 딱 4명뿐이다.
출국 전 류중일 감독은 "선발 투수가 4명뿐이라 첫 경기(대만전) 선발 투수가 마지막 경기(호주전)에 등판할 것"이라며 "선발이 약하니까 중간 투수를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쉬운 이름 중 하나가 이의리다. 이의리는 광주수창초-충장중-광주제일고 졸업 후 2021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좌완 영건이다. 2021년 데뷔 첫해부터 19경기 94⅔이닝을 소화하며 신인왕을 수상했고,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부터 국가대표 단골손님이 됐다.
국제무대에서도 강해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일본을 상대로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을 도쿄돔에서 뿌리며 ⅓이닝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2023 APBC 때는 또다시 일본을 상대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국대 좌완 계보를 이을 후보로 떠올랐다.
2023 APBC 당시 이의리. |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가운데)가 지난 4월 10일 투구 도중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끼고 마운드에 오른 코칭 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하지만 착실히 성장하던 그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 4월 10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왼쪽 팔꿈치에 통증이 찾아온 것. 당시 검진 결과는 왼쪽 주관절 굴곡근 염좌였고 일단 재활을 선택했다. 이후 5월 22일 삼성 라이온즈와 퓨처스리그 경기, 5월 2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1군에 복귀했지만, 다시 통증을 느꼈고 결국 팔꿈치 인대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구단과 면담을 통해 재활이 아닌 수술을 결정했고 지난 6월 20일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병원에서 왼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 및 뼛조각 제거술을 받고 공식적으로 시즌 아웃됐다.
가진 재능이 워낙 뛰어났기에 더욱 안타까운 부상이었다. 메이저리그(ML) 경력의 외국인 투수들도 그 재능을 한눈에 알아볼 정도. 메이저리그서 94경기 10승 21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하고 KBO 리그에 잠시 머물렀던 윌 크로우(30)도 그 중 하나였다.
올해 KIA 외국인 투수들을 전담한 박재형 통역은 최근 스타뉴스에 "올해 외국인 선수들이 특히 어린 선수들한테 애정을 많이 보였다. 그중에서도 크로우는 스프링캠프 때 이의리한테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의리와 불펜 피칭하는 날이 달랐는데 자신의 훈련이 끝났다고 그냥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이의리 불펜 피칭을 다 보고 갔다"고 지난 2월을 떠올렸다.
윌 크로우(맨 오른쪽서 두 번째)와 제임스 네일이 지난 2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이의리(맨 왼쪽)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고 있다. |
윌 크로우(가운데)가 지난 2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정해영(맨 왼쪽)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고 있다. |
이어 "본인이 적극적으로 코칭하는 건 조심스러워했다. 대신 이의리가 마운드에서 내려오면 '난 너의 투구를 보고 이렇게 생각한다, 이러면 괜찮을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때'라는 등 최대한 이의리의 생각을 먼저 물어봤다"고 덧붙였다.
이의리는 최고 시속 155㎞, 뛰어난 수직 무브먼트의 빠른 직구와 바깥으로 잘 휘는 슬라이더가 매력적인 선수다. 이 점이 크로우의 눈에도 들어왔다. 박 통역은 "크로우가 항상 이야기한 것이 이의리는 이미 강력한 직구와 좋은 슬라이더를 다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걸 어떻게 하면 더 잘 던질 수 있을지 이야기했고, '이것(변화구)만 더하면 빅리그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칭찬했다"고 전했다.
2025시즌 후반기부터 본격적인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이의리의 성공적인 복귀는 KIA에도 큰 관심사다. 올해 이의리의 빈자리를 김도현(24)과 황동하(22)가 분담해 잘 메워주긴 했으나, 외국인 투수들의 거취가 예측이 불가능해지면서 국내 투수들의 분발이 더욱 필요하게 됐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은 이미 많은 메이저리그 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다른 외인 선발 에릭 라우어(29)는 7경기 평균자책점 4.93으로 퍼포먼스가 애매해 KIA 쪽에서 재계약을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양현종(36) 외에 예측할 수 있는 선발 투수가 없는 만큼 이의리의 내년 후반기 퍼포먼스는 KIA의 2연속 대권 도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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