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2007년생 김영원이 프로당구 PBA 최연소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김영원은 1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서 열린 'NH농협카드 PBA-LPBA 챔피언십 2024-25' PBA 결승전서 오태준(크라운해태)을 세트스코어 4-1(15-13, 15-5, 7-15, 15-12, 15-8)로 승리했다.
이로써 김영원은 17세 23일의 나이로 우승, 프로당구 최연소 챔피언이 됐다. 10대 선수로는 최초의 우승 타이틀이다. 지난 2020-21시즌 LPBA 김예은(웰컴저축은행)이 우승하며 세운 20살 11개월 13일을 훌쩍 앞당겼다.
김영원은 프로 3년차인 이번 시즌 1부 투어로 승격 뒤 치른 첫 대회(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부터 준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고, 140일 만에 다시 결승에 올라 우승 상금 1억 원을 거머쥐었다.
김영원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첫 우승이라서 얼떨떨하다. 개막전 때 첫 결승전서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강동궁 선수를 상대로 초반에 앞서 나갔지만, 조금씩 추격당하면서 압박을 받았다. 너무 공격적으로 나서지 말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더 좋다고 느꼈다. 준우승이 아픈 기억으로 남았었다. 두 번째 결승전서 비로소 우승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머리를 짧게 깎은 이유에 대해서는 "개막전서 결승에 오른 뒤 성적이 좋지 않았다. 최근 3개 투어에서 64강-64강-128강에 머물렀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이번 투어 개막 사흘 전에 머리를 밀었다. 거의 삭발에 가까운 머리 스타일이었다. 지금은 머리가 조금 자란 거다. 내가 내린 결정이었다. 주위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머리 스타일 변화에 크게 놀라셨다"고 설명했다.
김영원이 당구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당구를 시작하고 1년 정도 지난 중학교 때였다. 그는 "당구 수지 25점에 도달했을 때 아버지가 선수에 도전해도 되겠다고 하셨다. 그 때 본격적으로 당구 선수를 꿈꾸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영원은 "아버지가 당구를 좋아하신다. 나와 처음 당구를 함께 즐겼을 때는 수지가 21점이었는데, 이제는 28점까지 오르셨다. 어릴 때는 아버지와 컴퓨터 게임을 했었는데, 아버지가 당구를 즐기면서 나도 당구장을 찾기 시작했다. 당구장 손님들도 '어린 학생이 당구를 잘 치네'라며 놀라시곤 했다"고 웃어보였다.
김영원은 "원래는 아침 일찍 당구장에 나간 뒤 초저녁쯤 집으로 돌아갔다. 이제는 정오에 당구장으로 향한다. 30분 정도 몸을 푼 뒤 연습 경기를 위주로 훈련하고 있다"면서 "오후 8시쯤 집에 들어간다. 집에 돌아간 뒤에는 영어 공부도 조금씩 하고, 당일 경기를 복기한다. 외국 선수와 영어로 소통할 수 있다면 당구 공부에도 도움을 줄 것 같아서다. 훈련을 쉬는 날은 없다. 매일 연습한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 1억 원에 대해 "상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웃은 김영원은 "아버지와 개인 연습실을 차리자는 이야기는 나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영원은 "당구장 삼촌들과 잘 어울리고 있기 때문에 외롭지 않다. 초등학교 친구들도 가끔 만난다. 함께 게임을 하기도 하고, 여행도 다닌다. 중학교 다닐 때도 당구를 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주변에 소문이 났다. 응원을 많이 받았다"면서 "이제 한 번 우승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우승을 목표로 달려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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