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안 풀었던 메시, 세계 최고에 대한 바르사의 배려일까
입력 : 2013.05.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기자=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26)가 몸도 풀지 않은 채 바르셀로나(바르사)의 참패를 지켜봐야만 했다.

합계스코어 0-7. 말이 필요 없는 완패 아니 참패였다. 바르사는 2일 새벽(한국시간) 자신들의 홈구장인 캄 노우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4강 2차전에서 0-3으로 패배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특유의 패스플레이는 전진이 아닌 후퇴를 의미했고 메시가 빠진 공격진은 제대로 된 유효슈팅도 만들지 못한 채 또 다시 득점에 실패했다. 중계카메라에 잡힌 바르사의 팬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한 채 조용히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메시도 마찬가지였다. 바르사의 공격이 실패할 때마다 카메라는 벤치에 앉아있는 메시를 향했다. 마치 경기장으로 나와서 팀의 공격을 이끌라는 것처럼. 그러나 이것이 끝이었다. 90분간 메시의 모습은 카메라에 여러 번 잡혔으나 몸도 풀지 않은 채 악몽 같은 경기는 끝이 났다.

경기 후 티토 빌라노바 감독은 “메시에게 부상은 없었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할 거라 판단했다. 무리시킬 수 없었다”며 메시의 결장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어딘가 개운치 않다. 만약 1차전 0-4 대패가 아니었어도 팀 공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선수를 벤치에서 몸도 풀지 않게 놔뒀을까? 이미 결승진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리시킬 이유는 없었지만 전반에 한 두골을 따라갔다면 후반에 메시를 투입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빌라노바 감독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 대한 배려 혹은 마지막 자존심을 선택했다. 바이에른의 로번에게 결정적인 골을 허용한 후 팀의 중심선수들인 차비와 이니에스타를 동시에 벤치로 불러들였다. 벤치에 이 세 선수를 보는 것은 매우 드문 장면이었다.

바르사는 최고의 선수들에 대한 마지막 배려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경기를 포기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홈구장을 찾아온 팬들에게는 큰 상처가 됐다. 세계 최강 바르셀로나는 없었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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