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퍼거슨’ 모예스의 3가지 걱정은?
입력 : 2013.05.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기자= 분명 좋은 감독인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리그 20번째 우승에 빛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은 결코 가볍지 않다.

알렉스 퍼거슨(72) 감독이 위대한 27년을 뒤로하고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았던 퍼거슨 감독과의 이별은 빠르게 찾아왔고 그 후계자로는 에버턴을 11년간 이끈 데이비드 모예스(50) 감독이 선임됐다.

2002년 에버턴의 지휘봉을 잡은 모예스 감독은 만년 하위권이었던 팀을 11년 동안 이끌면서 중상위권 팀으로 도약시켰다. 비록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는 못했지만 UEFA컵 경험도 있고 2005/06 시즌에는 에버턴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진출시키기도 했다. 이후부터 모예스 감독은 팀의 빈곤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팀을 리그 중상위권 전력으로 만들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감독으로 손꼽혀왔다.

맨유는 에버턴과 다른 팀이다. 매번 우승을 노려야 하는 세계 최고의 클럽이다. 실패는 용납이 안 된다. 모예스 감독에 대한 장밋빛 미래만 흘러나오는 이 시점에서 그의 어두운 면과 걱정되는 이유 세 가지를 분석해봤다.

전임자들의 혹독한 실패
과거에도 중하위권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며 빅클럽에 진출한 사례는 있었다. 마크 휴즈 감독도 블랙번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2008년 6월 맨체스터 시티를 맡았지만 실패를 밧봤고 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인 로이 호지슨도 풀럼의 성공을 등에 업고 2010년 7월 리버풀을 맡았지만 반년 만에 경질됐다. 해외를 찾아봐도 사례는 있다. 비야레알을 챔피언스리그로 이끈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은 2009년에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성적부진으로 경질됐다.

이처럼 중하위권 팀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더라도 우승권 팀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까닭에 각자의 개성과 능력을 조합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젊은 선수들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모예스 감독의 능력은 훌륭하지만 최고의 선수들을 이끌어 나가는 능력은 미지수다.

퍼거슨 성공의 열쇠는 로테이션과 위닝멘탈
퍼거슨 감독이 맨유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비결은 로테이션 정책에 있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맨유내에서도 적당한 경쟁은 필수였고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을 관리하며 적재적소에 투입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모예스 감독은 이런 부분에서 검증받지 못했다. 에버턴 시절에 모예스 감독은 베스트11을 고정시켜 조직력을 극대화시켰고 일 년 내내 비슷한 전술과 선수단으로 리그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컵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수비적인 전술도 문제다. 에버턴은 약팀과의 경기는 확실히 잡아냈지만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수비적인 전술로 일관하며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물론 선수단의 능력차이도 있었지만 매 경기 승점 3점씩을 꾸준히 챙겼던 퍼거슨 감독 특유의 승부근성은 모예스 감독이 갖춰야 한다.

퍼기의 아이들을 장악해라
모예스 감독의 나이는 올해로 50세다. 감독으로서 적은 나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맨유에는 20년 가까이 팀에서 활약했던 라이언 긱스와 폴 스콜스가 존재한다. 또한 주축 선수들인 파트리스 에브라, 리오 퍼디낸드, 웨인 루니, 네마냐 비디치 등은 대부분 퍼거슨 감독이 영입했고 오랫동안 맨유에서 활약했다.

이렇게 한 팀에서 오래 활약한 선수들은 젊고 새로운 감독들과 자주 마찰을 빚어왔다. 첼시에서는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감독과 라파 베니테스 감독이 존 테리, 프랭크 램파드 등과의 갈등을 일으켰었다. 또, 레알 마드리드의 주제 무리뉴 감독도 이케르 카시야스 등 베테랑 선수들과 마찰이 존재한다.

그만큼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빠른 시간 내에 장악하고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모예스 감독은 퍼거슨 감독의 후임자로 오랫동안 지목되어왔고 충분한 자격을 입증했다. 남은 것은 부족한 경험을 채우는 것이고 맨유가 오랜 시간 믿음을 주는 일뿐이다. 그런 면에서 6년 장기계약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진=ⓒBPI/스포탈코리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