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성적: 84승 57패 3무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
[스포탈코리아] '어차피 우승은 두산'이라는 말은 올해 팬들의 기대를 가장 정확히 표현한 말이었다. 과거 우승을 했던 1995년, 2001년, 2015년은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쉽게 펼치기 어려운 해였고 2016년 역시 우승 다음 해였음에도 타격의 핵 김현수의 이탈, NC의 엄청난 전력 보강 등으로 인해 연속 우승을 쉽게 기대할 수 없었다.
이와 달리 2017년의 두산은 압도적인 우승 다음 해라는 점, 특별한 전력 유출도 없었다는 점 때문에 더 강하게 우승에 대한 확신을 할 수있었다. 시즌 전 WBC 대표팀에 무려 9명이 차출되었다는 것 정도가 가장 큰 걱정 거리였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온갖 문제들이 한 번에 드러났다. 먼저 선발 마이클 보우덴이 부상으로 대열에서 이탈했다. WBC에 대한 우려도 현실이 되어, 대표팀에 승선했던 박건우, 오재원, 김재호, 장원준이 부진한 출발을 했다. 동시다발적으로 누수가 발생했기에 대처할 수조차 없었고 4월에 5할 승률 미만 7위를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5월 들어 선수들이 부진을 털고 도약을 노렸지만 금새 힘이 떨어졌고 결국 아쉬운 성적으로 전반기를 끝내게 되었다. 0.519의 승률은 작년 같은 기간 기록한 승률 0.671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었다.
모두가 절망하고 있을 순간 두산은 그동안 몰래카메라 예능이라도 촬영했던 것처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엄청난 질주 속에 후반기가 시작한 지 1달도 안 된 8월 13일 2위 NC의 자리를 빼앗았다. 기아와의 승차도 13경기였었지만 6경기까지 좁혔다. 두산은 계속 승차를 줄여나가 8월 29일엔 1.5경기 차로 턱밑까지 추격했고 9월 말 기어코 공동 1위까지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한 두 경기 차이로 아쉽게 최종전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놓쳤다.
그래도 플레이오프를 손쉽게 따내며 축제 분위기로 한국시리즈를 진출하면서 다시 한번 '어차피 우승은 두산'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데이터 상으로도 두산은 2000년 이후 한국시리즈 대진에서 팀 WAR이 1위 팀보다 높은 3번째 사례였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달리, 플레이오프에서 흉폭했던 타선은 한국시리즈에 들어 빈타만을 반복하며 너무나도 쉽게 시즌을 내줬다. 5차전에 기아의 약점인 불펜을 마침내 공략하며 기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지만, 이미 한참 늦은 뒤였다.
충격적인 몰락을 겪고도 이를 극복하여 최종전까지 올라간 불꽃 같았던 시즌이었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허무하게 꺼져버린 시즌이었다. 그렇지만 두산의 앞길은 여전히 밝기만 하다.
좋았던 선수
지난해 팀 타격 성적이 워낙 좋았고(팀 wRC+ 116.8, 두산 역대 1위) 새롭게 날개를 편 선수가 많았던 만큼 올해의 타격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일부 선수들이 큰 하락세를 겪었지만 역대 팀 wRC+ 1위를 아주 적은 폭으로 다시 경신했다(116.8→116.9).
김재환은 지난해보다 더 성장하며 자신이 일류 타자임을 한 번 더 증명하였다(wRC+ 162.7→171.5).오재일은 시즌 초 큰 이유 없이 부진을 겪었고 들쭉날쭉 기용됐지만 드디어 1루수 자리를 완전하게 꿰차게 되었다. 고질적인
옆구리 부상과도 작별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좋은 활약은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져 2년간 쌓아온 포스트시즌에서의 불운을 완전히 떨쳐버리기도 하였다. 최주환은 2군에서는 더 이상 배울 게 없어 보였던 잠재력을 드디어 보여주기 시작했다.
투수 쪽에서는 작년과는 사뭇 다르게 불펜투수들이 힘을 냈다. 특히 후반기 약진에 있어서 불펜의 지분은 더욱 컸다. 김강률은 우리가 이전까지 알던 모습을 보여준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수호신'으로 환골탈태하며 두산의 질주에 있어서 엄청난 역할을 했다(ERA 전반기 5.44 → 후반기 1.42). 김명신과 김승회 역시 후반기에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김강률을 지원했다(김명신 ERA 전반기 7.02 → 후반기 2.83, 김승회 ERA 5.70 → 3.76).
장원준은 3월부터 10월까지 쉬지 못해 피로 누적이 우려됐지만 뛰어난 피칭을 이어나갔다. 지난해 거의 등판하지 않았던 함덕주는 새로운 자리에서 나이답지 않은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9.11의 9이닝 당 탈삼진율(130이닝 이상, 1위)은 메릴 켈리, 더스틴 니퍼트, 차우찬 같은 쟁쟁한 에이스들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팬들 사이에선 비슷한 나이에 처음 풀타임 선발로 뛰면서 두각을 드러냈던 양현종의 2009년이 연상된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불펜으로 뛸 때는 더욱 완벽한 모습으로 과장을 조금 보태 메이저리그 정상급 왼손 불펜투수 앤드류 밀러가 떠오르게 했다(정규시즌 불펜 ERA 0.50, K/9 10.50, 포스트시즌 불펜 ERA 0.96, K/9 10.60).
MVP – 박건우
0.366/0.424/0.582 20홈런 20도루 wRC+ 164.4 WAR 7.03
'미래의 주전감을 원하면 박건우, 당장 쓸 백업을 원하면 정수빈'. 박종훈 한화 단장이 2009년 두산 2군 감독 시절 했던 유명한 말이 있다. 그 당시 결국 정수빈이 선택되어 백업에서 시작하여 주전 자리까지 넘나드는 동안 박건우는 계속 오랜 유망주로 남아있었다. 어느덧 2015년, '미래의 주전감'이라는 평답게 박건우는 드디어 175타석 동안 wRC+ 143.3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2016년엔 0.335/0.390/0.540 wRC+ 137.7을 기록하면서 완전한 주전을 차지함과 동시에 정수빈을 다시 백업으로 보내며 박종훈 단장의 말을 명언으로 만들었다. 같은 팀 민병헌과 비슷한 호타준족형 국대 외야수가 한 명 더 자리 잡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박건우는 이를 또다시 뛰어넘어 역대급 중견수의 반열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데까지 성공했다. 올해의 성적은 역대 최고의 중견수들과 비교될 만한 정도였다(역대 중견수 시즌 타율 1위, wRC+ 5위, WAR 6위). 시즌 안으로 들어가면 WAR은 중견수 2위 로저 버나디나(5.06)와도 큰 차이를 보였고, 3위 이정후(3.59) 4위 전준우(3.34) 둘의 수치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wRC+ 역시 164.4로 2위 버나디나(127.8)와 30 이상 차이가 있었다. 리그 전체에서는 최정-윌린 로사리오-최형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시즌 초 최악의 부진을 겪어 '플루크'라는 비난까지 들으며 2군까지 다녀온 뒤 기록한 성적이기에 더욱 놀라웠다(3~4월 0.180/0.328/0.260, 이후 0.388/0.436/0.619).
지난해 사이클링 히트에 이어 올해는 두산 구단 최초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진기록으로도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 성적대로라면 골든글러브를 받게 되지 못 할 경우 이번 MVP-신인왕 투표처럼 투표인단의 자질 문제가 한 번 더 불거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실망스러웠던 선수
박건우와 김재환이 더욱 성장했음에도 팀 타격 성적이 작년과 비슷했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는 성적이 내려갔다는 뜻이다. 닉 에반스는 작년과 달리 시즌 초부터 좋은 성적을 내며 KBO 리그에 적응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게 끝이었다. 지난해보다 100타석 넘게 들어섰지만 볼넷과 2루타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볼넷 69 → 61, 2루타 31 → 19). 홈런은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선 것치고는 고작 3개 늘었다. 출루와 장타, 즉 타격의 전부에서 부진을 보이면서 재계약 여부를 위태롭게 만들었다(0.308/0.410/0.565 → 0.296/0.372/0.490).
허경민은 지난해 wRC+ 90.5라는 주전 3루수 중 꼴찌의 타격 성적으로도 유독 인재가 없는 두산의 3루수 자리를 쉽게 차지했었는데 올해는 더욱 심각한 성적을 냈다(wRC+ 72.1). 수비로 모자란 것을 메꾸기에는 지나치게 부족한 성적이었다. 오재원은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 모든 면에서 지난해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wRC+ 84.5 → 79.4). 본래 타격 기대치가 큰 선수는 아니었지만 FA 계약 이후 하락세가 심각한 수준이다(FA 직전 3년 wRC+ 111.1-119.0-102.6).
투수 쪽에서는 '판타스틱4'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니퍼트는 전반기 큰 문제가 없었지만 후반기 피홈런과 볼넷 허용이 늘어나 노쇠화에 대한 걱정을 하게 만들었다(후반기 HR/9 1.58, BB/9 4.26). 피홈런에 대한 우려는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니퍼트는 3경기 동안 경기당 1개씩의 피홈런을 그것도 만루-3점-만루홈런으로 맞으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보우덴은 작년 한 경기 130구 이상 투구를 3회나 해 혹사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 유희관은 시즌 초 5월까지 3.2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올해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의 수혜를 받는 듯 했으나 이후 부진을 거듭하여 커리어 중 가장 나쁜 한 해를 보내게 되었다.
김태형 감독 역시 감독으로서 좋은 성적표를 받고 있지만 비판을 받는 부분은 여전하다. 현대 야구에서는 '강한 2번'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김태형 감독은 이런 트렌드에 정반대되는 허약한 2번 타자 기용을 올해도 이어나갔다. 막강한 팀 타선과 달리 2번 타자의 OPS는 0.718로 9위에 올랐는데 두산과 함께 강한 타선을 구축한 기아의 2번 타자 OPS가 0.886(1위)이었던 것과 크게 대비되었다.
선발 투수에게 많은 짐을 맡기는 경향 역시 '판타스틱4'의 부진과 연관하여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다. 니퍼트는 36세라는 많은 나이에도 110구 이상 투구 경기 수 최다(12경기)를 기록했다. 강철 체력으로 유명한 헥터 노에시가 10경기였으며, 켈리(8경기), 양현종(7경기), 차우찬(5경기) 등 다른 젊은 에이스들도 이렇게 많은 투구수를 소화한 적은 많지 않았다. 지난해 많은 투구수를 소화한 보우덴은 결국 커리어에 위협이 되는 어깨 부상을 안게 됐다. 유희관은 5월까지 10경기 중 무려 6경기에서 110구를 던졌다. 특히 5월 마지막 두 경기는 도합 250구를 던졌음에도 이후 아무런 체력 안배가 없었고 결국 그 후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 41.1이닝 동안 무려 37실점을 하며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장원준만이 이 고난의 행군을 버텨나가며 자신의 금강불괴 능력을 증명할 뿐이었다.
불펜투수의 혹사도 되풀이되었다. 김강률에게 올해 포스트시즌까지 총 96.2이닝(구원 중 2위, 1위 김진성 97.2이닝)을 맡기며 혹사 감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후반기+포스트시즌 52이닝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는 김강률의 미래를 더욱더 걱정되게 만든다. 이용찬 역시 '인생 첫 혹사'라는 말을 들을만큼 많은 이닝을 던졌고 김승회도 들쭉날쭉한 상황에서의 기용 속에서 분투했다.
이러한 투수들의 운용은 각각의 상황을 살펴보면 어쩔 수 없던 상황이 많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어쩔 수 없음'의 운용이 한 경기 144구 피칭을 만들고 14경기 중 13경기 등판을 만든다.
결정적 순간 – 6월 25일, 8월 29일 부상의 그 날
두산의 올시즌 목표는 오로지 우승이었다. 그렇기에 이 두 날짜는 결과적으로 한 해 농사 결과를 좌우한 날이 되었다.
6월 25일은 민병헌과 양의지가 박세웅의 사구에 맞아 골절을 당한 날이었다. 당시 두산이 1위 기아에 7.5 경기나 뒤진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명운이 기우는 듯했지만, 대체자 역할을 맡은 정진호와 박세혁이 대신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별 탈 없이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그 이후에 찾아왔다. 부상 복귀 후 민병헌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양의지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부상 전까지 0.323/0.419/0.523를 기록하던 최고의 포수다운 모습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7월과 8월, 여름 동안 양의지는 0.179의 타율, 0.558의 OPS라는 처참한 모습으로 팬들의 탄식과 우려를 자아냈다.
그럼에도 여름의 팀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고 양의지도 9월 들어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부진은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이어졌다. 양의지는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무안타 무출루를 기록하는 등 0.125/0.118/0.125의 성적을 냈고 2차전 결정적인 본헤드플레이까지 보여주고 말았다. 결국 2013년에 이어 본인의 포스트시즌 잔혹사를 한 번 더 써 내려가게 된 것이다.
8월 29일은 김재호가 뜬공 타구 수비 중 김재환과의 충돌로 심한 어깨 부상을 당한 날이었다. 그 전에 허리 부상으로 고생을 겪었던 김재호는 복귀 후 0.441/0.525/0.765의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었다. 때문에 김재호의 이탈은 팀에 위기감을 만드는 사건이 됐다. 우려대로 김재호의 부상 직후 두산은 바로 4연패에 빠졌다. 특히 4패 중 2패가 선두 경쟁을 벌이던 기아에게 당한 것이라 더욱 치명적이었다. 김재호 대신 들어온 류지혁도 여름에 공백을 잘 채워냈던 모습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심각한 부진에 빠지며 김재호의 공백을 전혀 메우지 못 했다(9~10월 0.183/0.247/0.239).
결정타는 류지혁의 타격 부진이 포스트시즌에 수비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었다. 결국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던 김재호의 선발 복귀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는 큰 재앙이 됐다. 재활 경기를 한 해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포스트시즌에서 치르는 격이었다. 김재호는 타격과 수비 어느 하나 정상인 부분 없이 9경기 12타수 무안타 6삼진과 2실책이라는 처참한 모습만 보여주고 올해 두산의 마지막 장을 비극으로 직접 끝내고야 말았다.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은 보수적인 선수 운용이 이뤄지는 포스트시즌에서는 더욱더 치명적이다. 역대 최고의 팀이라 불렸던 2009년의 SK도 에이스 김광현과 주전 포수 박경완의 부상 공백을 이겨내지 못 했고, 그렇게나 화려했던 2014년의 넥센 역시 공격의 중심축이었던 강정호와 박병호의 부진을 이겨낼 수 없었다. 한국시리즈에서의 부진에 결정적이었던 그 날들은 두산에게는 너무나 뼈아픈 날이었다.
내년은?
'어우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두산의 미래에는 밝다. 김재환, 박건우, 오재일, 최주환 등의 주전 야수는 여전히 젊고 FA 자격 취득까지 오랜 시간이 남아 있다. FA로 풀리는 민병헌이 잔류하지 않게 되더라도 김인태, 이성곤과 같은 우수한 외야수 유망주들이 그 자리를 탐내고 있다. 대학리그 타격왕 정진호 역시 최소 이닝 사이클링 히트를 보여주는 등 타격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며 주전으로 발돋움할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FA 시장에는 더욱 희망찬 가능성이 남아있다. 메이저리그로 떠났던 김현수, 그리고 민병헌까지 모두와 계약에 성공시킨다면 지금 이상가는 꿈의 타선을 완성할 수 있다. 선발투수진에선 함덕주가 에이스로 거듭날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으며 장원준과 니퍼트까지 건재한다면 내년에도 '판타스틱4'를 기대할 수 있다. 불펜 투수진도 앞선 2년에 비해 훨씬 나은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올해 발목을 잡았던 작은 문제들을 고쳐나가는 것이다. 고치지 않더라도 운이 따른다면 무리 없이 지나갈 정도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작년 역시 작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그것을 그대로 안고도 최고의 순간을 이뤄냈다. 그러나 행운을 기대하기에 앞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을 개선하는 것이 먼저임은 분명하다. 자만과 요행심은 자신이 얼마나 강하든 가장 조심해야 할 두 가지다. 위대한 항로의 항해 속, 잠시 지친 배를 점검해야 할 때다.
야구공작소
김준호 칼럼니스트
기록 출처: STATIZ
[스포탈코리아] '어차피 우승은 두산'이라는 말은 올해 팬들의 기대를 가장 정확히 표현한 말이었다. 과거 우승을 했던 1995년, 2001년, 2015년은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쉽게 펼치기 어려운 해였고 2016년 역시 우승 다음 해였음에도 타격의 핵 김현수의 이탈, NC의 엄청난 전력 보강 등으로 인해 연속 우승을 쉽게 기대할 수 없었다.
이와 달리 2017년의 두산은 압도적인 우승 다음 해라는 점, 특별한 전력 유출도 없었다는 점 때문에 더 강하게 우승에 대한 확신을 할 수있었다. 시즌 전 WBC 대표팀에 무려 9명이 차출되었다는 것 정도가 가장 큰 걱정 거리였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온갖 문제들이 한 번에 드러났다. 먼저 선발 마이클 보우덴이 부상으로 대열에서 이탈했다. WBC에 대한 우려도 현실이 되어, 대표팀에 승선했던 박건우, 오재원, 김재호, 장원준이 부진한 출발을 했다. 동시다발적으로 누수가 발생했기에 대처할 수조차 없었고 4월에 5할 승률 미만 7위를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5월 들어 선수들이 부진을 털고 도약을 노렸지만 금새 힘이 떨어졌고 결국 아쉬운 성적으로 전반기를 끝내게 되었다. 0.519의 승률은 작년 같은 기간 기록한 승률 0.671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었다.
모두가 절망하고 있을 순간 두산은 그동안 몰래카메라 예능이라도 촬영했던 것처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엄청난 질주 속에 후반기가 시작한 지 1달도 안 된 8월 13일 2위 NC의 자리를 빼앗았다. 기아와의 승차도 13경기였었지만 6경기까지 좁혔다. 두산은 계속 승차를 줄여나가 8월 29일엔 1.5경기 차로 턱밑까지 추격했고 9월 말 기어코 공동 1위까지 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한 두 경기 차이로 아쉽게 최종전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놓쳤다.
그래도 플레이오프를 손쉽게 따내며 축제 분위기로 한국시리즈를 진출하면서 다시 한번 '어차피 우승은 두산'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데이터 상으로도 두산은 2000년 이후 한국시리즈 대진에서 팀 WAR이 1위 팀보다 높은 3번째 사례였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달리, 플레이오프에서 흉폭했던 타선은 한국시리즈에 들어 빈타만을 반복하며 너무나도 쉽게 시즌을 내줬다. 5차전에 기아의 약점인 불펜을 마침내 공략하며 기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지만, 이미 한참 늦은 뒤였다.
충격적인 몰락을 겪고도 이를 극복하여 최종전까지 올라간 불꽃 같았던 시즌이었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허무하게 꺼져버린 시즌이었다. 그렇지만 두산의 앞길은 여전히 밝기만 하다.
좋았던 선수
지난해 팀 타격 성적이 워낙 좋았고(팀 wRC+ 116.8, 두산 역대 1위) 새롭게 날개를 편 선수가 많았던 만큼 올해의 타격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일부 선수들이 큰 하락세를 겪었지만 역대 팀 wRC+ 1위를 아주 적은 폭으로 다시 경신했다(116.8→116.9).
김재환은 지난해보다 더 성장하며 자신이 일류 타자임을 한 번 더 증명하였다(wRC+ 162.7→171.5).오재일은 시즌 초 큰 이유 없이 부진을 겪었고 들쭉날쭉 기용됐지만 드디어 1루수 자리를 완전하게 꿰차게 되었다. 고질적인
옆구리 부상과도 작별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좋은 활약은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져 2년간 쌓아온 포스트시즌에서의 불운을 완전히 떨쳐버리기도 하였다. 최주환은 2군에서는 더 이상 배울 게 없어 보였던 잠재력을 드디어 보여주기 시작했다.
투수 쪽에서는 작년과는 사뭇 다르게 불펜투수들이 힘을 냈다. 특히 후반기 약진에 있어서 불펜의 지분은 더욱 컸다. 김강률은 우리가 이전까지 알던 모습을 보여준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가 시작되자마자 '수호신'으로 환골탈태하며 두산의 질주에 있어서 엄청난 역할을 했다(ERA 전반기 5.44 → 후반기 1.42). 김명신과 김승회 역시 후반기에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김강률을 지원했다(김명신 ERA 전반기 7.02 → 후반기 2.83, 김승회 ERA 5.70 → 3.76).
장원준은 3월부터 10월까지 쉬지 못해 피로 누적이 우려됐지만 뛰어난 피칭을 이어나갔다. 지난해 거의 등판하지 않았던 함덕주는 새로운 자리에서 나이답지 않은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9.11의 9이닝 당 탈삼진율(130이닝 이상, 1위)은 메릴 켈리, 더스틴 니퍼트, 차우찬 같은 쟁쟁한 에이스들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팬들 사이에선 비슷한 나이에 처음 풀타임 선발로 뛰면서 두각을 드러냈던 양현종의 2009년이 연상된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불펜으로 뛸 때는 더욱 완벽한 모습으로 과장을 조금 보태 메이저리그 정상급 왼손 불펜투수 앤드류 밀러가 떠오르게 했다(정규시즌 불펜 ERA 0.50, K/9 10.50, 포스트시즌 불펜 ERA 0.96, K/9 10.60).
MVP – 박건우
0.366/0.424/0.582 20홈런 20도루 wRC+ 164.4 WAR 7.03
'미래의 주전감을 원하면 박건우, 당장 쓸 백업을 원하면 정수빈'. 박종훈 한화 단장이 2009년 두산 2군 감독 시절 했던 유명한 말이 있다. 그 당시 결국 정수빈이 선택되어 백업에서 시작하여 주전 자리까지 넘나드는 동안 박건우는 계속 오랜 유망주로 남아있었다. 어느덧 2015년, '미래의 주전감'이라는 평답게 박건우는 드디어 175타석 동안 wRC+ 143.3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2016년엔 0.335/0.390/0.540 wRC+ 137.7을 기록하면서 완전한 주전을 차지함과 동시에 정수빈을 다시 백업으로 보내며 박종훈 단장의 말을 명언으로 만들었다. 같은 팀 민병헌과 비슷한 호타준족형 국대 외야수가 한 명 더 자리 잡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박건우는 이를 또다시 뛰어넘어 역대급 중견수의 반열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데까지 성공했다. 올해의 성적은 역대 최고의 중견수들과 비교될 만한 정도였다(역대 중견수 시즌 타율 1위, wRC+ 5위, WAR 6위). 시즌 안으로 들어가면 WAR은 중견수 2위 로저 버나디나(5.06)와도 큰 차이를 보였고, 3위 이정후(3.59) 4위 전준우(3.34) 둘의 수치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wRC+ 역시 164.4로 2위 버나디나(127.8)와 30 이상 차이가 있었다. 리그 전체에서는 최정-윌린 로사리오-최형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시즌 초 최악의 부진을 겪어 '플루크'라는 비난까지 들으며 2군까지 다녀온 뒤 기록한 성적이기에 더욱 놀라웠다(3~4월 0.180/0.328/0.260, 이후 0.388/0.436/0.619).
지난해 사이클링 히트에 이어 올해는 두산 구단 최초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며 진기록으로도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 성적대로라면 골든글러브를 받게 되지 못 할 경우 이번 MVP-신인왕 투표처럼 투표인단의 자질 문제가 한 번 더 불거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실망스러웠던 선수
박건우와 김재환이 더욱 성장했음에도 팀 타격 성적이 작년과 비슷했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는 성적이 내려갔다는 뜻이다. 닉 에반스는 작년과 달리 시즌 초부터 좋은 성적을 내며 KBO 리그에 적응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게 끝이었다. 지난해보다 100타석 넘게 들어섰지만 볼넷과 2루타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볼넷 69 → 61, 2루타 31 → 19). 홈런은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선 것치고는 고작 3개 늘었다. 출루와 장타, 즉 타격의 전부에서 부진을 보이면서 재계약 여부를 위태롭게 만들었다(0.308/0.410/0.565 → 0.296/0.372/0.490).
허경민은 지난해 wRC+ 90.5라는 주전 3루수 중 꼴찌의 타격 성적으로도 유독 인재가 없는 두산의 3루수 자리를 쉽게 차지했었는데 올해는 더욱 심각한 성적을 냈다(wRC+ 72.1). 수비로 모자란 것을 메꾸기에는 지나치게 부족한 성적이었다. 오재원은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 모든 면에서 지난해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wRC+ 84.5 → 79.4). 본래 타격 기대치가 큰 선수는 아니었지만 FA 계약 이후 하락세가 심각한 수준이다(FA 직전 3년 wRC+ 111.1-119.0-102.6).
투수 쪽에서는 '판타스틱4'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니퍼트는 전반기 큰 문제가 없었지만 후반기 피홈런과 볼넷 허용이 늘어나 노쇠화에 대한 걱정을 하게 만들었다(후반기 HR/9 1.58, BB/9 4.26). 피홈런에 대한 우려는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니퍼트는 3경기 동안 경기당 1개씩의 피홈런을 그것도 만루-3점-만루홈런으로 맞으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보우덴은 작년 한 경기 130구 이상 투구를 3회나 해 혹사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 유희관은 시즌 초 5월까지 3.2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올해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의 수혜를 받는 듯 했으나 이후 부진을 거듭하여 커리어 중 가장 나쁜 한 해를 보내게 되었다.
김태형 감독 역시 감독으로서 좋은 성적표를 받고 있지만 비판을 받는 부분은 여전하다. 현대 야구에서는 '강한 2번'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김태형 감독은 이런 트렌드에 정반대되는 허약한 2번 타자 기용을 올해도 이어나갔다. 막강한 팀 타선과 달리 2번 타자의 OPS는 0.718로 9위에 올랐는데 두산과 함께 강한 타선을 구축한 기아의 2번 타자 OPS가 0.886(1위)이었던 것과 크게 대비되었다.
선발 투수에게 많은 짐을 맡기는 경향 역시 '판타스틱4'의 부진과 연관하여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다. 니퍼트는 36세라는 많은 나이에도 110구 이상 투구 경기 수 최다(12경기)를 기록했다. 강철 체력으로 유명한 헥터 노에시가 10경기였으며, 켈리(8경기), 양현종(7경기), 차우찬(5경기) 등 다른 젊은 에이스들도 이렇게 많은 투구수를 소화한 적은 많지 않았다. 지난해 많은 투구수를 소화한 보우덴은 결국 커리어에 위협이 되는 어깨 부상을 안게 됐다. 유희관은 5월까지 10경기 중 무려 6경기에서 110구를 던졌다. 특히 5월 마지막 두 경기는 도합 250구를 던졌음에도 이후 아무런 체력 안배가 없었고 결국 그 후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 41.1이닝 동안 무려 37실점을 하며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장원준만이 이 고난의 행군을 버텨나가며 자신의 금강불괴 능력을 증명할 뿐이었다.
불펜투수의 혹사도 되풀이되었다. 김강률에게 올해 포스트시즌까지 총 96.2이닝(구원 중 2위, 1위 김진성 97.2이닝)을 맡기며 혹사 감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후반기+포스트시즌 52이닝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는 김강률의 미래를 더욱더 걱정되게 만든다. 이용찬 역시 '인생 첫 혹사'라는 말을 들을만큼 많은 이닝을 던졌고 김승회도 들쭉날쭉한 상황에서의 기용 속에서 분투했다.
이러한 투수들의 운용은 각각의 상황을 살펴보면 어쩔 수 없던 상황이 많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어쩔 수 없음'의 운용이 한 경기 144구 피칭을 만들고 14경기 중 13경기 등판을 만든다.
결정적 순간 – 6월 25일, 8월 29일 부상의 그 날
두산의 올시즌 목표는 오로지 우승이었다. 그렇기에 이 두 날짜는 결과적으로 한 해 농사 결과를 좌우한 날이 되었다.
6월 25일은 민병헌과 양의지가 박세웅의 사구에 맞아 골절을 당한 날이었다. 당시 두산이 1위 기아에 7.5 경기나 뒤진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명운이 기우는 듯했지만, 대체자 역할을 맡은 정진호와 박세혁이 대신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별 탈 없이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그 이후에 찾아왔다. 부상 복귀 후 민병헌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양의지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부상 전까지 0.323/0.419/0.523를 기록하던 최고의 포수다운 모습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7월과 8월, 여름 동안 양의지는 0.179의 타율, 0.558의 OPS라는 처참한 모습으로 팬들의 탄식과 우려를 자아냈다.
그럼에도 여름의 팀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고 양의지도 9월 들어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부진은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이어졌다. 양의지는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무안타 무출루를 기록하는 등 0.125/0.118/0.125의 성적을 냈고 2차전 결정적인 본헤드플레이까지 보여주고 말았다. 결국 2013년에 이어 본인의 포스트시즌 잔혹사를 한 번 더 써 내려가게 된 것이다.
8월 29일은 김재호가 뜬공 타구 수비 중 김재환과의 충돌로 심한 어깨 부상을 당한 날이었다. 그 전에 허리 부상으로 고생을 겪었던 김재호는 복귀 후 0.441/0.525/0.765의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었다. 때문에 김재호의 이탈은 팀에 위기감을 만드는 사건이 됐다. 우려대로 김재호의 부상 직후 두산은 바로 4연패에 빠졌다. 특히 4패 중 2패가 선두 경쟁을 벌이던 기아에게 당한 것이라 더욱 치명적이었다. 김재호 대신 들어온 류지혁도 여름에 공백을 잘 채워냈던 모습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심각한 부진에 빠지며 김재호의 공백을 전혀 메우지 못 했다(9~10월 0.183/0.247/0.239).
결정타는 류지혁의 타격 부진이 포스트시즌에 수비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었다. 결국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던 김재호의 선발 복귀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는 큰 재앙이 됐다. 재활 경기를 한 해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포스트시즌에서 치르는 격이었다. 김재호는 타격과 수비 어느 하나 정상인 부분 없이 9경기 12타수 무안타 6삼진과 2실책이라는 처참한 모습만 보여주고 올해 두산의 마지막 장을 비극으로 직접 끝내고야 말았다.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은 보수적인 선수 운용이 이뤄지는 포스트시즌에서는 더욱더 치명적이다. 역대 최고의 팀이라 불렸던 2009년의 SK도 에이스 김광현과 주전 포수 박경완의 부상 공백을 이겨내지 못 했고, 그렇게나 화려했던 2014년의 넥센 역시 공격의 중심축이었던 강정호와 박병호의 부진을 이겨낼 수 없었다. 한국시리즈에서의 부진에 결정적이었던 그 날들은 두산에게는 너무나 뼈아픈 날이었다.
내년은?
'어우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두산의 미래에는 밝다. 김재환, 박건우, 오재일, 최주환 등의 주전 야수는 여전히 젊고 FA 자격 취득까지 오랜 시간이 남아 있다. FA로 풀리는 민병헌이 잔류하지 않게 되더라도 김인태, 이성곤과 같은 우수한 외야수 유망주들이 그 자리를 탐내고 있다. 대학리그 타격왕 정진호 역시 최소 이닝 사이클링 히트를 보여주는 등 타격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며 주전으로 발돋움할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FA 시장에는 더욱 희망찬 가능성이 남아있다. 메이저리그로 떠났던 김현수, 그리고 민병헌까지 모두와 계약에 성공시킨다면 지금 이상가는 꿈의 타선을 완성할 수 있다. 선발투수진에선 함덕주가 에이스로 거듭날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으며 장원준과 니퍼트까지 건재한다면 내년에도 '판타스틱4'를 기대할 수 있다. 불펜 투수진도 앞선 2년에 비해 훨씬 나은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올해 발목을 잡았던 작은 문제들을 고쳐나가는 것이다. 고치지 않더라도 운이 따른다면 무리 없이 지나갈 정도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작년 역시 작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그것을 그대로 안고도 최고의 순간을 이뤄냈다. 그러나 행운을 기대하기에 앞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을 개선하는 것이 먼저임은 분명하다. 자만과 요행심은 자신이 얼마나 강하든 가장 조심해야 할 두 가지다. 위대한 항로의 항해 속, 잠시 지친 배를 점검해야 할 때다.
야구공작소
김준호 칼럼니스트
기록 출처: STAT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