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시대’와 다르다…롯데, 닮은 듯 다른 파격 행보
입력 : 2019.09.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또 한 번 파격 행보를 보였다. 10여 년 전 그때와 닮은 듯 다른 양상이다.

롯데는 3일 성민규(37) 전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환태평양 스카우트 슈퍼바이저를 신임 단장 자리에 앉혔다. 곳곳에서 신선한 인물의 등장이라는 반응이 적잖게 나왔다. 지난 7월 19일 양상문 전 감독과 이윤원 전 단장이 동반 사임한 지 46일 만의 변화다.

단기간 안에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 롯데는 지난달 25일 로이스터 감독 재임 시절 투수코치를 지낸 페르난도 아로요 전 코치를 투수 육성 총괄 코디네이터로 임명했다. 얼마 안 돼 성 단장까지 인선하면서 전격 체질 개선도 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성 단장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으로 출근, 선수단과 상견례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성적 부진과 파격 행보가 겹치면서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선임 당시와도 비슷한 흐름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2007년 말 롯데는 일명 ‘8888577’로 일컫는 암흑기를 끝내고자 로이스터 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결과는 대성공, 그는 ‘노 피어(No fear)’를 신조로 롯데를 3년 연속 가을무대로 이끌었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


같은 파격 결정이지마는 이번은 결이 꽤 다르다. 10여 년 전, 로이스터 전 감독은 롯데 신동빈 회장과 바비 발렌타인 전 지바 롯데 감독의 추천으로 부산행을 결정했다. ‘KBO 리그 최초 외국인 감독’ 선임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롯데가 직접 찾은 성 단장과는 선임 과정상 차이가 있다.

롯데는 이 전 단장 사임 때부터 ‘육성과 소통, 그리고 데이터 기반의 선수단 운영’이 가능한 적임자를 찾았다. 롯데 관계자는 “파격이라고는 해도, 결코 섣불리 진행하지는 않았다. 전부터 우리만의 선임 기준을 갖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으로 롯데와 맞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왔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롯데는 아로요 코디네이터가 철저히 선수 육성에만 초점을 두고, 메이저리그에서 소통과 데이터 활용이 체득된 성 단장이 현장과 조화를 이루는 청사진을 그리게 됐다.

성민규 롯데 신임 단장(맨 왼쪽)


성 단장은 스물여섯의 나이로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정식 코치를 시작으로 환태평양 스카우트 슈퍼바이저까지 지냈다. 또, 2012년부터는 방송 해설 경험도 쌓았다. 야구 경험으로는 국내·외 무대에서 입지가 탄탄하다는 평가다. 성 단장은 “직접 경험한 메이저리그 운영 방식을 롯데에 맞춰 적용하겠다”라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고, 미국 야구 문화와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서 로이스터 전 감독 선임 때와 조건상 닮아 보일 수는 있지만, 분명 다르다. 프런트와 현장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시대인 만큼 단장 선임도 신중히 했다. 그래도 분위기 쇄신과 팬들에게 달라진 롯데를 보이려는 목표만큼은 같다”라고 말했다.

하루아침에 성적 향상을 일굴 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롯데는 적어도 3년의 기간을 잡고 환골탈태를 노린다. 남은 것은 프런트와 현장의 호흡이다. 롯데는 성 단장 선임과 함께 “향후 3년 안에 우승권에 진입할 수 있는 혁신을 가속하겠다”라는 방침을 세웠다. 로이스터 전 감독 때와 다른 양상이지만, 목표는 같다. 이제 결과까지 그럴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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