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위 캡틴 김재호 “아무리 캡틴 흉내 내도 난 오재원 아닌 김재호”
입력 : 2019.10.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잠실] 허윤수 기자= 두산 베어스의 김재호가 팀 주장 오재원에 대한 믿음을 밝혔다.

김재호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8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김재호는 9회 말 끝내기에 밑거름이 되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의 6-5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김재호는 “정말 ‘미라클 두산’이다. 이기면 다 같이 이긴 거고 지면 다 다 같이 진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그래서 감동적인 경기를 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재호는 그동안 부진했던 박건우가 결승타를 친 것에 대해 “(박) 건우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이겨도 같이 이기는 거고 져도 같이 지는 것이기 때문에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지지 말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볼 수 있는 시야에서 조언도 해줬다. 어쨌든 좋은 결과가 나와 동생이지만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라며 웃었다.

이날 두산에는 박건우 외에 반가운 활약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대역전극의 분위기를 만든 캡틴 오재원의 2루타였다. 김재호는 “우리 팀은 캡틴이 살아줘야 모든 선수가 시너지 효과를 낸다. 내가 아무리 캡틴 흉내를 내도 난 오재원이 아닌 김재호다. 그렇기 때문에 캡틴이 해줘야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라며 오재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평소 차분한 모습과 달리 출루할 때마다 격하게 기쁨을 표현한 것에 대해선 “그동안 내려놨던 부분을 솔직하고 표현하고 싶었다. 전에는 캡틴이 쇼맨십이 있어서 나까지 들뜨면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질까 봐 침착하게 있으면서 밸런스를 유지했다”라며 팀을 위해 역할을 배분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캡틴이 벤치에서 시작을 하다 보니 시리즈 전부터 내가 에너지를 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더 오버했다. 고참이 이런 모습을 보여야 팀이 더 많은 자신감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재호는 두산 선수단이 출루마다 함께하는 ‘셀카 세리머니’에 대한 현실적인 의미도 전했다. 앞서 오재원은 세리머니에 대해 “큰 무대에서 잘한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자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김재호는 “시리즈 자체도 하나의 의미이고 추억이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저희가 은퇴하고 나면 이런 시간이 없기 때문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이 무대를 더 하고 싶지만 데뷔 후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앞으로 더 할 수 없다는 서운함이다”라며 고참급이 되며 훌쩍 지나가 버린 시간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끝으로 김재호는 남은 경기에 대한 각오도 전했다. “생각지 못한 큰 승리를 했다. 이젠 부담감에 키움이 더 쫓길 것이다. 한편으론 상대가 더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도 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승리에 너무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남은 경기 잘 준비하겠다”라며 방심은 없다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사진=스포탈코리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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