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장충] 김동윤 기자="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정반대의 상황이지만 우리카드와 한국전력 양 팀 사령탑의 요구 조건은 같았다.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도드람 2020-2021 V리그 정규 리그 최종전이 열린다.
두 팀의 경기는 세 팀의 한 해 농사를 좌우 짓는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끈다. 홈팀 우리카드는 승점 64점(22승 13패)로 2위를 확정 지었지만, 원정팀 한국전력이 문제다.
한국전력은 현재 승점 55점(18승 17패)으로 5위에 올라있다. 4위 OK 금융그룹과 승점은 55점(19승 17패)으로 같지만, 다승에서 밀려 좀 더 승리가 절박하다. 만약 이날 우리카드가 3-0 혹은 3-1로 완승을 거둔다면, 준플레이오프는 KB 손해보험과 OK 금융그룹이 치르게 된다.
반대로 한국전력이 3-0 혹은 3-1 완승을 거둔다면, 한국전력이 승점 58점이 될 뿐 아니라 다승에서 앞서 3위로 올라가 홈에서 KB 손해보험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또, 한국전력은 패하더라도 5세트까지 가게 된다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승점 56점으로 바로 이틀 뒤 KB 손해보험 원정을 떠난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두 팀의 5세트 접전이다. 지난 5라운드까지 두 팀의 상대 전적은 팽팽하다. 리그 초반에는 우리카드가 가볍게 승리를 거뒀지만, 한국전력이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하면서 경기는 좀 더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3, 4라운드에서 내리 승리를 거둔 한국전력은 지난 5라운드에서도 패하긴 했지만, 5세트 접전패였다.
경기를 앞둔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많이 긴장된다. 나뿐 아니라 선수들도 그랬을 것이다. 어제 OK금융의 경기만 봐도 부담을 얼마나 빨리 덜어내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최소한 2세트를 따내야 하는 만큼 총력전을 다짐했다. 장병철 감독은 "우리카드는 짜임새가 좋은 팀이다. 조직력이나 외국인 선수나 우리보다 우위에 있다. 그런 부분을 대비했다"고 우리카드를 평가했다.
이어 "카일 러셀이 슬로우 스타터가 아닌 얼리 스타터가 되길 바란다. 러셀뿐 아니라 박철우도 살아나야 하고, 신영석도 잘해줘야 한다"고 덧붙이면서 "지금 센터가 리시브하는 상황이라 리시브 안정감을 찾아야 한다"며 승부처를 리시브에서 찾았다.
리시브에 중점을 둔 것은 우리카드도 마찬가지였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실전 감각 점검을 떠나 최근 서브 리시브가 안 돼서 요 며칠 훈련에서도 수비와 서브 리시브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다"며 리시브를 눈여겨봤다.
우리카드는 승패가 크게 의미가 없는 경기지만 주전 멤버 그대로 나간다. 신영철 감독은 "대한항공처럼 우린 선수층이 두텁지 않다. 주전 멤버와 백업 요원들의 기량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백업 요원들을 내보낼 경우 엇박자가 날 수 있다. 경기에서 엇박자가 나면 리듬이 깨진다. 플레이오프도 있기 때문에 베스트로 나가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며 전략적인 선택이라 밝혔다.
다른 것은 두 팀의 마음가짐이었다. 벼랑 끝 위기에 몰린 한국전력인 만큼 장병철 감독은 "선수들에게 '인생을 살면서 후회가 남으면 안 된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반대로 한층 여유가 있는 우리카드지만, 신영철 감독은 "선수들이 홀가분한 마음일 수는 있다"고 인정하면서 "그렇지만 항상 집중력 있게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길 바랐다.
사진=한국배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