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계양] 김동윤 기자=예상을 깨고 정규 리그 1위 대한항공에 3-0 완승을 거둔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이 자만심을 경계했다.

우리카드가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전적 3-0(28-26, 25-22, 25-23)으로 승리했다. 우리카드는 화력은 약했을지 몰라도 뛰어난 서브 리시브, 블로킹 그리고 범실을 최소화한 덕분에 매 세트 접전을 벌이면서도 한 세트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경기 후 신영철 감독은 "어려운 경기가 될 줄 알았는데 3:0으로 이겼다. 나도 예상하지 못한 스코어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며 얼떨떨한 심정을 나타냈다.

신영철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서브 리시브와 범실을 최소화하는 것에 집중했고, 그 작전은 유효했다. 신영철 감독은 "대한항공은 서브가 강한 팀이다. 범실이 나온다면 서브에서 많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고, 우리가 서브 리시브를 통해 잘 버틴다면 나름 재밌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맞춘 것은 하나 더 있었다. 신영철 감독이 키플레이어로 예측한 세터 하승우는 이날 공격수들을 고루 활용하면서 본인 스스로도 공격 본능을 뽐내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였던 1세트는 나경복의 2단 토스에 이은 하승우의 스파이크 득점으로 끝났다.

하승우의 1세트 세트 포인트에 "실력보단 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너털웃음을 터트린 신영철 감독은 "오늘 (하)승우의 토스 중에 미스가 몇 개 나왔는데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토스 미스가 나오면 안된다. 이런 점을 고치면 선수로서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따끔한 지적과 함께 성장을 기대했다.

또 한 명의 숨은 수훈 선수는 한성정이었다. 이날 한성정은 공격 성공률 70%로 7득점을 해냈고, 수비에서도 몇 차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신영철 감독은 "오늘 공격은 잘했다. 하지만 (한)성정이한테 기대하는 것은 수비와 리시브다. 수비와 리시브가 정확해야 한다. 블로킹 타이밍이나 몇 가지 부분에서 아직 미숙한 부분이 보였다"고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쓰면서 한성정이 좀 더 좋은 선수가 되길 바랐다.

1차전이 완승으로 끝났음에도 전체적으로 만족보다 보완할 점을 지적한 신영철 감독은 "교만하면 안 된다. 대한항공은 우리가 조금만 방심하면 큰일 나는 팀이다. 시리즈가 완전히 끝나야 끝난다. 나도 그렇겠지만, 선수들도 그런 긴장감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사진=한국배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