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작소 21시즌 리뷰] 키움 히어로즈 – 숫자로 본 2021년 히어로즈
입력 : 2022.03.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기사 첨부이미지
시즌 성적 – 정규리그 5위 (70승 67패 7무, 승률 0.511 / 와일드카드 결정전 1승 1패 탈락)

[스포탈코리아] 2021시즌 키움은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했다. 시즌 전에는 주전 유격수인 김하성이 떠났고 시즌 중에는 송우현의 음주운전, 한현희와 안우진의 방역수칙 위반 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주요 전력들이 빠지게 되었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은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고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박병호마저도 시즌 내내 부진하였다.

그럼에도 2021시즌 키움은 가을 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김헤성은 2021시즌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서 김하성의 공백을 최소화하였고 1년 계약으로 영입한 이용규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었다. 이정후는 데뷔 5년 만에 타격왕에 오르며 성장세를 이어갔고 에릭 요키시는 여전히 에이스의 위엄을 뽐내며 다승왕 타이틀을 따냈다.

아쉬운 부분도 많았고 앞으로가 기대되는 부분도 많았던 키움의 2021시즌을 그들이 기록한 숫자들로 한 번 돌아보고자 한다.

0.227 – 타율 꼴찌, 몰락한 홈런왕

2021년 규정타석을 채운 54명의 선수 중 타율 최하위는 0.227를 기록한 박병호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에도 0.223의 타율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부활을 기대했던 2021시즌이지만 박병호는 지난 시즌보다 떨어진 OPS(0.802 -> 0.753)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K%도 2년 연속 29%를 넘기면서 2년 동안 완전히 컨택이 무너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2021 K% 29.6%)


0.361 – 데뷔 5년 차, 타격왕에 등극한 바람의 손자

반대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타율 1위는 0.361를 기록한 이정후다. 이정후는 시즌 0.361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데뷔 5년 만의 타격왕에 올랐고 한미일 최초로 부자 타격왕이라는 이색적인 기록도 세웠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보다 오른 OPS(0.921 -> 0.961), 역대 29번째 힛 포 더 사이클, 역대 최연소, 최소경기 800안타 등 수많은 기록을 남기며 이정후는 만 23세의 나이로 대한민국 간판타자로 성장하였다.


2 – 우려가 현실이 된 새 외국인 투수

이번 시즌 브리검을 대신해 새 외국인 투수로 데려온 스미스는 올 시즌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즌 전부터 우려하던 구속, 제구의 아쉬움이 시즌 내에도 나아지지 않았고 단 2경기 10이닝만에 방출되었다. 이후 브리검을 다시 데려왔지만 가족 문제와 구단과의 소통 문제 등으로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3.99 – 선발진들의 공백을 최소화한 새 영웅

시즌 중 키움은 한현희, 안우진의 방역수칙 위반 징계와 브리검의 가족 문제 등으로 로테이션의 큰 구멍이 생겼다. 그 때문에 7월 27일, 서건창을 LG에 내주고 정찬헌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정찬헌은 이적 후 11경기에서 3.9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선발진들의 공백을 최소화하며 팀의 가을 야구 진출에 큰 힘이 되었다.


4 – 2년 동안 실패한 외국인 야수

프레이타스는 이번 시즌 44경기 0.671의 OPS를 기록하며 시즌 중 방출되었다. 프레이타스 외에도 지난 2년간 에디슨 러셀, 타일러 모터, 윌 크레익 등 4명의 야수가 거쳐 갔지만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기고 떠났다. 박병호의 부진으로 힘이 되어줬어야 할 외국인 야수의 부진이 아쉬울 뿐이다.


16 –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이 승리한 에이스

2021년도 키움의 에이스는 요키시였다. 31경기에 등판하여 16승 181.1이닝 2.9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였고 삼성의 뷰캐넌과 함께 공동 다승왕을 수상하였다. 2019년 입단한 요키시는 통산 88경기에서 2.76의 ERA를 기록하며 이 기간 ERA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다승은 41승으로 3위에 해당한다. 다른 선수들의 계속된 이탈에도 키움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요키시라는 에이스의 존재 덕분이다.


35, 46 – 수비에선 흔들리고 누상에선 흔들었던 키움의 새 유격수

김하성은 201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키움의 유격수 자리를 맡으며 공수주에서 모두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메이저리그로 건너갔다. 그가 떠난 유격수 자리는 지난 시즌 내야 여러 자리를 돌았음에도 9개의 실책만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줬던 김혜성이 맡게 되었다. 그러나 김혜성은 전임 유격수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일지 몰라도 2021시즌 내내 흔들리며 35개의 실책으로 리그 실책 1위를 기록하였다. 유격수가 흔들린 키움 역시도 129개로 리그 최다 실책의 불명예 기록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김혜성은 올 시즌 46개의 도루를 기록하면서 도루왕에 올랐다. 이는 히어로즈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그 밖에도 144경기에 전경기 출전하며 0.304의 타율과 170개의 안타 등 타격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데뷔 첫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게 되었다. 타격과 주루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기에 김헤성이 안정적인 수비력만 갖춘다면 김하성의 공백은 이제 더 이상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107.2 – 젊은 파이어볼러의 성장

2021년 안우진은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안우진은 시즌 중반에 방역수칙 위반이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징계를 받긴 했으나 21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107.2이닝을 기록하면서 데뷔 첫 100이닝 돌파에 성공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볼넷을 크게 줄이면서도(2020 BB/9 4.25 -> 2021 BB/9 3.43) 이닝당 1개 이상의 삼진을 기록하면서(107.2이닝 110삼진) 선발로 안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시즌이었다.


136 – 부활한 국가대표 1번 타자

이용규는 올 시즌 133경기에 출전해 136개의 안타를 기록하였다. 시즌 전, 1년 1억 원에 키움과 계약한 이용규는 키움의 외야 한 자리 공백을 메꿀 수 있었다. 이용규는 올 시즌 2016년 이후 최고 OPS인 0.764를 기록하였고 무려 0.392의 출루율을 기록하면서 테이블 세터 역할도 100% 해냈다. 이용규 영입은 2021년 키움의 여러 행보 중 최고의 행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1.0 – 리그 최고 유망주의 첫 시즌, 기대 반 우려 반

장재영은 2021년 드래프트 최대어이자 역대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9억이라는 계약금을 받으며 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았다. 올 시즌 그의 평균 구속은 151.0km/h로 1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3위에 해당하는 빠른 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17.2이닝 동안 24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아직까지 제구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괴물 신인의 첫 시즌은 빠른 구속으로 인한 기대와 제구 불안이라는 우려가 섞인 시즌이었다.


2175 – 영웅 군단의 전성기를 이끈 두 선수, 팀은 그들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았다.

박병호는 2011년부터 2021시즌까지 1,041경기를 히어로즈에서 뛰었다. 서건창은 이보다 많은 1,134경기를 히어로즈에서 뛰었다. 이들은 히어로즈의 첫 가을 야구(2013)와 첫 한국 시리즈(2014)를 이끌었으며 팀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로 지난 10년을 뛰었다. 그렇게 이들이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 수의 합은 2,175경기이다. 이들이 함께 뛰었던 10년 동안 히어로즈는 8번의 가을야구와 2번의 한국시리즈를 경험하였다. 히어로즈의 전성기는 서건창과 박병호로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더 이상 히어로즈에 없다. 서건창은 2021시즌 중 정찬헌과 트레이드되면서 LG로 떠났고 박병호는 시즌 후 FA를 통해 KT로 이적하였다. 키움은 그들을 더 이상 원하지 않았고 두 스타 플레이어는 이렇게 허무하게 팀을 떠났다. 비록 선수 생활은 다른 팀에서 시작한 두 선수지만 그들은 히어로즈를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박병호와 서건창은 이미 전성기를 지난 베테랑 선수들이다. 홈런왕 출신 MVP였던 박병호는 이제 리그 최악의 타율을 기록하는 타자가 되었고 타격왕 출신 MVP였던 서건창은 더 이상 3할 타율을 기대하기 힘든 타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성적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팬들은 지난 10년간 그들을 응원했고 그들의 유니폼을 구매하며 그들의 이름을 외치고 그들과 영광의 순간에 같이 웃고 울었다. 2021년 키움은 리그 5위로 가을 야구 진출,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 유망주들의 성장 등의 성과를 냈지만, 2,175경기를 함께했던 스타 플레이어들을 허무하게 보낸 시즌으로 더욱 기억에 남을 것이다.


비록, 팀을 대표하는 간판선수들이 이적하고 조상우는 공익 근무로 빠지게 되었지만 키움은 새로운 코어 선수들과 함께 2022시즌을 맞이할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을 정도로 성장한 이정후와 지난 시즌 선발로 가능성을 보인 안우진, 구단 유격수 왕조 계보를 잇고 있는 김혜성 등 걸출한 선수들이 이제는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그리고 야시엘 푸이그라는 대형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면서 외국인 야수 잔혹사를 끊고자 한다. 늘 그렇듯 키움은 이탈된 선수들의 빈자리를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잘 막는지가 관건이다. 2022시즌, 키움의 새 전성기를 이끌 젊은 영웅들을 기대한다.


야구공작소
이재성 칼럼니스트 / 에디터=신하나, 홍기훈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