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맨드 아티스트' 고영표의 특별한 재능
입력 : 2022.08.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경현 기자= 13경기 연속 무패행진, 등판하면 이긴다. KT 에이스 고영표 이야기다.

고영표는 24일 잠실 두산전 8.1이닝 1실점으로 시즌 12승을 거뒀다. 지난 5월 25일 창원 NC전부터 이어온 무패행진 기록을 13경기로 늘렸다. 이 기간 동안 고영표는 10연승을 쓸어 담았으며, KT는 12승 1무로 지는 법을 잊었다.

이날 고영표는 총 98구 중 80구를 스트라이크로 집어넣었다. 무려 81.6%의 비율로 스트라이크 존을 폭격했다.

고영표는 리그에서 스트라이크를 가장 많이 던지는 투수다. 22년 고영표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73.8%로 10개 구단 체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자랑한다. 통산 5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9이닝당 볼넷 비율 역시 박충식(1.51)에 이어 2위이다. (1.61) 팬들의 표현대로 고영표는 칼 같은 제구력을 자랑한다.

15년 이후 스트라이크 비율 순위

MLB는 '제구력'을 컨트롤(Control)과 커맨드(Command)란 표현으로 세분화한다. 컨트롤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이며, 커맨드는 원하는 위치에 공을 집어넣을 수 있는 능력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고영표는 커맨드가 매우 뛰어난 투수다. 압도적인 스트라이크 폭격에 이은 떨어지는 체인지업. 고영표의 필승 패턴이다. 우리는 춤추는 체인지업 무브먼트에 홀려 그 로케이션을 잊곤 한다. 고영표의 체인지업 커맨드는 말 그대로 아름답다.

2022년 고영표 체인지업 로케이션

날카로운 체인지업의 커맨드는 아웃 존 스윙을 부른다. 22년 고영표의 아웃 존 스윙 비율은 43.9%로 10개 구단 체제 이후 역사상 최고다. 느린 구속에도 고영표가 일정 수준 이상의 탈삼진 비율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15년 이후 아웃 존 스윙 비율(아웃 존=OZ, 스트라이크 존 바깥)

우리는 컨트롤 아티스트란 명예로운 별명을 지닌 선수를 안다. KIA의 서재응 투수 코치는 MLB 데뷔 후 102타자 연속 무볼넷이란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MLB 통산 9이닝당 볼넷 비율 2.73) 엘리아스 스포츠 뷰로에 의하면 이는 1945년 공식 집계 이래 최다 기록이다.

이제 우리는 또 하나의 아티스트를 안다. 신은 그에게 빠른 구속 대신 커맨드란 특별한 재능을 주었다. 커맨드 아티스트, 리그 에이스로 우뚝 선 고영표 말이다.

사진=KT WIZ
기록=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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