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오승환(44)의 '돌직구' 후계자는 누구인가. 적어도 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두 선수가 유력해 보인다. KT 위즈 박영현(21)과 두산 베어스 김택연(19)이 주인공이다.
박영현은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 8회 구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21일 LG 트윈스전 이후 한 차례도 자책점을 내주지 않으며 17경기 연속 '0' 행진을 이어갔다.
김택연은 그보다 앞서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 8회 구원 등판해 1⅔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택연 또한 7월 13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8경기 연속 실점이 없다.
박영현과 김택연은 올여름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마무리 선수들이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박영현은 6월 18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4승 12세이브를 기록하고 있으며, 김택연 또한 6월 마무리 전향 이후 빠르게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해 역대 최연소 기록을 경신했다.
두 선수가 함께 주목받는 건 주무기가 전성기 오승환의 '돌직구'처럼 강력한 패스트볼이기 때문이다. 박영현은 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으며 김택연도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을 구사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유인구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는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STATIZ)에 따르면 박영현은 올 시즌 패스트볼 구사율 65.8%, 평균 구속 145.7km/h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이 기록은 5월 중순까지 140km/h 초중반에 머물렀던 구속이 포함된 기록이다. 5월 24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박영현의 평균 구속은 145km/h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8일 KIA전에는 프로 데뷔 후 가장 빠른 151.1km/h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택연은 올 시즌 패스트볼 구사율 75.4%, 평균 구속 147.9km/h를 기록하고 있다. 박영현보다 좀 더 자주, 빠르게 강속구를 던졌다. 올 시즌 다섯 차례나 150km/h 이상을 마크했으며, 이 중 두 경기는 모두 8월 등판 경기에서 나왔다.
두 선수의 독특한 피칭 스타일을 모르는 타자는 없다. 그러나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다. 박영현은 17경기 무자책 기간에 21이닝을 던져 장타를 단 2개만 내줬다. 김택연 또한 8경기 무실점 기간에 9⅓이닝을 던져 장타를 한 번만 허용했다.
강력한 패스트볼로 '제2의 오승환' 칭호를 얻은 두 선수는 국가대표 마무리로도 한 차례 등장해 눈도장을 받았다. 박영현은 지난해 10월 개최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대표팀에 발탁돼 셋업맨과 마무리를 오갔다. 4경기 2홀드 1세이브, 5⅓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한국의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김택연은 지난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스페셜 게임에 ‘팀 코리아(한국 야구 대표팀)’ 멤버로 출전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메이저리거들을 상대로 12구 중 11구를 패스트볼로 던져 1이닝 2탈삼진 완벽투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국제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두 선수는 오승환의 뒤를 이을 차세대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3년차 박영현은 올 시즌 8승 2패 18세이브 69탈삼진 평균자책점 3.60(55이닝 22자책)을 기록했다. 풀타임 마무리 첫 해 KBO리그에서 20년 만에 10승-20세이브 달성이라는 대기록에 근접하며 보직 전환에 성공했다.
고졸 신인 김택연은 올 시즌 2승 1패 4홀드 13세이브 60탈삼진 평균자책점 2.01(49⅓이닝 11자책)을 마크했다.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사진=OSEN
기록=STAT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