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최강야구' 출신 롯데 자이언츠 신인 왼손 투수 정현수(23)가 눈부신 탈삼진 쇼로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 팬들을 열광시켰다.

정현수는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3⅓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인생투를 펼쳤다. 롯데는 치열한 연장 승부 끝에 10회 말 '캡틴' 전준우의 끝내기 홈런으로 5-4 승리를 거두고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다.

이날 롯데 선발투수로 나선 이민석은 2⅓이닝 4피안타 4볼넷 3실점으로 흔들렸다. 3회 초 1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이어받은 정현수는 0-2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특유의 커브로 3구 만에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지는 2사 1, 2루 상황에서 '최강야구' 전 동료인 원성준을 상대한 정현수는 커브와 슬라이더로 볼카운트 1-2를 만든 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4회에도 탈삼진 쇼는 계속됐다. 선두타자 이승원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커브로 타이밍을 완전히 뺏어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다음 타자 김건희 역시 2-2 카운트에서 결정구로 바깥쪽 커브를 선택해 루킹 삼진을 빼앗았다. 4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한 정현수는 박수종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삼자범퇴 이닝을 가져갔다.



정현수는 5회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2루타를 맞아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김혜성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는 사이 주자는 3루까지 진루해 1사 3루가 됐다. 실점 위기에서 정현수의 탈삼진 능력이 다시 한 번 빛났다. 리그 국내 타자 중 가장 타율(0.348)이 높은 송성문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몸쪽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정현수는 2사 3루에서 최주환을 1루수 땅볼로 막고 실점 없이 5회를 마쳤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현수는 또 다시 탈삼진 쇼를 펼쳤다. 선두타자 변상권에게 볼카운트 1-2에서 허를 찌르는 바깥쪽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이어 원성준은 슬라이더-커브-슬라이더로 3구 만에 삼진 처리했다. 48구(스트라이크 36구)를 던진 정현수는 한현희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선발이 일찍 무너진 상황에서 긴 이닝을 완벽하게 책임져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부산고-송원대를 졸업하고 2024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정현수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통해 이미 많은 야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대학리그와 '최강야구'에서 폭포수 커브로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뽐냈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이날(18일) 경기 전까지 정현수는 1군서 4경기 평균자책점 6.00의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3이닝 동안 탈삼진 4개를 기록했지만, 사사구가 5개(볼넷 4개, 몸에 맞는 볼 1개)로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퓨처스리그에서 19경기 2승 3패 5홀드 평균자책저 3.55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던 정현수는 약 3주 만에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이번에는 지난 4경기와 달랐다. 단 하나의 사사구도 내주지 않고 무려 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사직구장을 찾은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정현수는 약 2개월 전인 6월 16일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와 롯데 자이언츠 2군의 경기에 출전해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와 맞대결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때 정현수는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펼쳤고, 이대호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영구결번 레전드의 짜릿한 홈런에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당시 명장면의 조연이었던 정현수는 프로 입단 후 최고의 인생투로 탈삼진 쇼의 주인공에 등극하며 다시 한 번 사직구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사진=OSEN, JTBC '최강야구' 캡처,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