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직직직직직직직직직직구...'11구 연속 돌직구' 박영현, 마무리 첫해 20세이브 달성→24년만의 진기록 정조준
입력 : 2024.08.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다른 구종은 필요 없었다. 오로지 묵직한 돌직구 하나로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KT 위즈의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 박영현(21)이 데뷔 첫 2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박영현은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탈삼진 깔끔투를 펼쳐 팀의 3-2 승리를 지켰다. 2연승을 기록한 KT(57승 2무 60패 승률 0.487)는 같은 날 패배를 기록한 SSG 랜더스(57승 1무 60패 승률 0.487)를 따라잡고 공동 5위로 도약했다.

KT 조이현과 키움 정찬헌, 양 팀의 선발투수가 나란히 5이닝 2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경기는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KT는 1회 말 장성우의 선제 투런포로 앞서갔으나, 키움이 4회 최주환과 원성준의 적시타로 따라붙었다.

6회부터는 불펜 싸움이 시작됐다. 6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황재균이 파울 타구를 5개나 만들어내며 9구 승부를 펼친 끝에 김선기의 130km/h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황재균은 2년 만에 다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KT는 김민수(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우규민(1이닝 2탈삼진), 김민(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까지 불펜투수들의 연이은 무실점 호투로 3-2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 나갔다. 그리고 9회 초 마지막 이닝을 정리하기 위해 마무리 박영현이 등판했다.



박영현은 선두타자 변상권에게 초구 몸쪽 147km/h 패스트볼을 던져 2루수 뜬공으로 가볍게 첫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다음 타자 원성준을 상대로는 4구 연속 패스트볼을 던져 볼카운트 2-2를 만든 뒤 5구째도 149km/h 패스트볼 정면승부를 들어갔다. 원성준이 날카로운 스윙으로 박영현의 돌직구를 받아쳤지만, 2루수 김상수가 몸을 던져 직선타로 처리했다.

마지막 타자 주성원을 상대로도 박영현은 오직 '패스트볼' 하나로 승부를 걸었다. 타자의 방망이에 걸려도 묵직한 돌직구의 위력에 파울이 됐다. 박영현은 볼카운트 1-2에서 5구째 바깥쪽 패스트볼로 주성원의 헛스윙을 유도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장식했다. 시즌 20번째 세이브를 수확하는 순간이었다.



2022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박영현은 데뷔 첫해 52경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6으로 잠재력을 드러냈다. 2년 차였던 2023시즌은 68경기 3승 3패 4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2.75로 홀드왕으로 등극하며 단숨에 리그 정상급 셋업맨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발탁된 박영현은 셋업맨과 마무리 보직을 오가며 4경기 5⅓이닝을 소화하며 무실점 완벽투로 2홀드 1세이브를 기록, 한국의 대회 우승에 기여했다. 국제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박영현은 차세대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올 시즌 박영현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김재윤의 뒤를 이어 KT의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시즌 초반 박영현은 기대와 달리 불안감을 노출했다. 3~4월 12경기에서 2승 2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6.91로 부진했던 박영현은 5월 10경기 2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0.68로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6월 11경기서 1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8.71로 다시 흔들렸다.

6월까지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던 박영현은 7월 11경기 13⅔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으며 2승 8세이브를 수확하며 KT가 기대했던 철벽 마무리의 위력을 되찾았다.

박영현은 6월 21일 LG 트윈스전부터 이어오던 연속 경기 비자책 행진이 지난 15일 삼성 라이온즈전 피홈런 한 방으로 18경기에서 마감됐다. 그러나 흔들림 없이 8월에도 8경기 2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0.90으로 KT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올 시즌 박영현은 52경기 9승 2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3.36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20세이브 고지를 밟은 그는 1승만 추가하면 20년 만에 10승-20세이브를 동시에 달성한 투수가 된다. 이 기록은 KBO리그 역사상 단 9명(10회)만 달성했는데, 마지막 선수는 2004년 현대 유니콘스 조용준(10승 34세이브)이다. KT가 시즌 종료까지 25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박영현이 1승을 추가해 20년 만의 10승-20세이브 투수에 등극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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