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4억에 데려온 백업 포수, '홈런+3루 저격' MVP급 활약...두산 연승 이끌었다
입력 : 2024.08.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보상금 4억 원이 아깝지 않은 활약이다. 두산 베어스 김기연(27)이 공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김기연은 28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8번-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9회 7득점을 폭발한 타선의 화력을 앞세워 NC를 8-1로 꺾고 2연승을 내달렸다.

전날 멀티 히트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던 김기연은 첫 번째 타석부터 안타를 터트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0-0으로 팽팽한 2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임상현을 만난 김기연은 볼카운트 3-1 우위를 점한 뒤, 가운데로 몰린 5구째 패스트볼을 공략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5회 병살타로 주춤한 김기연은 8회 세 번째 타석에서 완벽하게 만회에 성공했다. 여전히 0-0으로 팽팽한 8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김시훈의 초구 커브를 받아 쳐 좌익수 뒤 115m 솔로포를 터트렸다. 시즌 5호 홈런이면서 7월 19일 LG 트윈스전 이후 40일 만에 터진 홈런으로 팀에 1-0 리드를 안겼다.



김기연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8회 말 홍건희와 박치국이 볼넷-실책-볼넷으로 흔들리며 1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이번엔 김기연이 수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휘집의 우익수 뜬공으로 3루주자 박영빈이 홈으로 파고들 때, 점수를 내주는 대신 빠르게 튀어나와 2루주자 김주원을 3루에서 잡아냈다.

김기연의 판단에 KBO리그 통산 311홈런을 기록한 김태균 해설위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익수) 제러드 영의 송구가 옆으로 벗어났는데, (김기연이) 빠르게 타구를 쫓아가서 3루를 선택해 주자를 잡았다. NC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며 김기연의 수비 장면을 상세하게 되짚었다.

8회 공수에서 맹활약한 김기연은 9회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하는 행운의 타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이 2-1로 앞선 2사 1, 2루에서 이용찬을 상대로 초구 패스트볼에 과감하게 방망이를 휘둘러 2루수 포구 실책을 유도하는 타구를 만들었다. 이후 김기연은 정수빈의 싹쓸이 2루타에 홈까지 밟으며 두산의 7득점 과정에 기여했다.



2016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34순위로 LG에 지명된 김기연은 지난해까지 통산 40경기 출전에 그친 무명 선수였다. 그렇기에 지난해 11월 2024 KBO리그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두산의 지명을 받을 때만 해도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다. 오히려 백업 포수가 많은 두산이 굳이 보상금 4억 원을 주고 김기연을 데려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이 다수였다.

예상과 달리 김기연은 두산에서 빠르게 연착륙에 성공했다. 4월 6일 1군에 올라온 뒤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양의지의 백업 포수로 입지를 굳혔다. 시즌 내내 최소 2할대 중후반의 타율을 유지하면서도, 30대 후반에 접어든 양의지와 수비 이닝을 분담해 두산의 새로운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했다.



김기연은 올 시즌 타율 0.299(221타수 66안타) 5홈런 31타점 OPS 0.770을 마크하고 있다. 강한 어깨로 도루 저지율 32%(16/50)를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502이닝 동안 마스크를 착용했다. 주전 포수 양의지(535⅓이닝)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다.

NC전 2연승으로 4위 두산(64승 60패 2무)은 3위 LG(64승 56패 2무)를 2경기 차로 추격하며 상위권 재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혼돈에 빠진 5강 경쟁에서는 5위 KT 위즈(60승 62패 2무)와 3경기 차를 유지하면서 한 발짝 달아났다. 단돈 4억 원에 합류한 '복덩이' 이적생 김기연의 도움이 컸다.



사진=OSEN,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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