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동료 비판' 호날두,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나
입력 : 2016.02.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지우 기자= "모든 선수들이 내 수준이라면 우리는 지금 선두에 위치하고 있을 것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폭발력이 그라운드 위가 아닌 밖에서 터졌다. 호날두는 28일 자정(한국시간) 홈 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5/20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6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0-1로 패하자 이와 같이 말했다.

이날 레알은 구멍이 송송 뚫려 있었다. 가레스 베일, 마르셀루는 부상으로 이탈했고 선발 출전한 카림 벤제마도 몸 상태가 온전치 못해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아웃됐다. 정상 전력을 구축해도 모자를 판에 레알은 핵심 선수들을 대거 잃은 상태에서 어쩌면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일전이 될 수 있는 경기에 나선 것이다.

그럼에도 레알이기에 선발 라인업은 여전히 화려했다. 부상에서 자유로운 영혼 호날두가 버티고 있었고 벤제마는 부상 투혼을 발휘해 선발 출격했다. 베일의 빈 자리는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메웠다. 중원은 루카 모드리치, 이스코, 토니 크로스였다. 마르셀루의 공백이 아쉽지만 다닐루, 세르히오 라모스, 라파엘 바란, 다니엘 카르바할로 이어지는 포백도 남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레알은 무기력했다. 베일이 빠진 창은 무뎠고, 마르셀로가 없는 수비 라인도 2% 부족했다. 전반 내내 답답한 흐름 속에 아틀레티코를 위협을 가하지 못했다. 이에 지네딘 지단 감독은 컨디션 난조를 보인 벤제마를 쉬게 하고 후반전에 '신예' 보르하 마요라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8분 앙트완 그리즈만의 왼발에 실점을 내줬다. 교체 투입된 마요랄은 성실하게 뛰어다녔으나 딱 거기까지였다. 지단 감독은 실점 직후 루카스 바스케츠(OUT-하메스), 후반 25분에는 헤세 로드리게스(OUT-이스코)를 넣으며 동점골을 노려다. 그러나 교체 카드들이 모두 힘을 쓰지 못하면서 레알은 안방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논란은 경기 직후 발생했다. 호날두의 발언이 문제였다. 호날두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내가 못해 레알이 고전했다고 말한다. 화가 나는 말들이다"며 불만을 토로한 뒤 "모두 나와 같은 경기를 보여준다면 레알은 리그 정상에 설 것이다"며 화살을 동료들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호날두는 "팀 동료들을 비난할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페페, 벤제마, 베일, 마르셀루 등과 함께 플레이하는 것이 편하다. 물론 헤세, 바스케츠, 코바시치도 매우 좋은 선수다..."고 덧붙이며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미 이는 문제가 될 수 있는 발언이다. 호날두가 아틀레티코전에서 고군분투한 것은 맞지만 패배의 책임을 동료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분명 옳지 못하다. 그동안 레알 부진에 대한 책임이 호날두에게 집중돼 왔고 이로 인해 호날두의 불만이 쌓일대로 쌓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호날두의 이번 발언은 경솔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주장' 라모스도 "호날두가 동료를 공격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의견을 가질 자유는 있지만 동료를 비판하는 것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번 발언으로 호날두의 이적설은 다시 한 번 뜨겁게 타오를 전망이다. 호날두는 최근 "레알에서 행복하다. 오래도록 팀에 남고 싶다"며 매 시즌 불거지는 이적설은 일축했으나 여전히 현지 언론들은 호날두의 이적 가능성을 보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팀을 흔드는 발언까지 나왔다. 호날두와 레알의 관계가 위기에 봉착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