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깜짝 교체 출전, 그리고 그때 그 시절 향수…뜻밖의 감동에 상암은 '눈물바다'
입력 : 2024.10.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해외축구의 아버지' 박지성(43·전북현대모터스FC 고문)이 실로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티에리 앙리 감독이 이끄는 FC 스피어는 20일 오후 6시(한국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실드 유나이티드와 넥슨 아이콘 매치에서 1-4로 패했다.

현역 시절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들로 백포를 구성한 스피어는 수비 불안을 이겨내지 못하고 연달아 4실점을 헌납했다. 그렇게 경기가 끝나나 싶던 때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후반 39분 카를로스 테베스의 패스를 받아 1대1 찬스를 맞이한 안드리 셰우첸코(우크라이나축구협회(UAF) 회장)가 상대 골키퍼를 제치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었다. 이때 앙리 감독은 안정환을 대신해 박지성을 투입했고,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박지성이 한 골을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박지성의 득점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환호로 물들었다. 너 나 할 것 없이 박지성의 PSV 에인트호번 시절 응원가 '위송빠레'를 합창했다. 교토 상가 유니폼을 입은 한 팬이 눈물을 짓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초 박지성의 출전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박지성은 경기에 앞서 "뛸 수가 없는 상태"라며 "지금은 운동도 거의 하지 않다 보니까 근육이 없다. 무릎에 무리가 가면 부어오른다"고 밝혔다. 결국 앙리 감독을 보좌하는 스피어 코치로 합류가 확정됐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 전 반월상 연골판 부분 절제술을 받았다. 이후 2007년 박리성 골연골염 진단을 받아 무릎관절연골재생 수술을 실시했다. A매치 차출 시 영국 맨체스터와 대한민국을 오가는 혹독한 일정도 박지성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박지성은 장거리 비행을 할 때마다 무릎에 물이 찼고, 이는 비교적 이른 나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배경을 모르는 팬은 없기 때문에 이번 출전은 뜻밖의 감동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이날 2000년대 중후반, 2010년대 초반 박지성의 경기를 챙겨보기 위해 밤을 새우던 그날로 돌아갔고, 그라운드를 수놓는 발자국 하나하나에 환호하던 과거의 자신을 그리며 눈물을 지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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