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환 기자= 리버풀이 황급히 꼬리를 내렸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경기 후 케니 달글리시 감독과 루이스 수아레즈가 보여줬던 당당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리버풀의 단장인 이안 애어와 수아레스는 1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를 전했다. 이안 애어는 구단을 대표해 "수아레즈가 에브라의 악수를 거부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라고 했고, 수아레스는 "내 행동을 후회한다.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불과 이틀 전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수아레스는 11일 맨유와의 리그 25라운드에서 파트리스 에브라와의 악수를 거부해 구설수에 올랐다. 앞서 지난 해 10월 맨유와의 경기 중 에브라에게 흑인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인종 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이후 조사를 진행했고 수아레스에게 여덟 경기 출전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수아레스는 징계 중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에브라가 먼저 악수를 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한 수아레스의 당시 행동에 대해 달글리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는 수아레스가 악수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가혹하고 상황 파악을 잘 못하는 사람이다"라며 자신의 선수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리버풀 구단은 수아레스의 악수 거부에 대한 비난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13일까지 그랬다.
퍼거슨 감독, 존 반즈 이야기를 꺼내다
경기 후 퍼거슨 감독은 수아레스에 대한 날선 비판을 했다. "수아레스는 리버풀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 그가 다시는 리버풀에서 뛰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판을 키웠다. 단순히 맨유와 리버풀의 구도가 아닌 축구의 역사를 말하며 리버풀의 치부를 건드렸다. 퍼거슨 감독은 "우리는 오래 전 부터 축구라는 스포츠를 하며 끊임없이 인종 차별과 싸웠다. 인종 차별은 중요한 문제다"라며 "존 반즈에게 바나나가 날아들던 시절로 후퇴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리버풀전 후 퍼거슨 감독이 언급한 존 반즈는 리버풀팬들이 아직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인종 차별을 당했던 리버풀의 전설 중 한 명이다. 1987년, 반즈는 리버풀 입단이 추진되던 당시 리버풀의 극우 성향 팬들에게 '흑인이니 리버풀에 입단하지 말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고, 입단 후에는 에버턴과의 경기 도중 상대 팬들에게 바나나를 투척당하기도 했다. 많은 차별을 당했지만 그는 리버풀에서 10년간 생활하며 314경기에 출전,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고 이후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MBE)을 받았다.
반즈가 리버풀에서 생활할 당시 그에게 흑인이라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것은 성향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일부 동료들과 직원들 역시 보이지 않는 차별을 자행했다고 알려졌다. 당시 자행된 인종 차별은 꼭 리버풀이라는 팀과 반즈라는 개인에게 한정된 것은 아니었다. 80년대 영국의 시대적 분위기나 리버풀이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던 보수적 성향이 인종 차별을 그라운드 위로 끌고 올라왔고,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주홍글씨가 새겨지던 찰나
수아레스 사건에 대한 여론은 시간이 갈 수록 악화됐다. 화제는 '에브라 vs 수아레스'의 구도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리버풀 = 인종차별 옹호'의 공식으로 탈바꿈했다. 리버풀이 기존의 입장을 버려야 했던 결정적 이유다. 비록 현재 성적은 좋지 않지만, 이미 전세계에 탄탄한 팬층을 확보해놓고 있는 팀이다. 하지만 한 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리버풀이 인지했다.
리버풀은 거의 매 년 한 번씩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를 차례로 돌며 팬층을 확장시키고, 이를 실제로 금전적 이득으로 연결할 능력을 가진 몇 안되는 팀 중 하나다. 당장 올 여름 한국을 제외한 몇몇 아시아 국가를 방문할 예정인데, '인종차별'이라는 낙인을 찍은 채 아시아행 비행기에 오를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아시아 투어도 문제지만, 리버풀의 스폰서들 역시 불똥이 튄다. 오직 영국 내에서의 홍보 효과를 노리고 스폰서십을 맺은 회사는 거의 없다. 15개 스폰서 거의 모두가 세계 시장에 대한 홍보 효과를 보고 스폰서십을 맺었다. 실제로 일부 스폰서는 수아레스 사건에 대해 아시아 지역 소비자들이 리버풀에 전하는 항의를 대신 받았다.
언급한 반응들 중 일부는 리버풀에 전달되었다. 실제로 중화권 지역 프로모터가 리버풀측에 우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단기적으로 스폰서들에게 튀는 불똥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장기적으로 어렵게 쌓은 전세계 팬들을 한 순간에 잃는 것이 리버풀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다.
리버풀에게 인종차별이라는 주홍글씨가 서서히 새겨지려던 찰나, 리버풀은 입장을 완전히 바꿨다. 맨유에게 사과했고, 맨유도 빠르게 호응했다. 영국 언론에는 벌써 리버풀이 수아레스에게 자체 징계를 할것이며, 올 여름 아예 다른 팀으로 팔아버릴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리버풀의 단장인 이안 애어와 수아레스는 1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를 전했다. 이안 애어는 구단을 대표해 "수아레즈가 에브라의 악수를 거부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라고 했고, 수아레스는 "내 행동을 후회한다.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불과 이틀 전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에브라가 먼저 악수를 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한 수아레스의 당시 행동에 대해 달글리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는 수아레스가 악수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가혹하고 상황 파악을 잘 못하는 사람이다"라며 자신의 선수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리버풀 구단은 수아레스의 악수 거부에 대한 비난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13일까지 그랬다.
퍼거슨 감독, 존 반즈 이야기를 꺼내다
경기 후 퍼거슨 감독은 수아레스에 대한 날선 비판을 했다. "수아레스는 리버풀의 명예에 먹칠을 했다. 그가 다시는 리버풀에서 뛰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판을 키웠다. 단순히 맨유와 리버풀의 구도가 아닌 축구의 역사를 말하며 리버풀의 치부를 건드렸다. 퍼거슨 감독은 "우리는 오래 전 부터 축구라는 스포츠를 하며 끊임없이 인종 차별과 싸웠다. 인종 차별은 중요한 문제다"라며 "존 반즈에게 바나나가 날아들던 시절로 후퇴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리버풀전 후 퍼거슨 감독이 언급한 존 반즈는 리버풀팬들이 아직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인종 차별을 당했던 리버풀의 전설 중 한 명이다. 1987년, 반즈는 리버풀 입단이 추진되던 당시 리버풀의 극우 성향 팬들에게 '흑인이니 리버풀에 입단하지 말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고, 입단 후에는 에버턴과의 경기 도중 상대 팬들에게 바나나를 투척당하기도 했다. 많은 차별을 당했지만 그는 리버풀에서 10년간 생활하며 314경기에 출전,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고 이후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MBE)을 받았다.
반즈가 리버풀에서 생활할 당시 그에게 흑인이라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것은 성향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일부 동료들과 직원들 역시 보이지 않는 차별을 자행했다고 알려졌다. 당시 자행된 인종 차별은 꼭 리버풀이라는 팀과 반즈라는 개인에게 한정된 것은 아니었다. 80년대 영국의 시대적 분위기나 리버풀이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던 보수적 성향이 인종 차별을 그라운드 위로 끌고 올라왔고,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주홍글씨가 새겨지던 찰나
수아레스 사건에 대한 여론은 시간이 갈 수록 악화됐다. 화제는 '에브라 vs 수아레스'의 구도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리버풀 = 인종차별 옹호'의 공식으로 탈바꿈했다. 리버풀이 기존의 입장을 버려야 했던 결정적 이유다. 비록 현재 성적은 좋지 않지만, 이미 전세계에 탄탄한 팬층을 확보해놓고 있는 팀이다. 하지만 한 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리버풀이 인지했다.
리버풀은 거의 매 년 한 번씩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를 차례로 돌며 팬층을 확장시키고, 이를 실제로 금전적 이득으로 연결할 능력을 가진 몇 안되는 팀 중 하나다. 당장 올 여름 한국을 제외한 몇몇 아시아 국가를 방문할 예정인데, '인종차별'이라는 낙인을 찍은 채 아시아행 비행기에 오를 수는 없는 입장이었다.
아시아 투어도 문제지만, 리버풀의 스폰서들 역시 불똥이 튄다. 오직 영국 내에서의 홍보 효과를 노리고 스폰서십을 맺은 회사는 거의 없다. 15개 스폰서 거의 모두가 세계 시장에 대한 홍보 효과를 보고 스폰서십을 맺었다. 실제로 일부 스폰서는 수아레스 사건에 대해 아시아 지역 소비자들이 리버풀에 전하는 항의를 대신 받았다.
언급한 반응들 중 일부는 리버풀에 전달되었다. 실제로 중화권 지역 프로모터가 리버풀측에 우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단기적으로 스폰서들에게 튀는 불똥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장기적으로 어렵게 쌓은 전세계 팬들을 한 순간에 잃는 것이 리버풀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다.
리버풀에게 인종차별이라는 주홍글씨가 서서히 새겨지려던 찰나, 리버풀은 입장을 완전히 바꿨다. 맨유에게 사과했고, 맨유도 빠르게 호응했다. 영국 언론에는 벌써 리버풀이 수아레스에게 자체 징계를 할것이며, 올 여름 아예 다른 팀으로 팔아버릴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