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인터뷰] 알렉시스, “메시만이 유일하게 내 농담 이해''
입력 : 2012.03.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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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알렉시스 산체스(1988년 12월 19일, 토코피야 태생)는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이다. 리오넬 메시와 마찬가지로 그라운드 위에서 직접 보여주는 것을 선호한다.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입단 이후 7개월 만에 알렉시스는 11골을 기록한 알렉시스는 벌써 지난 시즌 우디네세에서의 골 기록(12골)에 근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렉시스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전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어요.”

알렉시스는 어린 시절부터 삶의 투쟁에 익숙했다. 유년 시절부터 쉽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는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알렉시스의 가족들은 칠레 북부의 광산에서 일을 했다. 홀로 남은 알렉시스는 거리에서 맨발로 뛰어놀 수밖에 없었다. 맨발의 알렉시스가 처음 받은 선물은 축구화였다. 항상 용감했던 알렉시스는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수비수들을 두 뼘이나 제치고 지나가며 가난에서 탈출했다.

칠레 북부는 지난 2010년 700미터 깊이의 광산에 69일간 매몰되었다가 극적으로 생환한 칠레 광부들의 사건이 벌어졌던 그 곳이다. 알렉시스에겐 축구공이 기적의 생환을 안겨준 기회였다. 그는 가난이라는 벽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알렉시스는 겨우 16살의 나이에 코브렐로아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3시즌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8살이 됐을 때 우베르토 수아소와 마티아스 페르난데스를 만날 수 있었던 콜로콜로 임대 생활을 마치고 아르헨티나의 명문클럽 리베르 플라테로 스카우트됐다. 아르헨티나에서 활약하던 시절 스포츠 일간지 ‘올레’는 알렉시스에게 ‘경이로운 소년(el nino maravilla)’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배트맨의 조력자 로빈과 닮아서 붙여준 것이다.

알렉시스는 남미 U-17세 챔피언십과 FIFA U-20 월드컵,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다. 지난 시즌 우디네세에서의 걸출한 활약으로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가 선정한 이탈리아 리그 최우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알렉시스의 인생에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수많은 협상 끝에 바르사는 2700만 유로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알렉시스의 영입에 성공했다. 캄노우에 도착한지 7개월이 지난 지금, 알렉시스는 한 차례 부상까지 딛고 일어나 적응을 완전히 마쳤다. 알렉시스는 이미 바르사 공격진의 표본이 되었다. 칠레 출신의 알렉시스는 자신의 꿈을 숨기지 않는다. “뮌헨에서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득점하고 승리하고 싶어요.”

알렉시스는 몇 안 되는 직관력을 중시하는 축구계의 생존자다. “경기를 지켜보지 않아요. 그냥 그 순간에 녹아드는 거죠.” 공격수에 가해지는 과격한 파울에도 불평하지 않는다. “참아내야 해요. 늘 뛰어난 선수들만 그런 일을 당하는 법이거든요.” 그는 티그레 수비수 후안 블렌히오의 파울에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어 3개월간 뛰지 못했음에도 이렇게 말했다. 그는 비엘사 감독이 이끌었던 칠레 대표팀의 초반 4경기에 뛸 수 없었고 체육관에서 재활 훈련에 매진해야 했다.

지금도 그는 자발적으로 추가 훈련을 한다. 훈련 강박증에 걸린 듯하다. 다른 선수들보다 1시간 30분간 추가 운동을 한다. 그는 머리 속에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재생하고 있다. 승리에 대한 갈망, 최고를 향한 야망으로 무장한 바르사의 ‘뉴 킬러’ 알렉시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스포탈코리아’가 한국 독점으로 공개한다.



- 아르헨티나 일간지 ‘올레’가 ‘경이로운 소년’이라는 별명을 붙여줬어요. 하지만 탈의실에서 동료들은 ‘카차이’라는 별명으로 부른다면서요? 어떻게 붙게 된 별명인가요?
동료들이 지어준 것인데요. 제가 대화 증에 이해한다는 표시를 할 때 ‘카차이’라고 답을 하거든요. 칠레에서는 이해한다는 말을 ‘카차이’라고 해요. 하지만 조금씩 저도 바뀌어 가고 있어요. (웃음)

-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에서 인터넷을 통해 당신의 새로운 별명에 대한 투표를 했어요. 가장 높은 표를 얻은 별명은 ‘토코피야토르(토코피야 사람)’, ‘용맹한 알렉시스(Alexis el barbaro)’, ‘경이로운 산체스(Maravilla Sanchez)’, ‘코레카미노스(워너브라더스의 타조 캐릭터)’인데 이 중 뭐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토코피야토르가 좋네요.

-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좋아한다고요?
그의 영화를 좋아해요. 하지만 사실 그의 영화를 좋아했던 건 그가 제 도시 토코피야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죠.

- 발데스가 일전에 당신이 대화를 이해하는 걸 어려워한다고 하던데요. 계속해서 레오 메시의 이야기만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나요?
이제는 모든 동료들의 말을 이해해요. 전에는 너무 빨리 말해도 이해하기 좀 어려웠어요. 하지만 지금 훨씬 천천히 이야기해줘요.

- 바르셀로나에서의 일상은 어떤가요?
집에서 조용히 쉬는 걸 좋아해요. 휴식을 취하고 영화도 보고 노래도 듣고요. 전 아주 평범한 사람이에요.

- 계속 혼자 살고 있는 거예요?
아니요.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해변가에 집을 얻었죠.

- 지난 몇 달간 바르셀로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됐을 것 같은데 뭐가 가장 좋아요?
바다요. 바다를 보면서 쉬는 게 완전 좋아요.

- 음식은요?
다 좋아요. 하지만 특히 빠에야(편집자 주/발렌시아식 철판볶음밥. 바르셀로나에선 해산물이 추가된 버전이 인기다)가 좋아요. 엄청 즐기고 있어요.



- 이제 바르사에 대해 잘 알게 됐죠? 어떤 점에 놀랐어요?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꽤 달랐던 건 분명해요. 전 다른 축구팀들과 비슷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상상한 것보다 더 위대한 존재더군요.

- 어떤 면에서요?
우선 바르사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축구를 하게 됐어요.

- 인생을 바꿔놓을 정도인가요?
물론이죠. 이곳에서 살고 있는 매일 매일을 최고로 즐기고 있어요. 게다가 이곳에서 만난 동료 선수들도 완전 좋은 사람들 뿐이고요.

- 처음 캄노우 경기장에 들어설 때 어떤 느낌이었어요?
뭔가 황홀한 느낌이어요. 그라운드에 서면 골을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 생각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끊이질 않죠.

- 굉장히 빠른 적응력에 다들 놀라고 있어요. 벌써 지난 시즌 총 득점 기록에 근접한 상황이죠? 본인도 놀라지 않았어요?
아니요. 전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어요. 제11득점은 여전히 적은 수치라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골을 넣어야죠.



- 메시, 차비, 이니에스타의 옆에서 뛰고 있는데 축구가 더 쉬워졌나요?
분명히 그래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죠. 그들과 함께 뛴다는 것은 영광이에요.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예를 들면 메시에게선 경쟁심, 승부욕에 대해서 매웠어요. 메시는 항상 뛰고 싶어 하죠. 그래서 그가 지금의 명성을 얻게 된 거예요.

- 지난 여름에 당신의 영입을 추진한 과르디올라 감독이 떠난다면 실망스럽겠어요?
나는 물론이고 모든 사람들이 다 실망할거예요. 과르디올라는 클럽에 정말 많은 걸 안겨준 분이거든요. 그가 남길 바라고 있어요.

- 바르사에서의 목표는 뭔가요?
모든 대회를 우승하는 거죠. 매년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하고 코파 델레이 우승도 하고 싶어요.

- 뮌헨(2011/2012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지)에 갈거라고 생각해요?
네.

- 결승골도 넣고?
아름다운 일일 거예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뛰고 골까지 넣고 승리하는 것은 또 다른 꿈이죠.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 라리가 우승도 아직 가능하다고 생각하나요?
어려운 상황이죠.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까지 싸울 겁니다. 포기하지 않을거예요.

- 바르사는 최근 16개 대회에서 13개의 우승컵을 챙겼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바르사는 축구에 대항 갈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 팀은 계속해서, 오랫동안 우승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메시의 길을 따라가는 거죠. 모든 걸 우승하면서요.

- 메시가 탈의실에서 당신의 농담을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라면서요?
그래요. 메시만 웃어주더라고요. 메시는 유일하게 제 말뜻을 이해하는 사람이에요.

- 이탈리아 축구와 스페인 축구는 어떻게 다른 것 같아요?
이탈리아 축구는 몸을 더 많이 써요. 피지컬적인 게임을 하죠. 결과에 대해서도 더 많이 고려한 축구를 하고요. 이곳에선 달라요. 바르사에 대해 말하자면 볼을 소유하고 터치하며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하죠. 상대 문전에 도달하기 까지 참을성을 갖고 플레이하죠.

- 플레이를 보고 놀랐던 선수가 있나요?
최근에 바르사 1군팀에 올라온 유소년 선수 테요가 인상적이에요. 굉장히 빠르고 자신만만한 녀석이에요.

- 많은 사람들이 네이마르가 바르사 선수가 될 거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와 함께 뛰는 게 좋을까요?
물론이죠. 훌륭한 선수에요.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죠.



- 아직 협상 중이긴 하지만 올여름 바르사가 아시아 투어를 준비 중입니다. 지난 겨울에 일본에 가서 클럽월드컵 우승을 하시도 했는데 아시아에 대해 아는 게 있나요?
아니요. 바르사와 함께 일본에 가본 것이 전부에요. 하지만 아시아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었어요. 우리가 어느 나라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곳을 가든 환영 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전 아시아 문화를 좋아요. 굉장히 예의를 중시하는 사람들이죠.

- 바르사를 떠난다면 어디에서 뛰고 싶나요?
절대로 알 수 없는 일이죠. 하지만 언젠가는 콜로콜로에 돌아가고 싶어요. 물론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죠. 아마 유럽에서 경력을 마무리할 수 도 있겠죠.

인터뷰=로헤르 토레요 에스테판(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 기자)
번역/정리=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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