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헤르 토레요] 메시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백승호
입력 : 2012.03.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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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승우와 장결희 외에도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유소년 팀에는 한국 선수가 있다. 인판틸A(13~14세팀)에 소속된 두 선수보다 높은 단계에 백승호가 있다. 둘 보다 1년 먼저 바르사 유소년 팀에 입단한 백승호는 한국 유소년 대표팀의 일원으로 바르셀로나 산 쿠갓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해 눈부신 활약을 펼쳐 바르사의 눈을 사로잡았다. 아직 그가 축구 선수로 어떤 위치에 도달하게 될지를 예상해보는 것은 아주 이른 일이지만, 백승호를 아는 이들은 그가 메시와 많은 면에서 비슷하다고 말한다. 순조롭게 일이 진행된다면 아직은 멀리 있지만 메시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카탈루냐어까지 구사하는 백승호
2009년 11월, 바르셀로나 인판틸B팀은 한국 14세 대표팀과 함께 라 페냐 바르셀로니스타 데 산 쿠갓/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 축구학교에서 열린 친선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첫날부터 한국 14세 팀의 주장 백승호는 두드러졌다. 빠르고 우아하며 득점력을 갖춘 미드필더였다. 당시 인판틸B팀의 감독이었던 현 바르셀로나 이사 알베르트 푸이그는 백승호를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코디네이터 알베르트 베나이게스(디에고 마라도나가 감독으로 재임 중인 알 와슬에서 유소년팀 총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에게 추천했다.
대회 2일째에는 레알 마드리드가 한국 팀 경기를 보러 백승호의 아버지와 벌써 협상을 진행했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팀으로 이적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였다. 대회 관계자들은 푸이그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푸이그는 베나이게스와 함께 백승호 데려오기에 나섰다. 그는 백승호의 가족들에게 바르사가 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푸이그는 백승호의 아버지를 설득했다. 시우탓 에스포르티바에서 진행되는 바르셀로나의 훈련을 참관시켜준 뒤 그곳에는 모든 코치들이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바르사는 백승호에 무한한 애정을 보였고 백승호도 마드리드보다 바르사를 선호했다. 결국 2010년 봄, 산 조안 데스피에서 백승호는 바르사와 계약을 맺었다.
바르사의 미래계획에 정통한 관계자는 백승호가 바르셀로나 입국 이전에 이미 한국에서부터 적응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했다고 전해줬다. 백승호는 2달간 스페인어 집중 수업을 들으며 수월한 적응을 위해 준비 작업에 매진했다. 지금 백승호는 스페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뿐 아니라 카탈루냐어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과감하게 카탈루냐어로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캄노우 앞에서 살며 메시를 꿈꾸다
산 조안 데스피 안에 있는 라 마시아 합숙소에서 살고 있는 이승우, 장결희와 달리 백승호는 2010년 여름에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카탈루냐로 이주했다. 인판틸A팀에 완전히 합류하기 전에 스토이치코프 캠퍼스에서 바르셀로나 스타일 고유의 관념을 배웠다. 그의 아버지는 연세대 체육학교수다. 그 역시 휴가를 요청한 뒤 휴직하고 바르셀로나로 건너와 함께 살고 있다. 백승호의 가족은 캄노우 경기장에서 매우 가까운 레스 코르츠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언젠가는 바르사의 1군 선수단에 합류할 것이라는 꿈을 꾸고 있다. 백승호의 두 누이는 파리에서 공부 중이다. 흥미로운 것은 백승호의 행보가 메시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메시 역시 그와 같은 나이에 바르사 1군 선수단 입성을 앞두고 캄노우 경기장에서 가까운 피소(스페인식 아파트)에 그의 가족들과 함께 살았다.



바르사 DNA 갖춘 백승호, 프리킥의 달인
백승호는 지난 3월 17일에 15번째 생일을 맞았다. 그는 프란 아르티가 감독이 이끄는 카데테B팀(15~16세팀)에서 가장 걸출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처음에는 측면 공격수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오른쪽 미드필더로 위치를 옮겼다. 물론 왼쪽에서도 뛸 수 있다. 백승호는 기본적으로 공격수다. 그는 매섭게 리듬을 바꾸는 능력과 손쉽게 문전을 마주하는 능력을 갖췄다. 바르사 DNA를 갖추면서 간결하고 빠른 플레이, 쉽게 볼을 차고 볼을 잃지 않으며 동료들과 연계하는 플레이를 갖추게 됐다. 항상 고개를 들고 플레이 한다.
그의 또 다른 장점은 프리킥 능력이다. 강력한 중거리슈팅 능력을 과시해 전담 키커 자리를 꿰찼다. 반면 그의 약점은 피지컬이다. 그는 팀에서 가장 작은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이는 바르사에선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그는 더 힘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로 굉장히 용기 있는 플레이를 펼친다. 볼을 따내고 경합하는 상황에서 저돌적으로 달려든다.
백승호는 조국에서 한국의 메시로 불린다. 그 외 비슷한 나이의 다른 모든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우상은 메시다. 그는 메시처럼 플레이하는 것을 갈망하고 있다. 아직은 이루기에 멀리 있는 꿈이다.

영리하고 행복한 소년
여전히 한국을 그리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백승호는 부모와 함께 바르셀로나에 거주하면서 훨씬 수월하게 적응하고 있다. 지금 그는 클럽 사람들에게 “아주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백승호는 바르사와 바르셀로나 도시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그의 한 지인은 “백승호는 아주 활달하다. 굉장히 즐겁고 사랑스러운 녀석이다. 모든 것을 아주 빨리 배운다. 굉장히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 항상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아주 영리한 아이다”라고 강조했다.
비록 이승우나 장결희처럼 라 마시아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백승호는 매일 나머지 동료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레온XIII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라마시아에서 식사를 하고 휴식도 취한다. 팀 훈련전에는 라마시아에서 동료들과 함께 숙제도 한다. 훈련이 끝나면 부모님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다. 메시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걷고 있다.

글=로헤르 토레요(스페인 일간지 ‘문도 데포르티보’ 기자)
번역/정리=한준 기자
사진=바이에른 뮌헨전에 출전한 백승호(위) 바르사 유소년 선수단의 백승호(중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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